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견이 죽으면 그렇게 정신이 없나요?

그녀 좋아하진 않지만 조회수 : 3,089
작성일 : 2012-08-21 11:05:19

지금도 한마리 기르고 있고 오년전 잠시 기르던 강아지가 어려서 죽었지만

죽음을 기다리는 동안 생각처럼 패닉이 되고 카오스가 되고 그러지 않던데요..

사고사 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이라면 당연히 그렇겠지만

아픔에 괴로워 하는 아이가 차라리 빨리 그 고통이 끝났으면 좋겠고(그 끝나는 방법이 죽음이 아니라면 더 좋겠지만요)

파보로 장 내벽이 녹아 나오는 설사를 겪는 한줌만한 강아지에게 생명(=고통)을 연장하는

링거줄을 내손으로 뽑아버리고 아이품에 안겨 죽어가는 한시간여동안

점점 편안해져 가는(=죽어가는) 강아지의 표정을 보며 우리 가족들의 마음도 이상하리만치 편안해져 갔습니다.

도리어,그 이전의 몇날 몇시간은 정말 정신이 없었던 게,통증이 한번 지나갈 때마다 털 덮인 그 작은 강아지 얼굴에도 쓰나미 같은 아픈 표정이 나타납니다. 그때는 보는 이의 가슴에도 작은 바늘 하나는 꽂는 것 같이 아프고 놀랍고 걱정스럽고 정신이 아뜩해지고 눈물이 활칵 솟아요.

끝내 평화로운 얼굴로 잠든 강아지를 보니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보며 이걸 어째 하며 흐르던 눈물도 어느덧 마르고

어쩌면 아픔에서 벗어난  걸 축하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고등학생이던 딸아이들이 번갈아 강아지를 안고

눈물 마른 벌건 눈으로(베스트 글의 그녀 얼굴과 비슷한 표정입니다) 엷은 미소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연히 우리와 더 오래 함께 있을 줄 알고 그동안 찍어주지 못했던 사진 늦었지만 남기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옛날 어느 안방마님은 벼슬 받은 (아 그놈의 낙점을 무르와..ㅠ.ㅠ) 집안 아저씨가 선물한 바늘 하나를 부러뜨려 먹고 눈물 젖은 조침문을 남겨 수백년이 흐른 한글전용시대에 수십만 학생들을 괴롭히셨는데

내가 사랑하던 강아지의 탄생을 기념하듯이 죽음의 순간을 함께 하고 남긴 게 무슨 잘못이라고

오만 욕을 먹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안 좋은 거,안 이쁜 걸 사진 찍는 데에 반감이 큰 것 같아요.

안 좋고 안 이쁜 것도 내 물건 내 가족 내 일인데 말이죠..

그 댓글 중에, 뭐라도 덮고 찍던가..하는 글도 있던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아직 안 죽은 것 같다는 글이 있을 정도의 살아있는 듯 따뜻한 아이일 겁니다. 기르던 그녀의 눈에는 입이라도 맞추고 싶을 정도의 사랑스럽고 아까운 애견인 거죠.

죽은 강아지 얼굴에 흰천 덮고 사진 찍었으면 그땐 보기 좋다고 했을까요?

뭐가 엽기라는 건지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요.

IP : 122.32.xxx.12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람마다
    '12.8.21 11:12 AM (211.110.xxx.180)

    다 다르겠죠.
    전 제가 키우던 반려동물 죽었을때 진짜 내가 죽겠더군요.
    솔직히 저는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충격이랑 비슷했어요.
    그 후로 강아지 못 키우고 충격속에서 10년을 살았습니다.

    사실 저도 강아지 죽으면 마지막으로 같이 있는 모습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평소 행동 때문에 욕먹는거 아닐까요?
    자기가 키우던 고양이 죽은거 박제로 만들어서 초반에는 그 박제를 어깨에 달고 나왔죠. 자기 입으로 말했었어요. 이거 자기가 키우던 고양이인데 죽어서 박제 만든거라고..;;;
    사진을 봐도.... 어째 강아지보단 자기 얼굴에 초점이 맞춰진게....또 저라면 그렇게 사랑하던 강아지의 죽은 모습 공개 안해요.
    정말 예쁜 모습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거든요.
    평소 행동때문에 그럴꺼에요.

  • 2. ...
    '12.8.21 11:17 AM (119.197.xxx.71)

    다 떠나서 저는 저 여자 정상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면을 말해보면 강아지가 죽은건가요? 가족이 죽은거잖아요.
    아무리 사람과 동물이 다르다고해도 가족이 죽었는데 그 사진 찍어서 올리는 사람이 정상입니까?

  • 3. ㅇㅇ
    '12.8.21 11:21 AM (183.102.xxx.207)

    저도 개를 많이키워서 네마리를 먼저 보냈는데
    상황이 달랐으니 슬픔정도도 달랐지만 사진찍을 생각은 상상도 못했어요
    요즘엔 장례를 치뤄주고 관에넣을때 사진도 찍고 그건 이해하는데
    내가 우는 모습을 찍는다는건 정말....쇼하는것도 아니고....
    가족이나 누가 그상황에서 내가 우는모습을 찍는다면 카메라 집어 던질거같네요

  • 4.  
    '12.8.21 11:28 AM (58.124.xxx.39)

    '셀카'라잖아요. 기자나 이런 사람들이 찍은 것도 아니고.
    핸드폰 '카메라 모드' 잡아가지고
    한 손으로 멀리 카메라 들고
    고개 돌리고 자세 잡고 찰칵......

    '가족'이었다고 이야기를 말든가.

    혹시 낸시 랭은 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시신 앞에서 셀카 찍진 않았을까요?
    '가족'이 죽었는데 시신 앞에서 셀카 찍을 마인드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을 것 같아요.

    할아버지 초상에 양복 입고 뽀다구 안 난다고 투덜거리며 셀카 찍는 남자애도 있었죠.
    아버지 돌아가시는 바람에 게임 계졍 아버지 이름으로 했던 거 날아간다고 투덜거리는 인간도 있엇고...

    참.... 세상이라는 게 그러네요.

  • 5. 변태
    '12.8.21 11:31 AM (175.212.xxx.31)

    싸이코패스 같기도 하고
    암튼 정상인하고는 정말 다른거 같네요

  • 6. 마음이아파서
    '12.8.21 12:56 PM (222.238.xxx.247)

    우리 두 강아지 생각하면 아니 생각하고싶지도않지만 울강아지 죽는다면 아마도 그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하고있을듯....그 큰 상실감에 셀카 찍을생각 나지도않을거같은데...

    가족이 죽었는데 셀카찍을 정신은 없을듯하네요.

  • 7. 혹시님
    '12.8.21 1:17 PM (122.32.xxx.129)

    조침문도 모르면서 단한줄안에서 횡설수설해 가며 정신머리 운운하는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 8. 방울방울
    '12.8.21 2:09 PM (115.136.xxx.24)

    ㅋㅋㅋ 원글안에 조침문을 저런 식으로 표현하신 센스에 혼자 웃었는데

    '혹시'님에게 일침을 가하는 윗 표현도 좀 무섭긴 하지만 넘 웃겨요...

  • 9. 조침문?
    '12.8.21 3:05 PM (211.246.xxx.66)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가족 떠나보내고 글로 애도해요 그거랑 사체 사진 찍어서 남들 보라고 올리는 걸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시나봐요. 아니 그동안 찍은 사진 한 장 없어서 엄절 수 업이 찍고 생각나면 들여다보겠다도 아니고 , 굳이 같이 사진을 찍고 그걸 공개하는 게 개를 정말 가족으로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으로 생각했다면 차마 할 수 앖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 외로움뿐이 아니라 떠난 존재에 대한 예의란 차원에서요. 님이 쓰신 님과 님 따님 얘기를 읽어도 사랑하니까 이럴 수도 있구나 가 아니라 왜 사랑하는 존재에게 이렇게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인 이상하다 마시고 죽은 존재에 대해 내려온 전통과 자세를 생각해보세기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5975 다섯손가락 질문 좀 할게요 바람소리 2012/09/22 1,589
155974 같이 수다 떨면서 탑밴드 보실 분? 35 깍뚜기 2012/09/22 2,195
155973 이쁜옷 파는 싸이트좀 알려 주세요 플리즈 2 ,,, 2012/09/22 2,271
155972 삭힌 고추 1 삭힌고추 2012/09/22 1,428
155971 오늘 코스트코.. 3 .. 2012/09/22 2,644
155970 다시 태어나면 결혼 안하실꺼죠? 70 다시 2012/09/22 13,104
155969 갤2 - 트위터 화면이 동동 울려요.. 구토유발 2012/09/22 1,023
155968 돌잔치에 출장헤어 불러보신분있나요 ... 2012/09/22 1,366
155967 아들녀석들 보신분 계세요? 잉국이 어땠나요? 17 궁금이 2012/09/22 4,527
155966 지금 뭐하세요 17 ,, 2012/09/22 2,102
155965 최근 발견한 좋은곡 3 저도 2012/09/22 2,022
155964 장조림 맛있게 하는 비법 있나요? 13 맛없어 2012/09/22 3,589
155963 다섯손가락 남주 짝눈 9 시러 2012/09/22 2,573
155962 엄마와 떨어져 지낸 기억.. 8 .. 2012/09/22 2,291
155961 시계 반지 중에서 철사를 꼰듯한 브랜드 1 ..... 2012/09/22 1,462
155960 혹시 집에서 엘지티비 보시는분 정우 2012/09/22 1,593
155959 문재인 후보가 내일 오후에 망원동 망원 시장에 부인과 7 어머 내일 2012/09/22 2,196
155958 시댁에 추석선물을 보내려고 주문했는데 시어머니가 싫으시대요 2 이런 2012/09/22 2,516
155957 직장인이 실수령액 50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는 케이스가? 13 실수령액 2012/09/22 10,365
155956 [반박글] 박근혜 "국민삶 무관한 일에 열정 낭.. 8 호박덩쿨 2012/09/22 1,681
155955 책벌레 같은 작은 벌레를 7 ㅠㅠㅠ 2012/09/22 11,777
155954 혈압이 없는데도 뇌졸중이 올수있나요? 2 가을안개 2012/09/22 2,811
155953 선수용수영복 사서 입는데 휴.. 2012/09/22 1,670
155952 분당의 **생선초밥집 정말 황당하더군요..... 21 안젤라 2012/09/22 11,957
155951 아휴~애니팡이 뭔지.. 10 애니팡 2012/09/22 4,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