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을 몰겠어요. 해외에 계시는 분들, 어떻게 효도하세요?
해외유학 왔다가 직장에 눌러앉은 독신뇨자인데요..
유학생이었다가 작년 즈음부터 겨우 경제적으로 안정되었는데 뭘 해 드려야 기뻐하시는지 몰겠어요.
언니들처럼 손주 안겨드리고 싶지만 그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 포기했구..ㅠㅠ
귀국할 때마다 백 정도씩 각각 용돈 드렸는데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으시는 눈치더라구요.
돌아올 때 다시 저한테 용돈으로 돌려 주시거나 그러거든요. ㅠㅠ 쌤쌤이 되어 버림.
돈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요...ㅠㅠ 막 부자도 아니지만 아쉬움도 없으셔서..
생신이나 명절 때도 뭘 해 드려야 좋아하실지 모르겠고, (가끔 케이크 꽃 배달 시키죠..)
같이 사는 동생들이나 근처 사는 시집간 언니에게 물어봐도 별로 성의있는 대답을 들은 적이 없어요.
솔직히 돈 말고 다른 걸로 효도하고 싶은데 같이 안 사니 그때그때 뭐가 필요하신지도 모르겟고
형제중 누군가 센스있게 이걸 선물하라던가 이렇게 외국 사는 어드바이스 주는 맛도 없고,,,
(건강검진 그런 거 물어봐도, 글쎄? 했겠지 뭐. 이딴 식임)
유학생일 때는 뭐 돈없을 테니 저한테 얘기 안 했다 치고
알고 보니 형제들이 자기들끼리는 통장 만들어서 한달에 얼마씩 부어서
이벤트 있을 때마다 식사비 내거나 선물 사거나 여행비 보태거나 그러고 있더라구요.
(해외여행경비 부모가 다 냈어요. 솔직히 같이 모으는 돈은 회식때 결국은 자기네들 쓰려고 하는 푼돈이에요)
저야 소소한 일상에 같이 동참 못하니까 내가 손해니까 돈 내라고 못했다고 그러던데
그건 물론 이해하겠는데,, 형제들 다같이 이런 거 하고 있다고 아예 얘기조차 하지도 않은 게
섭섭하더라구요.
가뜩이나 해외에 동떨어져 있어서 뭐 하나 같이 할 수가 없는데
왕따 아닌 왕따가 되어 버린 느낌...
아버지 칠순 때도 유학 말기에 없는 돈 있는 돈 다 짜내서 돈 부쳤더니
대충 뭉뚱그려서 봉투를 전달했는지 나중에 통화할 때 아버지가 <너네 형제들한테 돈도 받았다>하며
저한테 자랑하시는 거예요. 눈물이 나고 화가 나서 나도 했다고! 했더니 놀라시더라구요. 너도? 그러면서.
해외에 있다 보니 뭘 보내도 기뻐하시는지 어쩐지도 모르겠고.
물론 고맙다고 전화는 오지만, 무엇보다 그 자리에서 같이 즐거움 공유하고 기뻐하시는 얼굴 볼 수가 없어서 마니 슬프네요. 그동안 잘 키워주신 부모한테 남은 여생 기쁨 드리고 효도다운 효도 좀 해 보려고 생각하는데
해외라서 한계가 있네요.
효도관광? 해외여행도 그동안 자주 다니신 데다가 지인 모임 멤버들이랑 일정 맞춰서 다니시니까
제가 맘대로 선물하는 것도 어려울 듯해요.
큰언니가 대충 대충 하는 성격이라 제 마음 이해 못해요.
젊었을 땐 따로따로 바뻤지만,, 이젠 나이 들어 형제끼리 단합해서 뭐라도 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저를 연관시켜 주는 게 형제간의 예의 아닌가요?
저도 가족애를 조금이라도 느끼면서 가족연대감도 느끼고 효도하는 맛이라도 생길 텐데..
동생이나 언니나 같이 살거나 가까이 사니까, 부모 필요한 거 나보다는 잘 알 거구,
생신 때 같이 돈 합쳐서 이거 해 드리자 하면서 (하다못해 건강검진이나 명품백 이런거?)
말이라도 걸어주면 고마울 텐데 그런 배려가 참 없네요.
언니나 동생이나 생신 때 뭐 했냐고 물어보면 맨날 옷 선물 했다고 하고,,,
(젤 쉬운 게 옷이죠. 지난번엔 엄마도 동생들한테 이번에도 옷 사 줄거면 그냥 돈으로 달라고 했다는 얘기...ㅋ)
제 입장에선 무심하고 성의가 없어 보여요.
물론 자기들이야 가까운 데서 평소에 식사해 주고 말벗해 주니까
그게 효도라고 생각하고 있겠죠. 저도 그게 제일 부모님께서 좋아하실 효도라고 생각은 하지만
자식이 사정상 멀리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잖아요.
형제들이 무심하고 세심한 배려가 없으니 (나이들면...원래 각자 자기들만 잘하면 된다는 주의인가요?)
여기서 발만 동동 구르며 있는 제가 좀 답답할 때가 있어요.
자기들이야 가까이 있으니 그렇다 치고 멀리 있는 독신 형제가
부모님 관련 뭣좀 물어보고 그러면 성의있게 대답해 주면 안되나요.
오빠랑 언니 있는 제 친구는 유학이후 언니랑 둘도없이 가까운 사이가 되어 매일매일 가족정보 공유하던데
형제많은 저는 북적대면서 자기들끼리 챙기기 바쁘고 해외 사는 형제한테 관심도 없고
왕따아닌 왕따가 되어버린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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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보니 넋두리가 돼 버렸는데
해외에 살 경우 부모님한테 어떻게 효도 하세요?
유학생들 대부분은 돈을 부치거나 하면서 효도하는 것 같던데
저는 별로 달갑지 않아 하시고 (너나 잘 챙겨라 분위기) 돈 드리면 다시 돌려받거나 교회헌금 내버리시거나...ㅠㅠ
돈이 문제가 아니라 어릴 적 부모님께 사랑받고 자란 저로서는
뭔가 제대로 즐거움 드리고 보답할 길이 막막해서 왠지 답답합니다.
점점 가족 연대감도 희박해져가서 너무 슬픕니다. 서로 필요한 걸 챙기지 못해서요...
막말로 차라리 부모님을 부양해야 되는 처지인 게 차라리 부러워요.
매달 한국으로 생활비 송금하는 유학생 부부들이 더 인간적으로 가족적으로 보일 때가 있음.
제 특수한 처지와 지금 심정이 이해 안 가시는 분들의 태클은 사양합니다...
효도 방법? 요령 아시는 분 갈쳐 주세요.
그냥...ㅠㅠ 암것도 안하고 있는 게 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