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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편에게 난 뭘 해줄수 있을까요?

답답한 마음만 조회수 : 9,677
작성일 : 2012-08-21 23:47:45

죽도록 사랑하고 헤어지지 못해서 결혼했는데

결국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니 남보다 더 못한 남의 편이 되는군요..

남편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건 몇개월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간단한 예로..

양말을 찾길래 양말 찾아주면 이건 목이 늘어났다며 휙

이건 구멍이 날것 같다며 휙..던지고

친정 식구들 무시하고

대화를 하다가 자기 할 말만 하고 일어나고

술 한잔 하자길래 기분 좋게 안주랑 술 사들고 들어왔더니 나먼저 먹으라고 자긴 나 먹고 난 뒤에 먹을거라고..

안피우던 담배까지 피길래 잔소리 했더니 밀쳐버리고..

아이랑 싸우고 집까지 나가구요..(나가서 삼십분 만에 들어왔지만 아직도 큰 충격입니다..)

 

제가 뭘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제가 지금 몸이 아파서 힘들어도 눈하나 깜빡 하지 않더군요...

서글퍼서 눈물만 납니다...

 

제가 아이 생각해서 남편이 잘못해도 먼저 말걸고 화해 시도하고

제가 잘못하지 않아도 무조건 숙이고 들어간..그게 잘못인걸까요?

시댁에 군소리 하지 않고 무조건 잘한..그게 잘못일까요

이혼을 해야 할까요?

이혼이 최종 답이 아니라면..전 어떻게 해야지..현명하게 아이와 살아갈수 있을까요..

남편과 함께 있는것이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고 그 사람과 결혼한 제가 미워서 미칠것 같아 죽고만 싶어요..

전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IP : 122.254.xxx.21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
    '12.8.21 11:52 PM (218.236.xxx.66)

    그동안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봅니다.
    그게 뭘까 좀 고민해보셔야..;

    먼저 당사자끼리 얘기를 해보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해결책이 안나와요.
    뭔 이유를 알아야지요.

  • 2. 원글
    '12.8.21 11:58 PM (122.254.xxx.211)

    대화를 하다가 자기 뜻대로 뭐가 안되면 아예 말문을 닫거나 무시를 하고 나가버려요..
    그래서 더 힘들어요..

  • 3. ..
    '12.8.21 11:59 PM (175.197.xxx.205)

    여자도 그렇지만 남자도 부인이 싫은데 억지로 참고 사는 사람 많아요
    그러니 매일매일이 짜증나고 그런거죠
    술도 같이 마시기 싫고 보기만해도 짜증이 솟구치는거 같네요
    님이 잘못해서가 아니고 여러 이유가 있을수 있겠죠
    잘 안맞아서 그럴수도 있고요
    일단 대화를 해보셔야 할것 같아요
    그래야 실마리를 풀죠

  • 4. 흐미
    '12.8.22 12:36 AM (110.47.xxx.232)

    너무 비위맞추려고 애쓰지 마세요 ㅜㅜ

    원글님을 최우선으로 대우해주세요!! 원글님이 당당해야 아이도 기댈곳이 생길 것 같아요

  • 5. ....
    '12.8.22 3:43 AM (75.92.xxx.228)

    제가 한 방법 가르쳐 드려요? 남편에게 심리적 중심이 가 있어서 힘든 거예요.
    남편이 연애할 때 잘해줄 때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이젠 안그렇거든요.

    모든 걸 원글님 위주로 생활을 바꿔보세요. 양말 찾아주지도 마시구요.
    어차피 해도 욕먹고 안해도 욕먹어요. 왜 하고 욕 먹나? 내 몸이나 편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안했어요.
    뭘 해도 나를 그렇게 괴롭히려고 작정한 사람이란 걸 아니까요.

    남편이 변하게 되는건, 제가 싸늘하게 변한 걸 느낄 때였어요.
    제 남편은 다른 여자한테 한눈도 팔았는데, 그걸 들키자 마자 태도 확 180도 변하더군요.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은 들추어서 다 캐냈던 걸 후회해요.
    알아봐야 변하는 것도 없는데, 그때는 추궁해서 사실을 밝혀내면 남편이 돌아올 줄(?) 알고 그랬나봐요.

    어쨌거나 그렇게 트집으로 점철된 상태의 남편에게 감정 섞을 필요없이
    내가 노력하나 안하나 나는 어차피 욕먹게 되어있으니 나는 이제 모든 노력을 그만두겠다.
    이렇게 선언을 하고 정말 모든 노력을 관두었어요.
    저는 봐주다보니 정말 적반하장으로 이혼소리까지 들었거든요.
    진짜 끝이다 싶으니까, 남편이 또 다시 매달려요.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그 다음부터 밥도 잘 안해주고 삽니다. 지금 남편은 제게 밥도 해다바칠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굴어요.
    그제야 깨달았는데요. 내가 내 행복을 최우선으로 두고 내 몸 챙기고, 내 건강 챙기고
    그렇게 살 때에 제 남편은 더 행복하다는 거였어요.

    이제까지 남편 위주 자식 위주로 살았는데요. 나는 심리적 안정을 남편에게서 찾았었는데,
    남편은 나보다 더 저한테 의지를 하고 있었던 거더군요.
    그러니 제가 아프거나, 기분이 안좋거나 하면 남편 기분은 더 난리가 나고...
    뭐... 저희 부부 경우엔 그랬던 거 같아요.

    어차피 이대로 가면 이혼이잖아요. 원글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러면 미쳤다 생각하고 초이기적으로 한번 살아보세요. 어차피 이혼으로 치닫을 상황이면요.
    밑져야 본전이예요.
    그나마 내가 좀더 편하고 좀더 손해덜 보는 방법일꺼예요.

    저는 이혼하면 이제까지 지지리 궁상으로 살며 돈 모아놓아보았자 남 좋은 일 시킬꺼였으니
    한번 써보기나 하자. 이러면서 막 나갔어요.
    맨날 구경만 하던 그릇도 지르구요. 미장원 가서 원하던 스타일로 머리도 하구요.
    화장품도 사보구, 평소엔 하지도 않던 가짜 속눈썹도 붙여보구요.

    근데 참 웃긴건요. 저는 미친 척하고 한 건데, 하나 하나 할 수록 남편이 더 좋아하더만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경우니까, 원글님한테 적용이 안될 수도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지, 꼭 이렇게 되리라는 건 보장 못해요.
    하지만, 그런 거 하면서 내가 즐거웠으면 되는 거니까요.

    그렇게 남편한테 섭섭하면 하나씩 지르다가, 나중엔 주방 가전을 싹 갈아버리는
    간이 배밖에 나온 짓까지 했답니다. 아... 남편이 집 나가서 2년을 안들어왔다는
    배경설명이 빠졌군요. 여하간에 미칠 것 같을 때 그랬어요.
    저는 정신과 상담도 받고, 약도 먹고, 운동도 했음에도 쇼핑 떼라피가 아주아주
    제 정신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내 인생을 나를 위해서 살겠다고 피눈물 흘리면서 결심했지만, 그래도 잘 되지 않았는데
    3,4년 지나니 이젠 좀 되는 거 같아요. 요즘은 힘든 일 있으면 남편 시키구요.
    그 대신 막 잘해주고 칭찬해줘요. 아이가 아플 때에도 내가 너무 힘들꺼 같으면
    아이를 남편한테 넘기던지 이젠 아이가 좀 커서 그냥 좀 고생하게 내버려두고 저는 좀 쉬어요.
    내가 무너지면, 온 가족 다 무너지길래, 예전처럼 내 몸 부서져라 하는 걸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애씁니다. 그래도 남들보다는 자식한테 잘한다 말 들어요. 내 기준에 못미쳐서 그렇지.

    제가 원글님 상황이라면, 일단 시댁에 안갈겁니다. 건강이 안좋으시다니 핑계꺼리 좋네요.
    남편 삐지면 그냥 내버려둡니다. 내 기분까지 상할 필요없으니까요. 그리고 거기에 말리면 안됩니다.
    더 나락으로 빠져요.
    술 한잔 하자 그러면, 남편한테 니가 사와라 그러던지, 아니면 사온 술 내가 싹 다 마실겁니다.
    지금 안먹으면 없어. 이러면서. 유치하지만, 맛난 안주 아주 맛나게 먹어줍니다. 냄새 퐁퐁 풍기면서요.
    너 이러면 너만 손해야. 하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는거죠.
    담배 피고 밀치고 집 나가고 그러면, 그날 밤에 아이랑 조용히 사라져줍니다. 핸펀 전원 끄구요.

    게시판에서 보면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고들 하시잖아요. 그 말 진리예요.
    그리고 제가 막 나가는 사춘기 아들같은 남편을 다루는 방법은 저런거예요.
    너는 그래라. 나는 너한테 휘둘리지 않고 내 인생을 살겠다.
    말은 쉬운데, 어지간히 막바지로 내몰리지 않고는 사람 참 바뀌기 힘들더군요.
    저두 지옥을 몇번이나 경험하고야 겨우 좀 바뀌었어요.
    내가 나 자신 바꾸기도 이렇게 힘이드는데, 남인 남편을 바꾸는게 말이나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냥 나나 행복하게 살자 그래야 손해본 기분이라도 피한다.
    그렇게 생각해요 전.

    말을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썼지만, 사실 저만큼 무르고 자존감 낮은 여자도 없을꺼예요.
    죽을 고생하고 조금 변했죠. 그냥 하루하루 오늘 내가 뭘 하면 재밌을까 그거만 생각하고 살아보세요 원글님.
    그렇게 살면 오히려 남편이 더 원글님 주변을 맴돌꺼예요. 안그래도 그만이구요. 어차피 나는 내가 재밌는 거 하고 살았으니까,

  • 6. 역시82명문장.......
    '12.8.22 5:56 AM (58.236.xxx.5)

    점....님 감동입니다.
    제가 다 감사합니다.
    여자로 태어나서 엄마로 산다는건 지혜롭고 현명해야한다는 뜻......
    저마다 처해진 입장이 다르고 케바케라고 하지만
    경험에서 오는 진심으로 쓰신 글이어서 그런지 전 좋은 대처방법이라고 공감합니다.
    언제나 원글보다 댓글에 감동받는 저는 이름모르는 점넷님께 감사합니다.
    이댓글 보관하고 혼자 오래 보고 싶습니다.
    댓글님 원글님 오래오래 행복하시기를... ^^

  • 7. ,,,
    '12.8.22 1:57 PM (1.236.xxx.83)

    점....님 감동입니다,..........2

  • 8. ...
    '12.8.23 12:35 PM (210.206.xxx.175)

    정말.. 남자들은 어리석네요. 지복을 지발로 차는 꼴이라니..
    점넷님처럼 해야 저희 남편도 정신좀 차릴까요

  • 9. 점....
    '12.8.29 10:36 AM (203.234.xxx.155)

    님. 저도 진심 감동입니다. 영원히 행복하세요.

  • 10. 아까운 내 청춘
    '12.9.2 6:09 PM (59.20.xxx.153)

    수학보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경험담이네요.
    진즉에 알았더라면 ...

  • 11. 천년세월
    '18.8.15 6:01 AM (175.223.xxx.35)

    결론은 자기족쇄를 스스로 가져다 차는 찌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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