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성추행은 안당했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직접적으로 변태를 목격하거나 접촉을 못했을 뿐이지 크고 작게 많이 겪었더군요.
어제 이 댓글 단 사람이거든요. 성인이 다 돼서... 다른분들 댓글보니 요 정도는 양호하지 않나 싶을 정도였어요.
십년도 더 전에요, 운동하러 헬스장 가는 길에 야쿠르트를 한봉지 사서 들고 가는데요.
갑자기 멀끔한 중년 남자가 제 앞에 짠 하고 나타나더니... 운동하러 가냐고, 자기 위층 어디어디 사장이라고 하는거예요.
그렇게 통성명을 하니 "아, 예." 하면서 웃고 말았죠.
그런데 그 아자씨가... "야쿠르트 왜 샀니? 그거 먹으면 생리 펑펑 나오니? 내가 쭈쭈 좀 빨아줄까?"
이런 음담패설을 쉬지도 않고 주르르 했어요, 정말 작정하고 달달 외우고 있은듯이. 지금도 안잊어먹겠어요. ㅠㅠ
그전엔 변태나 추행을 거의 당해보지 않아서... 넘 놀라서 도망쳤고 진짜 사장인지 뭔지 알아보지도 않았죠.
지금 생각해보면 쫓아가서 망신을 주고 항의했어야 하는건데... 충격받아서 운동도 한참 못했어요.
우리나라는 피해자는 수치심에 알아서 숨고 가해자가 더 기세등등해요. 이게 문제예요.
그런데 곰곰이 떠올려보니 아닙디다. 어릴적엔 중년 변태들이 아니라 동기에게도 꽤 여러번 희롱당한거 같아요.
초등학교때 절 좋아한다던 같은 반 남자애가 제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꾹 눌렀는데...
그냥 스친게 아니라 작정하고 너무나 세게 힘을 줘서 수치심 이전에 통증을 느낄 정도였어요. 한침이나 아프더군요.
아마 브래지어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 남자애 눈에 잘 보였겠지요, 여름이었으니까. 좋아한다면서 어쩜 거기에 딱맞춰 그랬을까. 호기심이었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좋아해서 그랬다, 이럼 다 용서되는 분위기가 있는거 같아요.
그리고 뒷목이나 겨드랑이 귓볼을 터치당하는게 이쁨 받는다고 생각했던 중학교를 거쳐...
심지어 졸업후 막 부임해온 도덕선생도 그러더이다. 지금 생각하면 새파랗게 젊은 놈이...
(왜 이런 변태 선생을 비난하지 못했나, 서글픕니다. ㅠㅠㅠㅠ)
여고생때 저희 학교엔 바바리맨이 하나도 없었어요. 천만다행이죠.
그런데... 댓글을 읽다보니 얼굴도 본적 없는 또래 남학생들에게 희롱 당한게 떠오르는거 있죠!!!! 변태 중년도 아니고.
야자 끝나고 아파트 단지 들어가는데 놀이터에 우루루 몰려있던 남고생들... 저를 보더니 "쟤 어때?", "한번 따먹을까?" 이럼서 희희덕... 아, 욕나와. 혼자인 전 무조건 뛰었습니다. 가장 안전하리라 믿었던 곳에서 공포를 느끼면서요.ㅠㅠ 나름 강남.
대형서점에 책 보러 갔다가 또 교복입은 남고생이 갑자기 제 앞을 막으며 가슴 만지러 한적도 있구요. 물론 이전에 본적도 없는 또래일뿐. 전 친구랑 두 명이었구, 그쪽은 네 명... 이것도 강남 한복판이었어요. 피하긴 했지만 여전히 기분 더러운...
용기내 따졌더라도 분명 장난이라고 했을거예요. 싸웠더라면 성질 더럽다는 소리만 들었겠죠.
대학 입학후 동아리에서 갑자기 술자리도 아닌데 대낮에 복학생들 위주로 음담패설이 벌어졌어요. 숨넘어가게 웃더군여. 전 맘놓고 웃기보다는 낯뜨겁고 민망하고 괴롭고 그랬어요. 그런데 성행위에 대한 조크를 제가 제대로 이해를 못해서... 정말 진지하게 물어봤답니다. 남자 선배들 웃음기 가시며 급당황하더군요. 신입생 골려먹을려고 했는데 순진하다못해 맹해서 안먹히는구나, 이랬겠죠.
아마 이런 얘기를 늘어놓으면 남자들은 뭐라고 그럴까요? 성추행이라고 인정할까요?
꼬맹이초등학생 동창이나 얼굴도 본적없는 남고생이나 학교선배에 저 변태 사장까지... 그냥 장난이라고 할게 분명하지 않나요??? 전 분명히 성추행인거 같은데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남자들 의식 자체가 넘 다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