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나이가 아~주 많은 싱글입니다.
저의(미혼여성) 엄마의 절친한 친구분이 중매하셨구요.
엄마절친이 아파트 옆집에 사는 엄마와 만나시다가
아들이 결혼안해서 스트레스 받아하는걸 알고 선보게 됨.
커피숍에서 저를 만난지 5분도 안되어서
파일을 꺼내더니 보라고 했어요.
학력증명서, 성적증명서, 사업자 등록증 (작은 무역업 한다네요), 혼인증명서 가 들어 있는 파일입니다.
왜 그 나이에 결혼 안했냐? 사별이냐? 이혼남이냐? 학력은? 기타 등등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는게 낫다나 뭐라나..
암튼, 이런경우는 처음이라 당황되면서도 보긴 봤습니다.
헤어지면서 차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고
침묵하는 시간이 없이 남자가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하네요.
여권있냐고 묻길래 있다고 대답하면서
왜 그러시냐고 하니까
가을에 중국 장각? 장강?에 여행가려는데
나를 모시고 가고 싶다네요. (첫만남에 부담스럽게 시리)
다음주말에 산에 같이 가자고 해서 알았다고 했습니다.
도시락을 자기가 준비할테니
물만 얼려서 가지고 오라네요.
제가 과일,오이 준비하겠다니까
물만 충분히 준비하되 무거우니까 많이 가져오지 말고 저 마실것만 챙기라네요.
000역 2번출구에서 만나서 산에 가자고 해서 알았다고 하니까
안 적어도 되냐고 묻길래 기억했다고 했더니
차에서 내릴때 무슨역에서 만나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네요.
내가 약속장소를 잊어버릴까봐 반복해서 확인하려하길래
약간 귀챦아져서 까칠녀모드로 그전날 통화하자고 했네요.
나이 먹어 만나서 그런지 그냥 so so 입니다.
얼굴은 그냥 딱히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정도이고 (얼굴의 점을 보면서 저거 빼면 좋은데 하고 생각하고...쩝)
통통한 중년남성의 몸매에 배는 나오고
엉덩이는 쳐진듯한 그런 외모입니다.
우리나라는 볼게 없어서 중국 장강에 간다나 뭐라나 하는데
전 그냥 우리나라도 좋은데 이 사람 부정적인가? 라는 생각도 스치고..뭐.. 그렇네요.
울 엄마가 알면 으이그....하겠지만
암튼, 제 일이 되니까 모르겠어요.
필이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렇게 싫은 것도 아니고...
나이가 있으니 애교떨고 살짝 적극적으로 해봐야 되는지...
스님이나 상담심리학 박사님들하고 최근에 함께 워크샵을 했더니
그분들의 따뜻함, 지혜 속에 있어서 눈만 높아져서
이런류의 남자를 남편으로 맞고 싶지만
오늘 만난 사람이 나의 짝인가 싶기도 합니다. (전 남친과 비교도 되고... 전 남친은 학벌,경제력이 아주 좋았지요)
스펙이나 뭐 하나 내세울것 없는 처자의 얘기였습니다.
남자가 "미인이신데 왜 여태 결혼 못하셨냐는' 접대성 멘트를 받긴 했네요.
에휴... 선보고 집에와서 싱숭 생숭해서 넑두리겸
인생선배님들의 지혜로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