주말 저녁에는 주방 식탁이 아니라
거실에 상 차려놓고 좋아하는 <무한도전> 보면서 먹습니다.
저녁 메뉴는 훈제오리구이.
깻잎이랑 소스로 머스터드랑 핫칠리 담아놓고
반찬 놓고 밥 푸고...고기 구워서
푸짐하게 담아 접시에 담아 거실에 가져다 주었어요.
두어점 먹었나. 아무래도 너무 주방이 너무 어지러워서
잠시 치우고 ...돌아와 보니
어느새 아이 아빠 밥은 거의 다 비워져 있고.
고기도 바닥을 드러내는데. 아이 밥은 그대로
TV 보느라 멍 때리고 있었나 봐요.
좀 챙겨주지..싶긴 했는데...고기도 남아 있고 해서
"맛있었나 보네. 더 구울까?" 했더니
남편은 손사래를 치며...
"아..배불러. 난 그만 먹을꺼야. 그만" 하는거에요.
아이는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했는지
뭔가 아쉬운 표정.....밥이 그대로 있는 거 보니 고기도 몇 점 못 먹었나 봐요.
"고기 더 있어. 더 구울께"하고
서둘러 더 구웠어요.
다시 접시에 담으니
남편이....또 달려드는거에요. 우적우적....
아이는 다시 TV 보느라 멍 때리고..
순간적으로 어찌나 화가 나던지...!!
"배 부르다며?! 애는 안 먹일꺼야?"
더 먹고 싶으면 쿨하게 더 하지~~그러던가 참..내.
물론. 맛난 거 두고 식탐 나는 거 이해합니다.
그래도 ...상황이라는 게 있잖아요.
옆에서 TV 그만 보라고 ..얘를 챙기기라도 하던가.
어쩜 그렇게 마흔 둘이나 먹은 사람이 자기밖에 모르나요...킁.
아이 아빠 젓가락 내려놓는 거 보고
애한테 "안 먹을꺼면 TV 끈다~~"이러니
그때서야 먹기 시작하더니 ...아이는 두번째 접시 다 비우네요.
아마, 그냥 내버려두었으면....ㅋㅋㅋ
아으아으..
확실히 내가 낳아서 그런가.
모성애>부성애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