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맞벌이를 하셨어요.
그래선지 늘 지치고 짜증스러운 얼굴로 자식들을 대하셨죠.
어릴 때부터 엄마랑 손잡고 어딜 다녔던 기억이 한 번도 없어요.
한 번도 머리를 빗겨준 기억이 없고, 옷도 저 혼자 대충 걸치고 다녔던 것 같아요.
그땐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가끔 사촌동생의 손질이 잘된 겨울코트나 자기 엄마랑 하하호호 웃으며 얘기하는 게 부럽긴
했지만요.
근데 엄마가 올해 70이신데 어디 갈 때 자꾸 제 팔짱을 끼세요. 그리고 가끔 아가~ 라고 부르시구요.
근데 전 그게 어색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아가라는 소리도 제발 안 해줬으면 좋겠구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을 보는 것도 괴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