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사건 때도 참 괴로웠지만 멀쩡한 내 집 안방에서 짐승만도 못한 놈에게 죽어간 주부 소식을 듣고
또 이번 나주 성폭행 사건까지 여섯 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너무 괴롭습니다.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히고 가슴이 답답하네요.
더 이상 이렇게는 안될 것 같아요.
여자로서, 엄마로서 성폭력 범죄가 더 이상 가볍게 지나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 사회에 보여줘야 할 때가 진정 온 것 같습니다.
내일 이 분노의 여세를 몰아 서울 시청 앞에서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을 찾아보니 내일 집회를 하는 것은 불법이더군요.
(최소 48시간 이전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답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1인 시위 형태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20미터 이상 떨어지면 1인 시위로 인정이 된다하고요,
1인 시위는 사전 신고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군요.
이곳에서 성폭력범 처벌 강화에 대한 적당한 문구를 협의해서 적은
피켓을 들고 20미터씩 떨어져 서 있으면 어떨까요.
핀란드에서 그랬다는 것 처럼 흰장갑을 끼거나 혹은 핑크색 옷을 입거나 하는 식으로
'시위를 하고 있음'을 알리도록 하고요.
가족 모두 나서서 아이는 잔디밭에서 놀게하고 부부가 돌아가며 들어도 괜찮을 것 같고요.
이런 모습이 언론에 의해 취재가 되고 이슈화 된다면 분명 더 큰 동요와 그에 이어 변화도 있을 것이라 생각 됩니다.
시위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조악한 방법 밖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내일 두 시 정도로 시간을 정하고, 시간을 딱 정하지 않아도 내일 오후에 서울 시청 광장 앞에서 부터
일인 시위 릴레이 행렬을 되는대로 이어가도 좋을 것 같은데,
좋은 생각 갖고 계신 분들 보태고 더해 주세요.
이 땅에서 사는 어느 집 어린 딸,
나쁜 놈에게 몹쓸 짓 당하고 밤새 비 바람에 벌거벚고 있었을 얼굴도 모르는 그 아이가
꼭 제 아이 같이 가슴 아픈 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