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먼저 제가 좀 아주 많이 쪼잔한 형수인건 알고 있습니다.;;;
시동생은 올해 32살이고 다음달에 결혼을 합니다.
근데 약이 올라서 축의금을 안주고 싶은데, 아직 결정 못내리고 갈팡질팡하는 중이라 조언을 구합니다.
일단 제가 결혼할때는 아무것도 없었구요.
그당시 학생이긴 했지만 군 제대하고 한달 용돈을 60정도 쓰고 있는 26살 휴학생이었습니다.
저도 딱히-남자고 학생이라 그런거 잘 모를테니 축의금을 바라진 않았지만, 결혼 축하한다며 커플컵이나 알람시계 사온 사촌동생들과 비교를 아예 안할수는 없더군요. 음.. 결혼 당일날 비가 아주 많이 와서 저와 남편이 식장에 좀 늦게(식 30분전)도착했다고 욕은 좀 먹었습니다. 어른들도 한마디씩 하셨지만 시동생이 제일먼저 큰소리로 정신이있는거야 운운해서 울컥 좀 했죠. 나중에 지내면서 보니 원래 어른에게도 그렇게 막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살면서 하도 미운짓을 많이해서 제가 좀 많이 싫어해요, 시동생을. 철도 없고요.
남편에게는 쟤가 내동생이었으면 정신차릴때까지 가둬놓고 쥐어팼을거란 소리도 몇번이나 했습니다.
시어머니 외출하셨다 늦으시면 아버님도 좋아하시진 않는데요, 시동생은 전화로 언제오냐 성질내고 쫄쫄이 굶었다 난리가 납니다. 덕분에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늦으시면 제가 가서라도 밥을 차려줘야합니다. 밥, 국, 반찬 다있고 꺼내만 먹으면 되는건데도 안해요. 라면을 먹더라도 다른사람이 끓여줘야합니다. 아주 귀찮아 죽겠어요.
어머니가 요앞에가서 간장이라도 한병 사오라고 시키면 쌍욕을 하고 대문을 발로 차고 나갑니다. 못참고 어머니한테 왜그러냐 하고싶은데 어머니가 먼저 쟤 성격이 원래 저렇다며 감싸셔서 제가 나무라기도 웃긴 상황이 되네요.
남편이랑 연애할때는 누나 하다가 결혼하고 형수(님자는 붙었다 떨어졌다 합니다)하다가 나중에는 어른들 흉내내서 **엄마 그럽니다. 왜 그렇게 부르냐고 정색했더니 **엄마 맞잖아요 이럽니다. 하도 제가 정색해서 그런지 지금은 다시 형수님 하지만요. 그때 생각하면 진짜 지금도 뚜껑이 팍!! 아이고...
시동생 밉상짓 진상짓 얘기하면 끝도한도 없을테니 각설하고요.
제가 결혼하고 애기가 아주 늦게 생겨서 이제 20개월인데요. 돌잔치에 결혼할 여친이랑 50을 주더라구요. 안받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찔러넣어주시길래 그냥 받았습니다. 시동생이 직장 다닌지 이제 1년정도 됐고 첫직장이라 엄청 힘들다 이만큼 일하는데 월급이 적다 툴툴거리는걸 여러번 봤기 때문에 안받고 싶었습니다. 이건 나중에 시동생이 아이낳으면 그대로 갚아줄 생각입니다. 이게 제가 결혼7년간 시동생에게 받은 유일한 겁니다. 정확하게는 제가 아니라 조카에게 준 거지만요.
제가 제일 최근에 열받았던건요. 얼마전에 예물을 하러 가는데 저도 같이 가게 됐습니다. 예비안사돈어른에 예비동서, 제 시어머님과 시동생이 가는데 제가 거기 왜갑니까? 어머니가 같이갔으면 하도 그러셔서 복잡한 종로 자신없어 그러신가 싶어 따라갔습니다.(여긴 지방 소도시고 시어머니는 사람 조금만 많아도 적응안돼 힘들어 하십니다.)
아니. 솔직히요. 자기네 한복하고 예물보러 가는데 어른들은 스스로 좀 챙겨야 하는거 아닙니까?
저랑 시어머니랑 예비안사돈어른 셋이 택시타고, 저희 둘은 따로 오겠다며 쌩하니 가버립니다. 물론 터미널에서 한복집으로, 한복집에서 종로 예물가게로 제가 어른들 모시고 택시타고 길안내며 가게찾기며 다했습니다. 택시비도 제가 냈고요. 점심은 바쁘니까 간단하게 칼국수 먹자 하고 시어머니가 계산하셨습니다. 종로에서 예물 다 고르고 차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시원한것좀 마시고 쉬자며 근처 던킨 들어가서도 전 이거 마실래요 하고 쏙 앉아서 제가 어른들 드실 음료까지 다 여쭙고 주문해서 가져왔고요. 얄미워서 서울역까지 가는 택시, 어른들하고 같이 얘기좀 하라고 제가 두번째 잡은 택시
(택시도 제가 둘다 잡았죠)탔는데 그냥 저랑 같이 타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더 내릴때 도련님 잔돈 있어요 물었습니다. 약올라서도 그렇지만 진짜로 현금이 5000원정도 있는데 은행을 못들렀어요. 6100원인데 카드로 내기도 미안해서요. 근데 저 지갑이 없는데요 이러는 겁니다. 아까 한복집에서 주머니 불룩한거 싫다고 제 앞에서 예비동서 가방에 넣었거든요. 와... 할말이 없대요. 내려오는 길에도 같이 즐겁게 얘기하고 가시라고 혼자 따로 앉겠다고 그러더니 나중에 보니까 음료수를 혼자 사먹었더라고요. 저는 예비동서 될 여자분이랑 나란히 뒤로 앉아 어른들 어색하지 않게 계속 화제를 꺼내느라 진땀뺐는데요. 내려서 또 택시타자더니 멀뚱하게 서서 덥다고 성질을 막 냅니다. 제가 콜 불러 어른들 모시고 저녁먹자고 제가 예약한 식당 가고요.(오는 차안에서 어른들 의향이며 시동생에게 다 묻고 전화로 예약한겁니다. 저녁 먹긴 먹어야겠는데 패밀리레스토랑은 어른들이 싫어할까요 이러고 손놓고 있길래요) 저녁도 집근처 오리고기집 갔는데 성인 다섯이 55000나왔습니다. 공기밥 하나 추가한게 없어서요, 정확히 기억하네요. 덥고 짜증나고 힘들고 어디까지 이럴건가 싶어 제가 대놓고 도련님이 저녁사는거죠 물었더니 또 지갑이 없답니다. 미치겠습니다. 그 지갑, 도련님 옆에 앉은 여자분 무릎에 놓인 가방에 들었잖아요 하고싶은거 꾹 참고(예비안사돈어른까지 있는데 그런말 할정도로 배포두둑하지 못해서요) 저녁까지 계산하고 어머니 집에 모셔다 드리고 오니 저녁8시반이더라구요. 아침 8시반에 나갔는데...하아...
얼마전에 있던 바로 이 일 때문에 독은 좀 올랐는데요.
원래 형제끼리는 결혼할때 100씩 하는거다, 아랫사람이 안해도 윗사람이 배포를 보여야 한다 그런 애기를 하도 들어서 정작 안하면 어찌 되나 좀 무섭기도 합니다. 시어머니께 살짝 여쭈니 축의금은 그냥 시늉으로 돈 30이나 넣고, 폐백받을때 절값을 두둑히 주라시더군요. 그 두둑히가 얼마인가 다시 여쭈어보니 신혼여행가서 쓸 돈 정도면 안되겠냐 하십니다. 나미쳐;; 남편에게 의논하니 처음에는 냉장고나 세탁기를 사주라길래 콱 물어버렸습니다. 다시 물으니 알아서 하라더군요. 미니가전으로 하나 사주겠다 하고 예비동서에게 뭐 가지고싶은거, 갖고싶지만 돈주고 사긴 좀 그런거로 얘기해보라니까 전기오븐 해달라더군요. 모델 고르는대로 결제해주겠다 해놓은 상태입니다.
저희 대출도 있고, 외벌이에 생활도 많이 힘듭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다 떠나서요-먹고 죽을래도 줄 돈도 없고, 정말 너무 주기도 싫습니다. 꼭 줘야 한다면 그냥 딱 10만원 봉투에 넣어 예비동서에게 살짝 건네주고 말았으면 합니다.
근데 정말 동생 결혼하는데 형이 되서 축의금 한푼 안주면 안되는 겁니까? 도리를 못하는 건가요?
그리고 질문 하나 더. 너무 적게 하면 외려 아니한것만 못하다는데- 형제사이에 10만원은 너무 야박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