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아기를 맞이할 때가 다가옵니다.
그런데, 임신 전 제가 충격적인 일을 경험하고 임신하고 6개월이 넘을 때까지 어지러운 마음과 때론 지옥같은 마음 때문에 잠도 잘 못 이뤘었어요.
잠못 이루며 마음 고생 할 때마다 아가한테 미안했지만, 지옥 같은 마음이 들때면 정말 어찌 제어할 수가 없더라구요.
아기를 생각해서 잊자잊자 했지만, 잊혀지지는 않고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힘들어 정신과를 가서 상담을 받아볼까도 고민을 했었죠...
저에게 그렇게 지옥불을 던져준 사람은 제 바로 위 친언니.
감수성 예민하지만, 언제나 바르고 착실했던 언니가 대학을 가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점점 변하더라구요.
82에서 말하는 지랄총량의 법칙인가요... 차라리 철들기 전 그랬다면 다행이지만 성인이 된 이후 엇나간 언니의 인생은 이젠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엇나가 있습니다..
언니와 관련된 충격적인 일이 임신 전에 있었고, 가족들이 다 알게 된 사실도 있었지만 그건 일부였고 저 혼자 알게 된 일들은... 평온한 삶을 살고 있던 너무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래도 끊을 놓을 수 없는 언니를 위해 저는 가족에게도 아무에게도 얘기할 수 없었기에.... 난생 처음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었을 정도였죠..
가족들이 알게된 사실만으로도 가족들은 큰 충격에 빠졌고... 게다가 부모님은 큰 수술 직후의 병환 중이신 상태...
그렇게 가족 모두에게 충격을 안기고도, 뻔뻔한 언니...
언제나 그랬듯.... 적반하장의 행동... 또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언니...
이제 30대 후반인 언니도 이미 자신의 인생을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한 선택일런지 모른다는 생각에 저는 화가 치밀다가도 어떻게든 언니를 돌이키고 싶고... 그렇게 혼자 끙끙 앓게 되었어요...
어릴 때 나의 언니는 착하고 착실한 든든한 언니었는데, 왜 저렇게 되었을까 수없기 고민하고..
안정적이고 잘 사는 가족들 사이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던 언니가 느낄 상대적 박탈감이 마음 아프고..
어리석기 짝이 없고 비정상적으로 변한 언니를 향해 마음 속으로 비난을 퍼붓다가도, 비정상적인 언니 삶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수없기 고민하고..
이런 상태에서 임신을 하고... 그 어지러운 마음 속에서 임신 생활을 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는지라, 차라리 바빴으면 일에 집중했을 테지만, 임산부에 대한 보호제도가 있어서 업무량도 많이 줄어들었고.. 오히려 그런 여유가 끊이지 않는 생각의 고리로 인해 마음을 더 어지럽게 하였지요.
언니 문제만 아니면, 평화롭고 여유로운 삶입니다.
저도 가족 모두에게도..
병환을 회복해가시는 부모님께 매일 전화 드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 오직 건강만을 생각하시라고 잘 지내듯 안부전화를 드리지만, 제 마음은 이미 지옥이었어요.
아가에게도 미안해하면서도 끊을 수 없는 생각의 고리....
충격적인 일과 언니에 대한 생각의 고리...비난 고민 죄책감 대책 울분 두려움... 평생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경험과 고민을 하필 임신 중에 하게 된거지요....
임신 6-7개월이 지날 무렵은 좀 나아지긴 했습니다...
여전히 뻔뻔하지만 가족들에게 언니의 연락이 왔고... 잘 지낸다는... 믿을 수 없는 그 말이... 사실 그 말 만으로도 가족들에겐 그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시점을 후로... 좀 마음을 돌이켜 보고자 노력했고 어느 정도 다잡을 수 있었던 것 같구요. 그래도 문득문득 치솟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출산을 앞둔 지금... 두렵습니다.
아기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지옥같은 마음으로 보낸 것이...
아기 역시 힘들고 괴로웠을까봐... 너무 미안해요...
임신 중 이런 시간을 보냈지만.... 아기만은 밝고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간절하게 기도합니다....
저처럼 임신 중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제 바램대로 밝고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를 두신 분이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