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돌 안된 아기 키우는 엄마인데 애기 100일 지나면서부터 복직했어요. 아기는 만8개월 다되가네요.
제 사업장을 운영하는지라 출근은 9시 넘어 하고 퇴근은 이르면 6시 좀 넘어서, 아무리 늦어도 저녁 7시 반에는 집에
들어옵니다. 그래도 꼬박 토요일까지 일해야 하니 아기는 대부분의 시간을
입주 도우미 아줌마랑 매일마다 들리는 친정엄마와 많이 보내죠...
밑에도 카시트 안 타려고해서 힘들다는 글 올렸는데 요새 부쩍 보채기도 많이 하고 특히 이유식 거부가
심해서 너무 힘드네요.
영재니 천재니 이런 건 바라지도 않고 저는 그냥 우리 아기 편식 않하고 건강하게 어디 아픈 데 없이 자라는 게 가장 큰 소망이거든요. 밥도 앉은 자리에서 잘 먹고 이랬음 좋겠는데
제가 24시간 붙어서 키우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 손 빌리니까 애로사항이 생기는 게 아줌마나 친정엄마한테
이렇게 해달라 어떻게 해달라 얘기하면..... 안 통해요 ㅡ.ㅡ;;
차라리 엄마가 전업주부여서 하루종일 붙어있음 애가 이유식을 안 먹거나 뭘 안하면 단단히 맘 독하게 먹고
플랜을 짜서 옮기겠는데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니 애기 배 곯는다고 우유 더 먹어야한다고 그러고
(우유배 자꾸 늘려놓음 애기가 이유식 먹겠나요? 지금 충분히 분유 많이 먹어요...소아과 물어보거나 책 보면 이유식 양 늘리는 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고 애가 당장 이유식 안 먹더라도 나머지 양을 우유로 채우지 말라네요)
엄마는 이유식이 별거냐 저 어릴 때 거버랑 쎄레락 먹여 키웠어도 잘만 컸다고 그런 거 그냥 좀 먹임 안되냐고
그러고...
멀라요..
근데 이렇게 애 키울 때마다 고비가 닥치치 않더라 하더라도 일하면서 집에 있는 입주 아줌마 관리하고
집에 먹을 거 떨어지지 않게 장보고 (인터넷 장을 봐도 일은 일이네요 ) 애기 이유식 거리 안 먹더라도 질리지 않게
해줘야 되니 구비하고 때마다 아기용품 검색해서 사줘야 되고
뭐 이렇게 할 일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부부만 지낼 때랑은 너무 다르네요.
솔직히 애기 6개월쯤 됐을 땐 애 떼놓고 다니는 게 맘이 아파 일을 계속 해야 되나 이랬는데
요새는 이제 전업하면서 집에서 애를 볼 엄두조차 안나요....
이런 상황에서 둘째를 낳음 진짜...저는 상상도 못하겠어요.
돈은 똑같이 벌거나 차라리 제가 더 버는데 남편은 애기 낳았다고 해도 생활이 별로 안 달라지는 것 같아 참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평일 퇴근 후 약속 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안하는데 남편은 그런 거 있나요?
더불어 주말에 저도 세미나 듣고 교육 받아야 할 거 많은데 심사숙고하다가 결정 내리는데(아줌마 퇴근하니 당연히 친정엄마나 시어머니한테 애기 봐달라는 부탁 해야되니깐요) 남편은 그런 것도 없고
예비군 훈련이다 뭐다 빠지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무슨 모임에서 산행 가고 어쩌고 하는 걸 빠질 생각은 커녕 꼭 챙겨 가려는 게 너무 짜증나고 얄밉네요.
그냥 우리 나라에서 맞벌이하면서 애 키우는 거 절대적으로 여자한테 불리한 상황이에요.
그나마 저는 입주 아줌마 그냥 저냥 아쉬운 대로 쓸 수나 있는 상황이니 다행이지 아줌마 x판 치고 맨날 그만둔다고 난리쳐서 맘고생 심하게 하는 여자들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봐서 도우미 쓰면서 애 키우는 게 얼마나 허공에 줄타기하듯 아슬아슬한건지 알거든요.
어린이집도 뭐 맘이 편할까요? 주기적으로 어린이집 사고 소식 접할 때는 정말 가슴이 쿵쿵 내려 앉던데...
근데 여기 82에서는 자꾸 여자도 돈벌이 해야된다, 전업주부는 식충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부치던데
물론 자기 앞가림 할 수 있고 경제적 자립 할 수 있음 좋겠죠.
근데 저는 소위 말하는 공평함, 하느님이 아담과 이브에게 사과 따먹은 이후 인간에게 남자는 평생
돈을 벌어야 되는 숙명, 여자에게는 아이를 가져야 되는 운명 뭐 이런 걸 벌 비슷하게 줬다는 걸
이제서야 이해를 합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같이 육아 부담이 전적으로 여자한테 지워지고 도우미나 어린이집 시스템도 많이 미비한 상황에서
자꾸 여자도 돈 벌어야 된다.
집에 있음 머하냐
이런 시선 가당치도 않고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