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남편과 대판 싸웠습니다.
8시 반에 깬 아이와 놀아주며 밥 차려서
늦은 아침을 열시에 먹습니다.
저는 별 생각도 없고, 남편 한 상 차려주고, 아이는 쫓아다니며 먹여야 몇 숟가락 먹는 아이라
쫓아다니느라 시간 훅 갑니다.
그러는 동안 남편은 먹고, 빈 그릇은 씽크대에, 남긴 반찬은 식탁에 그대로 두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습니다.
외출합니다. 이런저런 구경하고 샌드위치라도 먹자고 어느 까페에 들어갑니다.
안 먹는 애 또 먹이느라, 애 이것저것 만지면서 말썽부리는거 저지하느라,
한참 말배우는 애의 연속된 질문에 꼬박꼬박 답해주느라 정신없는데,
그 앞에서 또 자기 몫 깨끗이 먹어치우고 책 읽습니다.
애 화장실 좀 데려갔다 오랬더니 왜 나한테 이런걸 시키냐는 식입니다.
애는 물론 엄마랑 가겠다고 떼쓰고, 가서는 변기니 뭐니 계속 만진다고 떼쓰고,
아 정말 돌아버리겠어서 목소리가 절로 높아집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저한테만 칭칭 감기며 안아달라는 애, 화가 나서 안아줄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자기가 책을 읽으면 얼마나 읽었다고 그러냐는데,
제가 잘못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