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아이랑 언쟁을 하고 나니 맘이 편칠 않습니다.
3시경 학교를 파하고 집에 온 아이가 오늘 친구 생일이라 친구들이랑 양재동 어디로 놀러 간다고 하더라구요.
여기는 강북입니다. 양재동까지는 한시간 남짓 걸리겠죠.
생일인 아이가 야구를 좋아해 야구관련 전시회 같은 곳에 가나본데 그 아이가 입장료 내준다고 하고
몇이서 가기로 했나보더라구요.
저는 듣자마자 반대부터 했어요.
중3이 도대체 왜 이렇게 느긋하니? 방학도 짧았던데다 방학 과제 하느라 일주일쯤은 그냥 지나가 버려
영어, 수학공부는 얼마 하지도 못하고 방학이 끝났지 않냐?등등..
아이는 아이대로 화가 나서 친구들한테 못간다고 한 것 같은데 제가 지금 마음이 괴롭습니다.
학원가는 스케줄외에 다른 일들이 생기면 늘 갈등합니다.
친구를 만난다든가 수행때문에 팀별로 모인다든가 개봉영화가 보고 싶다던가 등등 한가지 하는데 한나절 또는 거의 하루를 써야하니 허락을 해주는 경우라 할지라도 쿨하게 해주진 못해요.
영수진도도 그렇게 빠르지 않은 녀석이라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저는 애가 타는데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야속하겠죠?
오늘 몇 시간 더 공부한다고 뭐가 달라져? 즐겁게 놀고 와서 하는게 낫지.
아이말도 틀리진 않아요. 그런데 그런 일들이 자주 있게 되요.
친구 생일이라 나가고, 수행평가때문에 모이고,
예전 다니던 학원 반 친구들 모처럼 만난다, 6학년동창들 만나 잠깐 놀기로 했다등등
나쁜 일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매일 그러는 것도아니고 사생활을 존중해주고 싶긴 하지만
그럼 공부는 언제하냐가 저의 일관된 멘트입니다 .정말 식상하고 듣기 싫겠죠?
놀거 다놀고 잘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저는 그러는 거죠.
그런데 안 놀고 공부한다고 해서 다 잘할수 없고 원하는 학교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아이한테 수도자의 생활을 요구하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부디 저에게 어떤 말씀이라도 좋으니 저를 다스릴 수있는 말씀이나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지혜를
나누어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