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만에 아기를 낳아 키우고 있어요.
남편에게 문제가 있어 인공수정했는데, 기적적으로 임신이 되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가 인공수정으로는 안될거라고, 한번만 해보고 바로 시험관 준비하자고 했었지요.
예쁘고 건강하고 똘똘한 아기 열심히 잘 키우고 있구요.
시어머니가 가난하고 못배우셨고 거기에 막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신데,,
양쪽 팔이 다 아픈 저에게 (제 팔 아픈건 전혀 생각도 안 나시겠죠.. 쩝) 천기저귀 안쓴다고 막말로 잔소리하시고
둘째 낳으라고 또 계속 잔소리하시는데요,
한귀로 흘리는 기술이 결혼연차가 지나가며 늘긴하지만
시댁만 다녀오면 참 마음이 무겁고 기분이 안좋네요.
저희는 아이 가지려면 또 인공수정을 해야해요.
인공수정하면 주사맞고 약먹고 여자몸만 힘들잖아요. 저는 아이 더 낳고 싶지도 않구요.
오는 길에 너무 화가 나서 혼자 "천기저귀 쓸거면 그 빨래 세탁하고 널고개는거는 죄다 남편 시킬거라"고
싸가지없게 말대답을 했어야 하나.. 하는 엉뚱한 상상도 귀가길에 하고야 말았군요.
현실에서는 썩소지으며 어머니 저는 그렇게 못해요, 라고 말하고 말았지만요.
가난하셔서 시댁에 생활비 드리는데 저희 둘째 낳으면 돈 드리기도 어렵겠죠. 드린다 해도 부담이 배가되는 상황.
제 상식으로는 자식 사는데 뭐 하나 보태주시는 것도 없으면서 어찌 저러실까 싶기만 합니다.
육아 도움이며 경제적인 모든 지원은 넉넉한 친정에서 받고있구요.
저희 시어머니는 자식의 장례식장에서 배고프다며 밥을 드신 분이에요. 그때는 시어머니가 그냥 짐승, 인간 이하로 보였습니다.
이제까지 쌓이고 쌓인게 너무많아 그냥 솔직히 오늘은,, 저렇게 사실 바에야 빨리 돌아가시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남편도 원망스러워요. "어머니 그렇게 하시면 제 처가 불편해해요" 하는 말한마디만 하면 어머니가 조심을 하실텐데
이래도 묵묵부답 저래도 묵묵부답인 사람이니, 남편하나 보고 한 결혼이라 이런 남편에게도 정이 떨어져가고..
우리 아기에게 행복한 가정 만들어주고 싶어 저 혼자 애는 참 많이 쓰는데 그냥 오늘은 매사가 어렵다는 생각만 드네요.
아버지가 외교관이시고 이래저래 곱게만 자랐는데, 결혼에 관하여 제 복은 여기까지인가봐요.
참는자에게 복이 온다지만 솔직히 뭐 남편하곤 별로 좋은 날이 올 것 같진 않네요.
외할머니 등 주변 할머니들 생활을 보니 솔직히 아이 결혼시키고 나면 남편이 먼저 세상 떠도 좋겠다 생각 되구요..
치고박고 싸우기도 했고 남편이 매춘을 들키기도 해서 (잡아떼면서도 사과했지만)
너무나 힘들었던 기억도 있고요. 시간이 약이네요.
뭐 저보다 더 많이 힘든 분들도 계시겠죠..
이래저래 시어머니와 남편이 너무 밉지만, 탓해 뭐하겠나요. 내 현실이 여기인걸.
아기 키우는 데나 힘써야겠어요. 예쁜 우리 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