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학교 5학년 때 왕따 당한 적이 있었네요..

ㅇㅇㅇ 조회수 : 2,062
작성일 : 2012-08-22 21:28:15

요즘 남 일인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떠올랐어요..

그것도 제일 친했던 친구.. 맨날 저희집에 와서 숙제하고 밥먹고 같이 놀던 절친이었어요.. 5학년 때도 같은 반이 되었는데 이 친구가 다른 친구랑 어울리기 시작했구요.. 좀 유치하지만.. 제가 성격이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엄마가 학부형 회장에다가.. 항상 임원을 해와서.. 친구들도 많고 자신감도 많고.. 선생님들이 예뻐해줬으니까요.. 그런데 5학년에 올라갔을 때.. 엄마가 학교 선생님 한 분과 트러블이 생기면서.. 활동을 접으셨구요..

게다가 아프셔서 아예 집 밖에 못나올 정도로 누워계셨어요,, 문제는 제가 학급 임원인데 엄마가 활동을 안하시니 자연스럽게 선생님도 저를 좋아하지 않으셨고.. 같이 임원 활동 한 아이와 4학년 때까지 제 절친인 아이와 서울에서 온 아이.. 이 아이들이 주축으로 저를 왕따를 시켰네요.. 이전까지 저는 항상 공부 잘하는 아이들하고만 어울렸는데.. 이 후부터 공부 못하는 아이들 과 밥을 같이 먹게 되었구요..^^

저를 왕따 시켰던 아이들의 기억 나는 행동은??

엄마가 아프셔서 제 반찬이 늘 김치랑 김이었어요.. 점심시간 때 도시락 뚜껑열면 창피해했는데.. 제 앞에서 냄새난다고.. 너는 반찬이 그것밖에 안되니? 이러고.. 수업 시간에 저한테 쪽지를 보냈어요.. 한 대 때려주고 싶다구요..  이 쪽지는 정말 여러번 받았네요.. 제 새로 산 구두, 또는 실내화 주머니 학교 화장실 변기통 안에 넣었구요.. 저희 집에 장난전화 걸어서 욕하구요..  시험 볼 때 저한테 답 알려 달라고 찌르고.. ㅜ,ㅜ 저는 답 알려줬고 저는 2등 그 아이는 1등 했어요..-> 이 날 엄마한테 미친듯이 두드려 맞았어요..

저한테 할말 있다면서.. 애들 7명 정도가 저한테 학교 담 앞으로 점심 때 나오라고 했는데.. 하필 아빠가 그 날 집 열쇠 없다고 학교를 찾아 왔지요.. 그러나 저는 아빠한테 열쇠 주고.. 결국 담 있는 것으로 가서.. 아이들한테 언어폭력을 당했구요.. 어린 마음에.. 아이들한테 당할 거 알면서도 아빠한테 말 못했던게 지금도 울컥 하네요.

다행히도 6학년 때 좋은 담임 선생님을 만났고.. 그리고 서울로 전학 갔네요..

(저희 엄마 말씀으로는 일부러 이겨내라고 전학을 늦게 보낸거라 하셨어요.. ㅠㅠ)

왕따 경험 때문에 저는 친구들 사이에 자신감을 잃어서 사람들이 저를 다 싫어할 줄 알았어요.. ㅜ,ㅜ 그런데 중학교 때 짝 정할 때도 아이들이 저랑 짝하려고 하고...(그 때 짝이었던 친구 20년 지나서도 아직도 만납니다) 20대 이후에도..사람들하고 잘 지냅니다. 그런데요.. 초등학교 5학년 12살 때 그 기억이.. 최소 10년에서 15년은 갔어요..

전 아직도 그 아이들 이름 기억 해요.. 20대 초반 대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그 아이들 죽이고 싶다는 생각..

정말 만나면 두드려 패서도 죽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답니다..

세월이 흘렀고.. 초등학교 때 저 왕따 시켰던.. 그러나 절친이었던 친구를 20대 초반에 동네 도서관에서 우연히 봤는데.. 저한테 미안하다고 편지를 써서 주더라구요.. 아마 그 이후에 왕따의 기억이.. 죽이고 싶었던 마음들이.. 조금씩 사라졌던 것 같아요..

참.. 저 왕따 시켰던 아이들.. 저는 서울로 전학 갔지만.. 아직 같은 동네 살아요.. 20년 전이랑.. 그 아이들 자기네끼리 결국 또 왕따 시켰고.. 특히 저 왕따 시켰던 주동인물은 거기서 왕따 당하구요.. 이후에 중, 고등학교 때 날라리 되어서 다들 직업도 별로이고.. 힘들게 살고 있더군요,... 

IP : 1.224.xxx.7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덥잖오
    '12.8.22 9:56 PM (116.46.xxx.57)

    왜 이 글을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생 많으셨습니다. 많이 아프고 시달리셨겠네요.

    어떤 기분이셨는지, 많은 세월을 어떤 느낌으로 보내오셨을지 잘 압니다.
    저도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6학년때까지 악연으로
    그 시달림이 3년 내내 계속되어 후유증으로 십 몇년을 힘들었거든요.

    -계속 같은 반이 됨. 종교는 오히려 더 날 괴롭게 했죠.
    맨날 괴롭힘 받고 맨날 우는 어린애한테 원수를 사랑하라고,
    용서하라고만 하니.. 그건 감당할 수 없음입니다.
    세상에는 너보다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요? 나쁜 뜻은 없이 하는 말이지요?

    자살하는 사람 지옥간다.. 이 협박같은(?) 말만이 어린 저를 오랜시간 세상에 있게 했어요.
    이것도 은혜라면 은혜겠지만 어쨌든..-

    어릴때 괴롭힘 받은 사람들의 정서적 특징은
    일찍 철 들지만 그만큼 어설픈 자아가 철이 드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른들의 기대에도 충족시켜줘야 하고.. 덤덤한 척도 해야되고.. 그러다보니 정서적 거짓말이
    정체성의 일부가 될 정도-
    결국 평균적인 정신건강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지요.
    무엇보다 사람을 믿는다는게 뭔지 의식하지 못하고 살게 되기 때문에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죠.
    다른 사람 말도 잘 못 듣게 되고요.

    혼자서만 행복할 수 없는 세상인데 말이죠.



    휴.. 만약 이런 아이가 제 앞에 있고 제가 도와줘야 하면 어떻게 해줘야 상상하니 한숨이 나오네요.


    암튼 저도 제가 왜 이런 덧글을 다다다다 다는지는 모르겠지만

    억지로 용서한척 하고 그러나 때로 자신의 거짓용서에 분노하고 원망하고 마음 추스리며 사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러니 각자의 인생이 있는 거겠죠.
    좋은 일 많이 만드세요.

  • 2. 결말이
    '12.8.22 11:11 PM (220.93.xxx.191)

    해피엔딩이네요~^

  • 3. 원글이
    '12.8.22 11:12 PM (1.224.xxx.77)

    요즘 티아라 문제로 왕따 얘기가 많이 나와서요.. 남일처럼 기사 읽고 있다가.. 문득 20년도 넘은 옛날일이 떠올랐네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5316 친구남편이 부러워져요.제가 이상한건가요? 18 고민 2012/09/21 5,573
155315 김정숙님 사진중 제일 좋은거!!! 12 엠팍링크해요.. 2012/09/21 3,776
155314 9월 21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9/21 1,430
155313 직장맘 초딩 저학년 방학에 어떻게 케어하시나요? 5 고민맘 2012/09/21 1,912
155312 랑콤 제니피크? 회색병이요~ 2 선물 2012/09/21 1,627
155311 명절에 시댁에서 음식할때 무슨옷 입으세요? 17 궁금 2012/09/21 3,742
155310 3000만원 어디에 넣을까요? 11 오늘만기 2012/09/21 3,103
155309 예전 웃어라 동해야처럼 친자식 못만나게 하는것으로 몇 달 드라마.. 2 그대없인 못.. 2012/09/21 1,638
155308 바퀴벌레 없는 집이 없다구요??? 26 아파트 2012/09/21 14,197
155307 국산 순한 로션 모가있을까요 2 감사 2012/09/21 1,340
155306 서울에 중고 사무용 가구 파는데 있나요? 4 미즈박 2012/09/21 1,356
155305 가격 햇사레 황도 11-14개 4만원 6 좌회전 2012/09/21 1,989
155304 9월 21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2 세우실 2012/09/21 1,418
155303 내 자식이지만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져요;;;; 21 ㅎㅎ;;; 2012/09/21 4,148
155302 최강욱 변호사의 '박근혜 타령' 3 최강욱 2012/09/21 1,656
155301 포진바이러스에 좋은음식? 2 2012/09/21 2,335
155300 남편 정말 사랑하나부다.... 34 애엄마 2012/09/21 12,148
155299 성관계 동영상과 관련한 잘못된 프레임 7 판세 2012/09/21 2,861
155298 바퀴와의 동거...잠이 안와요 11 멘붕 2012/09/21 2,940
155297 참 덧없네요. 7 ........ 2012/09/21 2,842
155296 '자기야' 전원주 "잃어버린 옷, 사돈이 입고 있었다&.. 80 ..... 2012/09/21 22,791
155295 lg 광고 나레이션.. 4 .. 2012/09/21 1,386
155294 꽃게, 어디서 구입하세요? 6 꽃게주문할래.. 2012/09/21 1,814
155293 김민전교수 불안하네요 23 서른즈음 2012/09/21 15,223
155292 시술받고 싶어요 미간주름 2012/09/21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