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6살입니다. 제 큰오빠의 막내 딸인데, 봄에 급성 백혈병 진단받았어요.
한달 병원에 격리 되서 항앙치료 받았고 퇴원해서는 매일 병원에 가서 또 치료받았어요(강남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퇴원시키고 매일 치료받게 하더라구요) 그렇게 치료받다가 2박3일 입원해서 다시 많은 검사하고는 괜찮아져서
이주에 한번씩 병원가고, 다음달 부터는 한달에 한번만 가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3년은 지켜봐야 하고 몇달에 한번씩 병원에 방문해야 하고 그런가봐요.
격리 병실에 있을때 보니, 그래도 조카는 심한거 없고, 골수는 깨끗해서 항암치료도 5번정도 맞고는 끝이났어요.
아이도 별로 힘들어 하지도 않고, 같이 병실에 있던 아이들 모습은 정말 너무 가여워서 다들 볼수가 없던데,
우리조카는 음식 토하지도 않고, 잘먹고, 머리도 금방 다시 잘 나고 있어요.
다들 한시름 놓고 이젠 건강해 지겠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안되다고 주변 환경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해서 한달 병원에 입원해 있는동안
집수리 몇천 들여서 다 싹 수리까지 해놓았어요.
헌데, 올케언니는 살림하고는 별로 친한사람이 아니예요. 첫째,둘째 모두 백일때부터 가정어린이집에
종일반으로 맡겨놓고, 전업주부인데도 매일 집에서 놀면서도 집안일 잘 안하던 사람입니다.
결혼 10년차가 넘어가니 다들 그냥 그 사람 성격이니 하고 터치를 안하고 아예 오빠네 집에는 가보지도 않고,
살았어요. 제 친정부모님도 몇년을 안가보시다가 이번에 조카 입원하는 바람에 첫째 봐주시느라 오빠네집에
가보고는 기절초풍하셨어요. 옷을 빨아서 옷걸이채로 방하나에 그냥 다 포개놓고 입을때마다 거기서 골라 입거나,
음식물 쓰레기통이 무려 5개씩 만들어놓고, 베란다 바닥까지 음식이 나와 초파리가 날아다녀도 안치우며 살고,
냉장고에 음식이라곤 다 인스턴트 식품아니면, 반 조리식품... 제 오빠는 결혼후 지금까지 집에서 밥먹은적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랍니다. 집안은 그야 말로 초토화 상태여서 첫째 조카가 초등 저학년인데 학교갈 책 찾으려면 방에 있는 책을 뒤져서 찾아냅니다. 그 모습을 엄마가 보시고는 빨래만 몇번 돌리고, 청소를 무지하게 하시다가 안되서 결국 가구며,
집안 물품 버리고 몇천만원들여서 대 공사를 했습니다. 그러니 아이가 퇴원후에 집에 가도 다들 한걱정이였어요.
워낙에 병이 병인지라 다들 그래도 엄만데, 자기 자식이 겨우 6할인데 오죽 잘 해주겠냐며, 이제까지 그렇게 살림을
해왔어도 분명 달라질거라 생각했어요.
헌데, 8월달에는 병원에서 많이 괜찮아져서 2주에 한번씩만 병원다니다 보니, 아이상태가 다 나은걸로 생각하는지
사람많은 찜질방, 워터파크등등 이곳저곳 아이들 데리고 다녀요. 공기좋고 사람적고 깨끗한 곳이면 모르겠는데
찜질방 사람많은곳이나 수질환경이 너무 나쁜 워터파크에 아이데리고 다닌다는 이야기 들으니 그건 정말 안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또 본인이 몇달 아이때문에 친구 못만나고 외출 못했다고, 허구헌날 제 친정집에 아이 맡기고 몇일씩 혼자 놀러 다닙니다.
외출하는거야 본인도 그동안 힘들고, 지쳐서 그렇다지만, 제 친정부모님한테 맡기다 시간상 안되는 날은 또 가정식 어린이집에 시간당으로 맡기나 봐요. 거기 아이들 많아서 면역력도 약한 아이가 힘들어 할거 같은데 아이가 다 나은줄 아는가 봅니다. 가끔 제 친정어머님이 오빠네 집으로가서 아이봐주는데 집수리 한거 무색하게 또 다시 몇일동안 청소안하고, 빨래도 안하고, 설거지도 안하고, 음식은 죄다 인스턴트 식품으로만 사서 먹이고 있답니다.
거의 대부분의 식사를 주변 식당에서 해결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로 인스턴트 식품과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으니,
진짜 조카 너무 안쓰러워요. 병이 완전히 완치가 된게 아닌데도 여전히 저런모습으로 살고 있는 올케가 제정신인가 싶고,
도저히 몸에 밴 생활페턴은 고쳐지지 않는구나 싶습니다.
제가 이렇게 계속 생활하도록 놔두다 재발이라도 하면 어쩔거냐고, 제발 좀 정신 들게 이야기 해주자 하니,
시댁식구들이 잔소리한다고 더 난리 치니 그냥 일단은 두고 보자 합니다.
제 친정부모님도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세요. 기분나쁜 소리라도 하면 울고 불고, 우리오빠에게 난리를 칩니다.
자기 자식 걱정 안하는 부모 없겠지만, 저런 모습이 일반적인거는 아니지 않나요?
백혈병이란 말만 들어도 저는 정말 무서운데, 병원에서 좋아졌다고 저렇게 생활해도 과연 괜찮은건지 모르겠어요.
올케언니보면 관심 딱 끊고 어떻게 되든 상관 안하고 싶지만, 아이가 뭔 죈가요?
벌써부터 큰조카는 10살밖에 안되었는데도 본인 엄마가 저렇게 사는거에 반발심이 생겨서 할머니집에 맡기고 올케가
몇일씩 안데리러 오면 소리치고 무슨 엄마가 저러냐고 한답니다. ㅠㅠ
젤 황당했던거는 방학기간에 아이둘 제 친정엄마에게 맡겨놓고, 본인 친정이 지방인데 자기 엄마 보러 간다며
갔어요.
조카가 자기도 외할머니 보고 싶은데 안데리고 갔다고 울고불고 난리 한바탕 했답니다.
올케언니가 대중교통으로 힘들게 가는것도 아니고 본인 차가지고 가면서 아이둘 데리고 가면 친정가서 신나게 못논다고
맡겨두고 갔다네요.ㅜㅜ 자기 친정갈때 아이 시어머니한테 맡기고 가는 며느리 전 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