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어려요. 두돌도 안됐어요.
일이 야근이 너무 심해요. 얼마전엔 한 석달을 아침에 9시 출근하면 새벽 2,3시에 퇴근하고 주말 토, 일 다 출근
하고. 근데 신랑이 같은 직종에 있어서 신랑도 그렇죠.
일이 프로젝트성이라 없을땐 아에 일이 없지만 그런적이 거의 없어요 9월부터 또 다시 새 일 들어가면 한 몇달 또
죽어 날꺼 같네요.
아기봐주시는 시터 할머니가 이유식을 못해서 12시 1시에 애 이유식 해놓고 공부하고(회사일이
공부를 많이 해야 되는 일이라) 한 3시쯤 자면 애가 4시쯤 깨서 우유먹고 7시면 아침에 일어나고 하니
하루에 3,4시간씩 자면서 항상 버텼어요. 시댁 친정 다 시골이라 도와줄 사돈에 팔촌 하나 없고
시터도 출퇴근이라 시터할머니 퇴근 시간 맞춰 누굴 보내려면 진짜 전쟁이었어요.
신랑이 정말 애도 잘보고 집안일도 잘하고 남동생이 우리집 근처로 이사와줘서 동생이 많이 퇴근시간 맞춰서
집에 가주고..겨우겨우 버텼어요.
야근한다고 야근수당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일이 많아요. 요즘 저희쪽 직종이 힘들어서(컴퓨터 관련일이에요)
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정말 일이 넘치고 넘쳐요. 좋은건지....
보안때문에 회사 일을 집에 가져와서 할 상황도 안되고. 애 때문에 일찍 가야 겠다는 말은 정말 안나와요
얼마전엔 애가 아파서 일주일이나 휴가 내고 애 입원시키고 회사 돌아와 파김치 되있는 절 보더니
몇몇 남자 직원들 왈.
- 애 봐주는 사람한테 돈 그래 주고 나면 뭐 크게 남지도 않겠구만 애나 보지...애는 엄마가 키워야 되는데
그래서 우리 와이프 일 안내보내요 난.
입을 그냥 확. ㅋㅋㅋ..
전에 하루 휴가때 아기랑 도시락 싸서(이유식 도시락..ㅋ) 한강에 돗자리 펴놓고 놀다가 지나가는 애기 엄마들이랑
또 앉아서 수다도 떨고 정보도 듣고. 아...너무 좋더라고요. 전 정말 그런 정보가 있는 줄도 몰라서 이래서 애기 엄마들하고
친하게 지내야 되나 싶고. 너무 행복해서 그만둬야지 오늘은 그만둬야지 이럼서 계속 회사에 나오고 있네요.
대부분들이 남자들이라 여자들 상황 특히 애 있는 엄마의 상황 전혀 이해 안해줘요. 자기들도 애 있고 와이프 있음서.
회사 오면 애딸린 아줌마가 아니라 그냥 내 일 나눠야 하는 내 옆 직장 동료에요. 그게 맞아요. 그 이상도 안바라고
특혜 받을 생각 없어요. 근데 몸이 진짜 너무 힘들어요.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애랑 놀고 나면 전 정말 월요일이 너무 행복해요. 그나마 애 없는데서 차라도 한잔 하면서 쉬고.
항상 남한테 애 맡기고 나와서 마음은 늘상 불안하고 회사선 위로 아래로 다 눈치보이고 고가 평가때문에 해야 되는것들도 많고 일 자체도 너무 많고 혼자 해야할 공부도 너무 많고 집에오면 일거리 한가득.
가끔 몰래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어요...ㅎㅎ.
집도 늘 깨끗이 싹 정리하고 아기한테 맛있는거 뭐 좀 해줄까 고민하고 문화센터도 같이 다니고 애기 엄마들 만나서
수다도 떨고 우리 애기도 다른 친구도 만나고 그러는 생활들. 동경해요.
얼마전에 MBC아나운서인가 앵커인가. 그분이 육아를 위해 사직한다는 말 듣고 아..멋지다 싶었어요. 그 자리 내놓기
쉽지 않을텐데 아이의 그 때. 엄마가 필요한 그 때를 위해 자기의 한 부분 포기하는거.
가끔은 일 바득바득 다니는 제가 너무 제욕심만 차리는거 같아 아기한테 너무 미안하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