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1년반차 31살 나름 새댁입니다.
뭐 연애때부터 남편이 이렇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다른 장점으로... 감수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아니, 감수하자 결심하고 결혼했어요.
그리고 매우 전형적인 남녀 차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오늘은 괜히 슬프네요.
남편은..
상대방의 감정이입에 매우 서툴러요.
똑똑하고
이성적이고 능력있고
유머도 있죠.
(뭐...저도 나름 똑똑하고 능력있긴한데... 이성적이진 못해요^^:;)
그렇지만..
뭔가 제가 감정적으로 얘기를 하면,
그 것이 딱히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님에도
매우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요.
저도 물론.. 신랑이 말하는 내용이 맞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그 순간엔 징징거리고 싶고, 위로받고 싶어요.
그냥
그래 그랬구나. 그럴수도있지. 토닥토닥. 괜찮아.
이래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내가 응응 내가 이래서 그랬거든 그럴수도 있잖아~
라고 편히 얘기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스스로 아마 옳은 길로 제가 결론을 낼거에요.
아마 제가 스스로 반성을 할거에요.
하지만 신랑은 어떤 순간에서도
제 얘기를 듣자마자, 옳은 길을 말하죠. 이렇게 해야하는 거였다고 말하죠. 왜 저렇게 하지않았냐고 말하죠.
징징거리면서 토닥토닥을 기대하지말자.
토닥토닥해주지않는다면 화내지말고
오히려 이럴떈 토닥토닥으로 해줘야징~ 하고 기분좋게 요구하자.
방법은 알아요.
저렇게 하면 신랑은
퓨 또그런다 ㅉㅉ 라고 하면서도 토닥토닥 (하는 척)은 해주겠죠.
그러면 더이상 전 바라지않고 끝내야죠. ㅎ
그정도 위로로 만족해야죠.
그런데..가끔은 그게 빵 터지는 날이 있어요.
이렇게 되면
정말 저는 바른생활헌장에 나오는대로 살지않으면
내 신랑은 내 편이 아닐것만같은 생각에 빠져요.
제가 바르게 살때만이, 제 신랑은 제 편일 것 같아요.
제가 조금이라도 어긋난다면, 제 신랑은 차라리 그냥 길 걸어가는 첨보는 여자 편을 들 것 같아요.
완전 비약이죠.
근데 그럴것만 같아서, 너무 외로와져요.
오늘은 이런 생각들을, 비약들을 다 퍼부어버렷네요. ㅠ
신랑은 알았대요.
짜증섞인 목소리로.
이해못해줘서 미안하대요.
앞으로는 아무 가치판단을 섞지않고 그냥 응응 만 하겠대요.
니 얘기를 들을떄 아무생각도 하지않겠대요.
이렇게 말 한마디로
자기를 천하의 몹쓸 남편, 아내에게 상처만 주는 남편으로 만드는게
너무 속상하대요.
니가 뭔가 어떤 얘기를 하면,
자기 머릿속에선 그런 이성적인, 무엇이 옳고 그른가 하는 쪽으로 생각이 드는걸 어떡하냬요.
언제 자기 말대로 그대로 따르라고 했냐고. 혼이라도 냈냐고.
자기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말하는게 대화아니냐고.
모르겠어요.
암튼 그렇게 해주겠다잖아요. (아마 진짜 그럴거에요.)
그렇지만 맘은 더 싸해요.
진짜로 그렇게 해주려고 그렇게 해주는게 아니잖아요.
저.. 너무 유치한가요? 30살 넘어서..
한바탕 싸움이 끝나고
자기 좋은 신랑맞다고, 별일아닌일에 울어서 미안하다고 카톡을 보냈더니
나야말로 이해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답이 와서
겉으로는 잘 마무리가 되었는데..
아직도 마음은 싸하고 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