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개가 페키니즈라 고질적인 피부질환이 있긴해요.
조금만 신경 덜 쓰고 털 관리 잘 안해주면 진물+부스럼나는 세균성 피부염 올라오는..
그래도 털 예쁘게 기르는 거 포기하고 1년 내내 박박 밀고 약용 샴푸 한번씩 쓰고
조금씩 올라올때 연고 잘 발라주고하면 대게 양호하게 잘 지나갔거든요.
올해 열살이 되면서 한평생 사료만 먹은 게 가엾기도 하고
또 개 고양이 자연주의 육아법이었나, 아무튼 미국 수의사가 썼다는 책도 읽어보니
내가 무지해서 개를 위한답시고 개에게 안 좋은 짓을 해왔구나 마음이 아파
남은 시간이라도 맛난 거 먹게해주자 싶어 생식을 시작했었어요.
그 이전에 잦은 피부질환으로 단골 동물병원 드나들때마다
수의사가 저희개는 고기에 알러지가 있을 수 있고 과일이나 야채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절대 사료말고는 아무것도 주지 말라했거든요. 그런데 생식에 관심을 두면서 접한 정보들은
오히려 '어떻게 한 두 개체도 아니고 그 많은 개들이 다 알러지가 있을 수 있느냐,
개들의 피부질환은 알러지가 아니라 사료의 저질 재료 때문에 오는 폐해다' 라는 주장을 하더군요.
나름 최고급 사료만 먹여왔는데.. 여기저기서 들리는 사료들의 제조실태라는 게 꽤나 충격적이기도 했고요.
무튼 그러고나선 책도 몇 권 사서 읽고 인터넷도 열심히 검색해보고
연천마을에서 주문한 뼈채 갉은 육계닭에 + 각종 유기농 채소와 과일로 만든 퓨레에
피부에 좋다는 연어, 개에게 보약이라는 황태 그때그때 바꾸어 섞어가며 정말 정성들여 먹였어요.
개도 얼마나 환장을 해가며 먹던지, 끼니때마다 팔짝팔짝 뛰어가며 좋아하는데 참 놀랍고 미안하고 그랬네요.
강아지 코가 자주 마르고 까져있어서 맘 안 좋았는데 맨질맨질해져가는 것도 좋았고요.
근데..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서부터 슬슬 붉은 반점이 한두개씩 보이더니
2주, 3주, 한달이 넘어가니까 붉은끼+진물+부스럼이 온 몸으로 퍼지는거예요.
첨엔, 어 왜이러지? 그냥 트러블인가? 요새 좋은 거 먹이니까 곧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어가던 게
나중엔 목욕시킬때마다 보면 상태가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고 연고와 약용샴푸로도 전혀 안 잡히는..
이 정도 피부염은 예전에 털 길렀을때 한 여름 치르며 탈 났을때 말곤 근 몇년간은 없었거든요.
개는 여전히 밥 먹는 거 좋아하고 코는 맨질거리고 잘 뛰어노는데
피부가 막 너무 발진이 올라오니까 무서워서 일단 생식을 중단했어요.
지금으로선 뭐가 문제일지 모르지만 일단 바뀐 건 먹이밖에 없으니까 좀 두고보자 싶어서.
근데.. 다시 사료 급여한지 일주일 정도 되어가니 붉은기와 진물이 줄고 딱정이가 지기 시작하네요.
자주 겪어봤지만 저건 피부병 나을때 보이는 증상이거든요...
전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정말 자연식이 이런 특정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나요?
수의사들의 알러지 운운이 비단 상술에 불과한 것이 아닌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진 주장인 걸까요?
쉽게 생각해 우리 개가 사람으로 치면 아토피라고 해야하나? 그런 거?
(근데 이건 이상한 게 아토피인 사람들도 밀가루나 튀긴 음식 등 먹으면 안 좋지
신선한 고기나 채소에도 탈이 나나요? 이 부분은 제가 잘 몰라서...)
무튼.. 먹이 외 저희개의 주변환경은 바뀐 거 없이 늘 같았어요.
사용 샴푸, 잠자리, 미용상태 (미용실 공동 이발기 사용 찝찝해서 집에서 제가 해줍니다)..
정확한 건 며칠 더 두고보고 병원에 가봐야 알겠지만
(사실 이것도 의문이네요. 피부병이라는 건 수십 수백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고
또 '완전한 치료'라는 개념도 없고 평생 관리가 있을 뿐이라는 게 저희동네 수의사 말씀이라...)
참... 제 입장에서는 괜히 모르던 맛난 음식 줬다가 도로 사료로 돌아오는 거 같아서
개한테 미안하고 그렇다고 피부병 번지는 거 봐가며 사태 유지를 시킬 수도 없고.. 심란하네요.
혹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도움이 될만한 말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