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결혼 3년차 며느리입니다.
지금은 임신 4개월이고요..
한 보름 정도 시누집에 계시다 오셨는데 시누에게 어떤 코치를 받으셨는지
전에는 늦게 안 먹는다 (빈속에 드셔야 하는 약이 있어요)는 이유로 외식 나가자 할 때
3번중 1번 정도만 나가셨는데 시누댁에 다녀오신 후론 저녁드셨는데도 따라가서 고기 한 두점이라도
먹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싫은 건 아니에요 저희도 둘이만 다닐 때 보단 같이 가시니 맘도 덜 무겁고
(전엔 둘만 먹고 들어가는 게 좀 죄송스런 맘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입덧이 끝나서 식욕이 장난아니게 땡기거든요 그래서 외식도 자주 하고요.
그날도 갑자기 닭한마리가 엄청 땡겨서 신랑한테 먹으러 가자고 했고. 신랑은 저희 둘만 가는 걸로 알고 있
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머님께 같이 가자고 했더니 벌떡 일어나시더니(그날도 저녁 드신 후)가자고 나서
시더라고요..
아 근데 우리 시어머니 말씀이 너~~~무 많아요. 했던 얘기 또 하고 했던 얘기 또하고 기본으로 했던 말씀 3-5번은
반복하여 말씀하시고 굳이 안 해도 될 말도 계속 하시고... 말씀이 많으시니 말실수도 너~~무 많아요
저희 부부는 맞벌이에요 벌이는 제가 조~~금 더 벌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요...
그렇다고 얘기하면 다른 분들은 시어머니가 살림해주신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러나 저 시집오고 살림 저한테 다 맡기셨
고요. 그렇다고 아예 안 하시진 않지만 밥 하는 정도( 밥만, 밥 떨어지면 큰일나는 줄 아시는 분), 어쩌다가 신랑 좋아
하는 어묵볶음 정도, 아침에 신랑이랑 가끔 밥 먹고 가면 바빠서 설거지 못 할때 밥그릇 두개랑 국그릇 두개 정도 설거지
해주시는 정도로.. 살림 해 주세요
안 하시는 이유는 건강상의 이유고요
부정맥이 있어서 심장이 안 좋고 숨이 많이 차시나봐요.. 연세는 68세
근데 성인콜라텍 이틀에 한 번 꼴로(운동명목)으로 다니시고요
그런데 이틀전에 고무장갑 없다 사다달라고 하셨어요. 근데 깜빡하고 못 사다 드렸고 마트가게 되면
사다드릴 생각이었어요. 근데 닭한마리 먹으러 가던 길에 시어머니가
"너 시어머니 일 부려먹으려면 고무장갑 사다 줘야지!" 아마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신 말씀 같았어요.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어머니~ 무슨 일을 부려먹어요~~"
그랬더니 "설거지 하고 반찬 몇개 만들고 그게 일 부려먹는거지 너 나그렇게 하면 안 돼. 밥 차려서 입에
먹여줘야 하는 거야~"
그래서 저도 ㅋ 안 지고 "어머님 그럼 저 회사 그만둬야 해요~ 그럼 우리 어떻게 먹고 살아요???"
그제서야.. "그러니까 말이다...." 아들 벌이가 시원찮으니 더이상은 할 말으 없으신 모양이에요
근데 닭 먹는 내내 제 심기를 건드리는 말씀을 계속 하셨어요.
니가 뭐 안 사다 줘서 뭐 하는데 힘들다 소꼽장난 같아서 뭐 해 먹겠냐.
계속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 엄청 잔소리 많으시거든요
집에 와서까지 신랑이랑 저랑 부엌 일 하는데 옆에 딱 서서 입으로만 일을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어머님한테 어머님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어머님 드렁가서 쉬세요라고 말씀 드렸는데도 아들한테 그거 너 잘 못하니까 &&이(저) 시켜라..
저보곤 그거 다 하고 나서 이렇게 해라 그냥 버리지말고..
네버엔딩 잔소리에 저도 화가 날 만큼 났고 일 할 때 말 한마디 안 하고 일을 다 마쳤어요
근데 뭔가 눈치를 채셨는지 다음날(토)출근하는 신랑한테 전화해서 &&이 내가 너무 잔소리해서 혹시 삐졌냐
(엄청 소심)고 물어보셔서 신랑은 아니라고 안 삐졌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내가 이따 물어봐야겠다고 하시더래요
그러더니 제가 아침 먹으려고 밥 차리는데 나오셔서는 어제 삐졌냐고 내가 너무 잔소리를 많이 한 거 같다고 그래서
신경쓰느라 잠한 숨 못잤다고 풀으라고(근데 이런 일이 너무 반복되니까 전 그때 또 짜증이 확 밀려오더라고요... ㅠ)
그래서 전 아니라고 (웃지않고) 말씀드리고 어머님 저 밥 좀 먹을게요 하고 밥을 먹었어요...
그러고 약속이 있어서 나가는데 나가면서 또 소심한 어머니 꿍하고 계실 거 같아서 어머니 저 어머님한테 삐져서
나가는 거 아니에요 그러고 계시지 마세요 라고 했더니 나때매 삐져서 나가는 거 아니야???? 네 아니에요~ 다녀올게요~
하고 나갔다 들어왔는데 집 안에 찬기가 생~하네요
일요일에 신랑이랑 아침 상 차려놓고 어머니 불러도 안 드신다 점심도 안 드신다 꿍 하고 하루종일 안 먹고(사실은
드시고도 안 드신척) 시위하십니다.
근데 이런게 한 두번이 아니에요 신랑하고 저랑 싸운 날이면 저희 화해 할 때까지 꿍 하고 식사도 안 하고 저러고
계시고 제가 혹은 신랑이 서운하게 하면 꿍하고 저러고 계세요..
한두번도 아니고 저러시니까 이제는 풀어드리고 싶지도 않아요
신랑은 둘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고.. 며느리로서 제가 먼저 말씀드려야 하는데 이번엔 진짜 마음에서
안 우러나서 (누가 잘못을 했던 안 했든 이런식의 시위가 진절머리 나요 ㅠ) 하기가 싫네요 ㅠ
아 솔직히 어느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먼저 나서서 사과의 말을 하겠냐 하겠지만요.. 전 그런게 더 싫거든요 ㅠ
그냥 내비두면 혼자 풀리고 마는데 ....
그래도 며느리 입장에서 먼저 어머님께 넝쿨당의 차윤희처럼.. 손을 내미는 게 맞는 거겠죠??
아무리 배려 많으신 시어머니래도 시집살이는 힘드네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