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일을 그만두길 원합니다.

고민 조회수 : 4,736
작성일 : 2012-08-17 17:02:00
30대 초반에 결혼한지 1년쯤 됐습니다.

일은 이제 4년차 접어듭니다.
너무나 원했던 직종이었어요. 
해당 업종에 있는 기업이 얼마 안 되고, 일년에 고작해야 서너명밖에 뽑지 않기 때문에
거의 1000:1 가까운 경쟁을 뚫고 합격했죠.

막상 시작해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 일을 너무 사랑합니다.
이 커리어가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그래서 결혼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워낙에 야근이 잦고 불규칙한 일입니다.
출퇴근시간도 명확하지 않고, 
프로젝트가 시작했을 때 몇달은 거의 미친듯이 일하고 잠시 여유롭고...그런 예측 불가능한 스케줄이예요. 

지금 남편은 그것까지 전부 이해하겠다고 하기에 결혼을 선택했지만, 
임신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는 일을 그만두길 원합니다. 

지난주 주말에는 결혼한 후 처음으로 크게 싸웠습니다. 
일을 그만둔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아이가 태어난다면 사람을 고용해서라도 버텨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니
남편은 아이를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 

사실 시어머니가 그 시절에 남편을 친정에 맡기고 홀로 유학을 다녀오실 정도로
전투적인 커리어 우먼이었고 지금도 현역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꾸리고 계신데
남편은 그런 어머니를 둔 어린 시절이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나 봅니다. 

남편은 제 고민이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는 것 역시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본인 혼자 벌어도 충분한데 왜 굳이 일을 하느냐고 묻는군요.
제 일을 남는 시간에 하는 아르바이트로 생각하는건지... 더 화가 나서 싸움만 커졌습니다. 

남편은 지난주 일요일부터 말 한마디 않네요.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남편에게 무슨 대안을 제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시어머니에게 전화드리고 속을 털어놨더니
너 지금 하는 일 그만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당신이 설득을 해 보는 건 어떠냐고 하시더군요. 
이것도 방법은 아닌지라 괜찮다고 말씀드리긴 했는데...지금으로선 암담합니다. 

IP : 211.210.xxx.23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8.17 5:06 PM (222.235.xxx.33)

    남편은 이해한다고 해놓고 왜 이제서 말 바꾼대요?
    남편보고 일 그만두고 직접 애 키우라고 하세요. 혼자 벌어도 충분한데 왜 굳이 일하냐고 똑같이 받아치시길.

  • 2. 저렇게
    '12.8.17 5:10 PM (168.131.xxx.200)

    결혼하고선 말바꾸는건 너무 아니지 않나요?
    그래도 노력이라도 해보지 남편분 아직 겪어보지도 않고 저렇게 하시면 안되죠.

  • 3. 경험에서
    '12.8.17 5:11 PM (58.143.xxx.89)

    일 놓으면 평생 후회해요. 아이 남의 손에 안 맡길 수 있나요?
    최대한 본인이 일찍 귀가해서 아이 돌보는게 최선이죠.
    그만 두라는데 본인은 능력 탄탄한가요? 그렇다해도 일이란거
    어떤 사람에게는 살아있는 의미같은 것일 수도 있어요.
    다행히 시어머님이 같은 입장이시라니 도움 받으세요.
    말 바꾸는 사람 정말 신뢰감 무너지죠.

  • 4. 그 당시
    '12.8.17 5:12 PM (211.234.xxx.175)

    남편은 뭐 원글님 잡고 싶은 마음이 앞서 거짓말 했겠죠
    아 근데 세분 다 너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시어머니 너무 멋져요

  • 5. 사랑의
    '12.8.17 5:15 PM (222.120.xxx.225)

    가장 기본 조건은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는겁니다.다른 사람들보다 성취욕구가 있고 직장생활의 의미가 남들과 다르게 큰 사람들도 있음을 남편이 인정 이해해야 합니다.설득시키셔요.저도 님과 같은 종류의 사람입니다.

  • 6. 붉은홍시
    '12.8.17 5:22 PM (115.20.xxx.218)

    전........부........럽........네....요...
    ㅎㅎㅎ
    저도 남편이 충분히 벌어온다면...아싸..하고.....좀 살림도 해보고 싶고 집도 꾸미고 살고 싶은데..
    현실은.............

    돈벌어라..농사도 지으라_(조그만한..땅 샀음), 살림도 다 하래요.
    농담으로 그렇긴 하지만......저..직장관두고 살림만 하겠다고 하면. 저 갈굼당할지도..
    어쨌든 자아실현은 좋은거니까요

    다니세요

  • 7. ..
    '12.8.17 5:35 PM (118.33.xxx.104)

    후회 할실꺼같아요.
    남편분 결혼전엔 달콤한말로 설득시켜 결혼하고 보자 이런 생각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결혼하고 임신할때쯤 또 살살 달래면 본인 뜻대로 할수있겠지 라고 생각하신게 아닐까요?

  • 8. 자기 일 사랑하는 사람
    '12.8.17 5:43 PM (58.97.xxx.154)

    저 제일 너무 사랑합니다. 저도 그래서 일 그만두라는 남자랑 결혼할 생각 없어요. 이제 와서 말을 바꾼다니
    정말 비겁하네요. 그렇게 남의 손에 맡기기 싫으면 자기가 일 관두라고 하세요. 아니 왜 맨날 여자한테 관두라고 난린지. 내가 이 결혼 하기 전까지 30년이랑 세월을 이 직업을 가질라고 노력해온 건데. 어떻게 그런 삶을 싸그리 무시하고 관두라고 억지 부릴수 있죠? 화가 너무 나네요.

  • 9. ..
    '12.8.17 5:50 PM (223.62.xxx.93)

    애키우라고 강제전업강요하던 남편이 애들 엄마손필요없는 나이가 되니까,이제 돈벌러 나가길 강요하더이다.

  • 10. ..
    '12.8.17 5:55 PM (1.241.xxx.27)

    그렇게 들어앉혀놓고 자기돈으로 밥먹는 밥벌레 보듯하면 어쩌시려구요.
    남자는 어쨋든 여자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합니다.
    그것만큼 보고 싶어하는게 자기 아이이기도 하죠.
    일단 아이를 낳아 키우고 나면
    다시 슈퍼우먼처럼 직장에 복귀하여 일을 하고 또 아이에 대한 정보력은 좋아 좋은 성적의 아이를 엄마표로 만들고
    그리고 왠만한 빨래는 전부 삶고 분리해서 제대로 잘 하며
    외식은 거의 안하고 싶어하는.

    제가 아는 아이를 위해 여자 들어앉히고 싶어하는 남자들은 대부분 저랬습니다.
    오바가 아니구요.

  • 11. 남에게
    '12.8.17 5:59 PM (211.176.xxx.155)

    맡기기 싫으면 아빠가 보면 돼죠

  • 12. ..
    '12.8.17 5:59 PM (210.222.xxx.1)

    그럼 남편분에게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도록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과연 어떤 대답이 나올지.

  • 13.
    '12.8.17 6:13 PM (223.33.xxx.235)

    남편에게그만두라고해요
    나같음그럴듯

    일을가졌다는건 시간이지날수록
    귀하고행복하다는걸더느끼게됩니다
    놓으면 다시잡기정말힘들어요
    남편너무이기적

  • 14. ㅇㅇ
    '12.8.17 6:17 PM (123.141.xxx.151)

    같이 낳은 자식인데 육아를 온전히 엄마 몫이라고 생각하는 게 짜증 지대로네요.

  • 15. ...
    '12.8.17 6:46 PM (218.234.xxx.76)

    속상하시겠어요. 저라면 남편한테 네가 일 그만두고 아이 봐라 할 것 같습니다..

    내 인생에 대해 남이 이러쿵저러쿵 결정하려는 거 정말 화가 나는 일입니다.

  • 16. 에고
    '12.8.17 7:12 PM (168.154.xxx.35)

    남편이 그런 능력있는 엄마 아래서 자라서 무척 외로웠나 보군요.
    남편도 잘 이해해주시고, 잘 타협하시길...

  • 17. 저도
    '12.8.17 9:54 PM (101.119.xxx.27)

    남편보고 그만두라고 하세요. 재수없네요. 자기 일만 일인가

  • 18. ㅠ ㅠ
    '12.8.17 11:22 PM (175.121.xxx.76)

    저도 세분다 이해가 가고 맞는 말이라서......그나마 늘 다른편인 시어머니 설득해 주신다니 만만대군을 얻은 기분이네요.
    그런데 또 사실 엄마로선 아이는 3살까지는 엄마가 보는게 제일 좋다고 모든 책에 써있긴 하더군요.
    저도 아이들 클땐 좀 쉬고 다시 크면 조금씩 할수 있긴 했는데 아이들을 잘 보는것은 잘 관찰하는게 제일 좋은거더라구요.
    사람이 자꾸 바뀌는게 진짜 안좋은것 같아요.
    그런데 또 일하기도 힘든데 일을 접을 수도 없구요. 전 다행이회사가 아니라 그랬지만......
    아줌마가 될수로 일하는게 또 너무 중요한것 같아요.
    아이들이나 남편을 위해서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0453 봉주 17회 녹조문제.... 16 가카새퀴!!.. 2012/08/17 2,811
140452 디오스 김상윤블렌딩 사시분들!!! 10 냉장고사고파.. 2012/08/17 3,320
140451 40대 중반의 주부가 영어를 잘하면 할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요?.. 16 늘푸른맘 2012/08/17 7,984
140450 조중연이란사람.. . 2 저사람 2012/08/17 1,885
140449 처음 축구장 가는데요 질문 있습니다^^ 7 축구 2012/08/17 1,112
140448 펜션 계약해지 하니까 계약금말고 돈을 더 내라 그러네요; 7 어우더워 2012/08/17 2,491
140447 부모한테 차별 받고 인연 끊은 분 7 인연끊기 2012/08/17 10,889
140446 청담어학원과 커리큘럼이 비슷한곳이 어디일까요? 2 영어 2012/08/17 2,044
140445 일본원전이후로 전복 생선을 한번도 안먹었어요 11 ㅠㅠ 2012/08/17 3,422
140444 노인 되면 애기 같아진다는 말이요 5 딸맘 2012/08/17 2,122
140443 토마토와 말랑말랑한 치즈랑 어떻게 요리하는걸까요? 26 토마토 2012/08/17 2,878
140442 급질)꽃게를 샀는데 이상해요.. 9 ... 2012/08/17 3,733
140441 밤식빵 드실때.... 7 밤좋아 2012/08/17 2,813
140440 다시 드러난 故 장준하 선생의 타살의혹을 감추려는 세력은 2 아마미마인 2012/08/17 1,035
140439 모임에 비슷한 옷을 입고 나왔으면 어떡하나요ㅠ 8 비슷한 옷 2012/08/17 3,577
140438 도토리묵 시판육수에 넣어서 먹으면 맛있다고 본것같은데.. 8 도토리묵 2012/08/17 2,266
140437 생리후 15일만에 또 하네요 8 웃자 2012/08/17 8,578
140436 초등아들이 화장실을 자주가는데 비뇨기과 가야할까요? 5 아들 2012/08/17 1,454
140435 이화여자고등학교 12 어디로갈까?.. 2012/08/17 2,605
140434 (급질)병문안 가요. 뭐 사갈까요? 3 // 2012/08/17 1,452
140433 방송3사 '보도' 기능도 상실? 장준하 타살의혹 보도 안해 4 yjsdm 2012/08/17 803
140432 마음이 어지러울 때 어떻게 잡으세요? 7 힘들어요 2012/08/17 2,522
140431 여러분의 2012년은 어떠신가요? 5 힘든 한 해.. 2012/08/17 1,833
140430 요즘 날씨... 결혼식에 민소매 원피스는 좀 별로일까요? 5 점네개 2012/08/17 2,672
140429 살다보니..이런 일이 저에게도 생기네요..ㅠㅠ 7 아! 놔~~.. 2012/08/17 4,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