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메밀전 더 먹겠다는 남편 면박 준 글 보니까..

막국수 조회수 : 4,312
작성일 : 2012-08-21 18:23:24

 

한참 사춘기 민감하고 예민하던 중학교 1학년 때

외가집 대가족들이랑 강원도 여행갔던 적이 있어요.

저희 엄마는 친엄마가 아닌데 제가 어릴때부터 오셨구요.

엄마가 결혼하고 낳은 여동생과 차별대우를 많이 당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외가쪽 친척들과 제가 너무너무 친해요.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도요.

오히려 같은 핏줄인 제 동생이 욕먹고 있는 형편...ㅎㅎ

암튼 그 여행에 이모네 지인분들도 함께 동행하셨는데

거기에 제가 좋아하던 첫사랑 오빠도 있었죠.

 

어느 유명한 막국수집에 단체로 들어가 막국수며 이것저것 먹는데

양이 좀 부족했어요.

어릴때부터 엄마한테 나댄다고 많이 맞고 살았던터라ㅋㅋ 더 먹겠다 그런말 못하고 살았는데

분위기가 다들 사리 하나씩 더 시키는 분위기라

저도 분위기 타고 용기를 내서 나도 사리 하나 더 먹을래 하는 순간

저~~~쪽 자리 끝에 있는 엄마가 대뜸

뭘 너까지 더 먹어. 배통도 크지. 넌 그만 먹어.

큰소리 그러셔서 정말 개무안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귀까지 빨개졌었는데

그 이유중 하나는 저보다 한살 더 많은 첫사랑 오빠가 안쓰러운 눈으로 저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흑흑ㅠㅠㅠㅠ

급 생각 났네요.

이게 그닥 큰일이 아니긴 하지만

그 당시 정말 엄청난 상처와 쪽팔림, 무안함을 느꼈었거든요.

 

지금은 제가 시집가고 엄마랑 그냥저냥 표면적으로는 잘 지냅니다.

김치도 얻어다 먹으면서..........ㅎㅎ

IP : 60.196.xxx.12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12.8.21 6:26 PM (180.67.xxx.11)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것 같지만 마음 아프네요.
    더 행복하게 잘 사시길...

  • 2.
    '12.8.21 6:27 PM (118.222.xxx.120)

    먹는거가지고 그러는게 제일 서럽고 싫죠
    그글읽고 진심 황당했음
    남편이 불쌍

  • 3. 글로 접해도
    '12.8.21 6:28 PM (121.145.xxx.84)

    제가 다 무안하네요 ㅠㅠ 음식타박 주는 사람들 미워요 ㅠㅠ
    오히려 우리집은 엄마아빠가 풍성하게 드시고 우리남매가 적게먹는편이라
    그런타박은 안당해봤는데..항상 더 시킬래? 더먹을래? 하는 지인 친구들밖에 못만나봐서
    먹을거 가지고 무안당하면 진짜..ㅠㅠ

  • 4. 그분
    '12.8.21 6:31 PM (211.110.xxx.180)

    닉네임이 힘듦.이던데 그분보다 그분이랑 사는 남편이 훨씬 힘들 것 같아요.
    근데 전 반대로 무안했던적이...ㅎㅎ;;;
    평소에 제가 먹을걸 좀 좋아하는데 친척들이랑 외식하는데 그날따라 너무 배가 부른거에요.
    그래서 그만 먹으려는데 친척들이 'xx는 없어서 못 먹는거니? 더 시켜줄게~'라면서 사양하지 말라고 그러고 막 더 시켜주셔서...ㅠㅠ;;;
    왠지 내가 식충이로 찍혔나 하는 생각 + 그래 먹으라고 할때 먹자....하는 생각이 막 교차하더라고요.

  • 5. 나난
    '12.8.21 6:31 PM (125.130.xxx.99)

    정말 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아픈 기억이네요..
    맞아요..먹는거 갖고 그러는거 정말 무안하고 창피하고..
    더구나 첫사랑 오빠앞이었다니..속상하셨던 기억이네요.

  • 6. ..
    '12.8.21 6:32 PM (223.62.xxx.56)

    그냥 맘이 짠하네요.

  • 7. .......
    '12.8.21 6:41 PM (123.199.xxx.86)

    엄마가 한번씩 마음 아파하는 사건이 있어요.............
    아주 어릴 적...행상하는 아줌마가 우리집에 들렸는데...우린 그 때 삶은 고구마를 먹고 있었어요..
    행상아줌마가 돌아다니다 배도 고프고 지쳤는지 물건 팔 생각은 안하고 삶은 고구마만 쳐다보는거에요..
    그걸 보고 엄마가 고구마 두개를 접시에 담아 줬는데..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정말로 개눈 감추듯이 먹어 치우더군요...그리곤 넌즈시....엄마에게 저~기..고구마 하나만 더 주시면 안될까요..ㅠ...라고 하는 걸...엄마가 염치없다고 면박을 주고 내쫒았던 적이 있어요..ㅠ...그 당시......다들 어려울 때라...우리 식구들 입걱정해야하는 처지였어요..그 일을 두고 두고 마음 아파하네요..고구마 한개가 뭐라고 그렇게 면박을 줬을까하면서...ㅠ........정말 먹는 거 가지고 그러면 안되는 건데요..

  • 8. 에구구
    '12.8.21 6:42 PM (116.39.xxx.99)

    예민한 여중생이 많은 사람들, 그것도 짝사랑하는 오빠 앞에서 얼마나 민망했을지...
    눈앞에 그려지는 것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 9. 아~
    '12.8.21 6:53 PM (61.102.xxx.175) - 삭제된댓글

    글로만 봐도
    맘이 아프네요.

  • 10. 아휴
    '12.8.21 7:09 PM (116.38.xxx.72)

    넘 맘아픈 글이네요. 님은 밝게 작으셨지만....ㅠㅜ
    그 예민한 시기에 다른 것도 아니고 먹는 걸로 그리 면박을 주다니요. 돌도 씹어삭힐 나이인데...
    제 맘이 다 아릿해요.

  • 11. ...
    '12.8.21 7:16 PM (1.243.xxx.46)

    너무 하네요. 가슴 아파요.
    그래도 원글님이 씩씩하고 성격이 좋으신 것 같고, 그 외갓집 식구들이 잘 대해주셨나봐요.
    잘 극복하고 행복하게 잘 사시는 것 같아 듣기도 좋습니다.

  • 12. 먀옹
    '12.8.21 7:22 PM (124.49.xxx.36)

    그 시절의 님 옆으로 돌아가서 괜찮아 괜찮아 등을 토닥여 주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870 철수씨는 1000만원 탈세하고 1500억 기부했다 그네 너는? 9 그래 2012/09/27 2,003
157869 시어머님들 당일날 친정가면 서운한가요? 33 며느리 2012/09/27 4,314
157868 딸아이의 전화 9 행복한 엄마.. 2012/09/27 1,824
157867 자녀교육에 관련된 책 좀 추천해주세요 ㅎㅎ 2012/09/27 798
157866 9월 27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9/27 838
157865 파마한 머리가 원하던 거랑 너무 다르게 나왔어요. 2 인나장 2012/09/27 1,625
157864 60대남자 벨트 추천_꼭 부탁드립니다. /// 2012/09/27 3,162
157863 안철수 옹호는 하지만 팩트만 하세요 24 ... 2012/09/27 1,851
157862 안철수 다운계약서 당시에는 행자부과표 선택할수있지않았나? 1 2012/09/27 1,015
157861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물건 구입했는데요..도움주세요^^ 2 구매대행결제.. 2012/09/27 1,011
157860 과외선생님 학부 여쭤보는거 7 결례인가 2012/09/27 1,906
157859 중고가전 처리 어떻게 해야하나요? 5 .. 2012/09/27 1,361
157858 저도 고백합니다 8 2012/09/27 3,431
157857 영어해석 부탁드립니다. 3 부끄럽네요 2012/09/27 778
157856 교습소쌤에게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요? 3 중1 2012/09/27 1,244
157855 다운계약서는 매도자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으려는... 17 존심 2012/09/27 4,209
157854 모던패밀리 시즌4 이제 시작했죠? 1 아옥 2012/09/27 2,279
157853 컴플렉스, 평생을 따라다녀요 5 뛰는놈 2012/09/27 2,261
157852 알려주세요. 마늘소스 2012/09/27 856
157851 철수 사과했는데 일벌백계를 요구하네.. 5 .. 2012/09/27 1,878
157850 수능후 논술학원 추천해 주세요 1 수험생맘 2012/09/27 1,714
157849 남편 눈썹이 반토막이에요 ㅡ.,ㅡ 5 눈썹 2012/09/27 2,222
157848 2006년 1월前에 쓴 다운계약서 합법인가요? 5 2012/09/27 1,375
157847 싸이 질스튜어트 마델 영상 6 .. 2012/09/27 2,572
157846 60대 아버님 벨트 브랜드 꼭 추천부탁드립니다. ... 2012/09/27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