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2개월과 이제 막 돌지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전업맘입니다.
남편이 퇴근이 많이 늦어요.(11시~12시)
근데, 요근래는 그래도 8~9시쯤 퇴근하는 날도 가끔 있고, 그런 날엔 아이들 목욕을 도맡아 해줍니다.
주말에도 종종 못다한 일이 있다며 사무실을 다녀올 때도 있고 그래요.
일 때문에 그러는거니 그건 이해합니다.
그런데...
주말에 남편이 피씨방에 가서 게임을 하거나, 아님 사우나에 가고 싶어해요.
물론 제 눈치보느라 대놓고 가겠다고는 못하고,
아이들이랑 집에서 놀아주거나, 목욕이나 물놀이를 해줬거나, 같이 마트를 다녀오거나...
나름 자기 생각으로는 자기가 해줄만큼 해줬다 싶으면 그 보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이거지요.
근데 전, 이게 이해가 되면서도 되게 얄미운거예요.
일때문에 어쩔수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밖에서 술 전혀 안마시고,
아이들 끔찍히 여기는 가정적인 남편이고, 저보고도 아이 둘 다 어린이집 보내고 운동도 다니고,
바람쐬러 다니라고도 하는 사람입니다만,
주말에나 겨우 얼굴보고 대화다운 대화 할 수 있는 남편, 같이 있어줬으면 좋겠는데..
둘째가 아직 어려서 떼부리거나 징징거리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덥고 힘들어서 같이 있어주면 힘이 덜 드는데..
남편은 어쩔 땐 집에 들어오기가 부담스럽다네요.
자기처럼 바삐 움직이고 일하는 사람은 집에서 멍~하니 가만 있는 걸 못견딘대요.
자기같은 남편 없고, 다른 남자들은 다 밖에 나가서 자기 시간 갖는다고..
아주 이해못하는건 아니예요.
근데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집에 들어오기 부담스럽다느니, 가족이랑 같이 있는 시간을 멍~하니 있는다느니
너무 기분나쁘고 불쾌해서 당신은 성향이 조금만 더 엇나갔다면 가정을 꾸리지 말아야 할 사람같다고 했네요.
사실, 이 사람이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나요.
근데, 일에 관련해서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어서 윗사람한테 늘 특별케이스로 늦은 출근을 해요.
집이 일산인데, 만약 다음날 아침 8시까지 강남을 갈 일이 있다...
그럼, 그 전날 강남 근처 사우나에서 잠을 잡니다.(집이 용인이었을 때도 그랬구요..)
이유가 어찌됐든, 외박이죠. 그걸 사실은 굉장히 자주 했었어요.
그랬다가 제가 너무너무 싫어하는 걸 아니까 안하려고 애쓰기는 하는데
제가 허락만 한다면 그런 일 있는 족족 외박할 사람이네요.
이런 성향과 더불어, 집에서 가족들이랑 같이 보내는 시간마저도 멍~하게 있는 시간이라고 말하니
할 말 아닌 줄 알면서도 막말 던졌어요.
그랬더니,
자기는 남들보다 3~4배 많이 움직이고, 일하는 사람이고
집에서 육아살림하는것보다 나가서 일하는게 더더더더더 힘들다...(자주하는 레파토리예요.)
알죠. 세상이 점점 살기 힘들어지고, 정글같고, 남의 돈 벌어먹기 치사하고...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알아요. 저도...
근데, 저 얘기를 참 자주해요.
혼자 일하는게 억울한가, 세상에 대해 억울한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고, 집에서 육아 살림 해보지도 않아놓고 함부로 말하는 저 태도가 정말정말 밉고, 화가 나요.
니가 아무리 힘들어도 나만큼 힘들어??? 늘 이 생각이 깔려있는 것 같아요.
피씨방에서 게임을 하든, 골프를 치든, 사우나를 가든...
약속한 시간이라도 지켜주면 좋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래도 정말정말 가고 싶다하면 아 그래 가라 가!! 하고 보내주겠는데
한동안 주말에는 내내 집에 있길래 왠일이야 했더니 저랑 부딪히기 싫고, 눈치보는게 싫어서 안 갔던 거더라구요.
제가 남편을 너무 갑갑하게 하고 옥죄는 건가요?
일요일 저녁에 그렇게 다투고 아직까지 냉전중이라 말도 안 섞고 있는데
하아~ 마음이 답답하고, 그래 내가 양보하자 했다가 그 맘 또 돌아섰다가..그러네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