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빨리 후기 비슷한 얘기를 올리게 될 줄 몰랐네요.
댓글 주신 분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어찌 제 심정을 다 헤아려 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어요.
달리 뾰족한 대안이나 해결책이 있는 일이 아니라서
내가 스스로 힘내야지 하면서도
우리 아가 소리지르면서 울던 생각이 떠나질 않아 한동안 많이 속상했어요. ㅠ_ㅠ
그런데 오늘 낮에 시어머님께서 전화를 주셨네요.
어린이집 가서 애 짐 다 싸오셨다구요.
아무리 생각하셔도 우리애는 어린이집 가기 너무 이른 것 같다고,
당신께서 일하러 갈 것도 아닌데 잠깐이나마 어린이집 맡기고 아주 바늘방석이시라고,
우리애는 밥도 잘 먹지만 틈틈히 간식이랑 우유랑 과일이랑 다 잘 챙겨먹여야 하는데
어린이집에선 그렇게 살뜰히 못 챙겨주는지 애가 배고파 하는 것 같다고,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도저히 더 못 보내시겠다고 하시네요.
몇 개월이라도 더 데리고 있다가, 아가 좀 크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하세요.
저는 그날 하루였지만, 아침마다 우는 소리 들으면서 어머님도 마음이 무척 안 좋으셨나봐요.
아이고...그 말씀 들으면서 또 한번 울컥 했네요.
말은, (82님들 댓글 주신 내용대로)
어머님이 힘드실 텐데, 지금 적응단계니까 좀 더 보내볼까봐요..
주위에서 그러는데 애들은 원래 언제 가든 한동안 운대요..
라고 했지만, 어머님께서 먼저 그렇게 말씀하고 결정해 주시니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금새 또 울 것 같아서 어머님, 감사합니다.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는데
정말..마음이........
일주일도 아니고 단 2-3일 만에 지옥과 천국을, 온탕과 냉탕을 마구 다녀온 느낌이랄까요.
어머니께 정말 감사하면서도, 한편 힘드실 텐데 걱정도 되고,
눈물은 막 나는데, 그래도 속으로는 진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그냥 괜히 남편에게도 고맙고, 난 결혼 잘했다 싶고,
에고, 글쓰다 또 감정폭발 하네요. ㅠ_ㅠ
비록 저는 무지하게 서투른 초보엄마고, 아이에게 해줄 것이 많지 않은, 일하는 엄마고,
시댁, 친정, 남편 다 도움을 많이 줘서 제가 육아를 한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아이를 키워가며, 느끼는 바가 많아요.
전업이든, 일하는 엄마든, 이땅의 모든 엄마들, 정말 대단하세요!
82님들, 제 얘기에 함께 공감해 주시고,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라고 할 것도 없지만, 누구보다 82님들과 이 얘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 기다려지네요.
모두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