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감정대화에 서툰 남편

ㅎㅎ 조회수 : 1,460
작성일 : 2012-08-17 11:31:05

안녕하세요 결혼 1년반차 31살 나름 새댁입니다.

 

뭐 연애때부터 남편이 이렇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다른 장점으로... 감수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아니, 감수하자 결심하고 결혼했어요.

 

그리고 매우 전형적인 남녀 차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오늘은 괜히 슬프네요.

 

남편은..

상대방의 감정이입에 매우 서툴러요.

똑똑하고

이성적이고 능력있고

유머도 있죠.

(뭐...저도 나름 똑똑하고 능력있긴한데... 이성적이진 못해요^^:;)

 

그렇지만..

뭔가 제가 감정적으로 얘기를 하면,

그 것이 딱히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님에도

매우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요.

저도 물론.. 신랑이 말하는 내용이 맞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그 순간엔 징징거리고 싶고, 위로받고 싶어요.

그냥

그래 그랬구나. 그럴수도있지. 토닥토닥. 괜찮아.

이래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내가 응응 내가 이래서 그랬거든 그럴수도 있잖아~

라고 편히 얘기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스스로 아마 옳은 길로 제가 결론을 낼거에요.

아마 제가 스스로 반성을 할거에요.

 

하지만 신랑은 어떤 순간에서도

제 얘기를 듣자마자, 옳은 길을 말하죠. 이렇게 해야하는 거였다고 말하죠. 왜 저렇게 하지않았냐고 말하죠.

 

징징거리면서 토닥토닥을 기대하지말자.

토닥토닥해주지않는다면 화내지말고

오히려 이럴떈 토닥토닥으로 해줘야징~ 하고 기분좋게 요구하자.

 

방법은 알아요.

저렇게 하면 신랑은

퓨 또그런다 ㅉㅉ 라고 하면서도 토닥토닥 (하는 척)은 해주겠죠.

그러면 더이상 전 바라지않고 끝내야죠. ㅎ

그정도 위로로 만족해야죠.

 

그런데..가끔은 그게 빵 터지는 날이 있어요.

이렇게 되면

정말 저는 바른생활헌장에 나오는대로 살지않으면

내 신랑은 내 편이 아닐것만같은 생각에 빠져요.

제가 바르게 살때만이, 제 신랑은 제 편일 것 같아요.

제가 조금이라도 어긋난다면, 제 신랑은 차라리 그냥 길 걸어가는 첨보는 여자 편을 들 것 같아요.

완전 비약이죠.

근데 그럴것만 같아서, 너무 외로와져요.

 

오늘은 이런 생각들을, 비약들을 다 퍼부어버렷네요. ㅠ

 

신랑은 알았대요.

짜증섞인 목소리로.

이해못해줘서 미안하대요.

앞으로는 아무 가치판단을 섞지않고 그냥 응응 만 하겠대요.

니 얘기를 들을떄 아무생각도 하지않겠대요.

 

이렇게 말 한마디로

자기를 천하의 몹쓸 남편, 아내에게 상처만 주는 남편으로 만드는게

너무 속상하대요.

니가 뭔가 어떤 얘기를 하면,

자기 머릿속에선 그런 이성적인, 무엇이 옳고 그른가 하는 쪽으로 생각이 드는걸 어떡하냬요.

언제 자기 말대로 그대로 따르라고 했냐고. 혼이라도 냈냐고.

자기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말하는게 대화아니냐고.

 

모르겠어요.

암튼 그렇게 해주겠다잖아요. (아마 진짜 그럴거에요.)

그렇지만 맘은 더 싸해요.

진짜로 그렇게 해주려고 그렇게 해주는게 아니잖아요.

 

저.. 너무 유치한가요? 30살 넘어서..

 

한바탕 싸움이 끝나고

자기 좋은 신랑맞다고, 별일아닌일에 울어서 미안하다고 카톡을 보냈더니

나야말로 이해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답이 와서

겉으로는 잘 마무리가 되었는데..

 

아직도 마음은 싸하고 외롭네요..

 

 

 

IP : 211.181.xxx.3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8.17 11:35 AM (122.42.xxx.109)

    남자 조건 따지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자기 그릇이나 분수?를 먼저 제대로 파악하고 결혼해야 적어도 나도 상대방도 불행하지 않아요. 역시나 사람은 착각의 동물이란게 슬플뿐이죠.

  • 2. ...
    '12.8.17 11:36 AM (112.151.xxx.134)

    남편에게 아빠의 역할을 기대하시면 안되요.
    남편은 아내가 동반자이길 바라는데
    감정적으로 어느 선 이상 치대면 부담스럽고
    서서히 정이 멀어져요.
    그러지마세요.
    그 허한 부분은 남편이 아닌 다른 데서 채우세요.
    친구나 취미....
    전 취미에 한표.

  • 3. ticha
    '12.8.17 11:53 AM (221.145.xxx.86)

    사람이 완전할 수 있겠습니까?
    남편이 감정적이고 비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바램이겠지요..
    제가 보기에는 이러다가 남편의 가장 좋은 장점마저도 잃어버릴 것 같습니다.
    깊이 사과하시고 본인이 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으로 나아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부부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끌어내리면 안되고 함께 올라가야요..

  • 4. ticha
    '12.8.17 11:58 AM (221.145.xxx.86)

    그리고 상식적이냐 감정적이냐, 합리적이냐는 절대 남자, 여자 차이가 아닙니다.
    그러면 모든 여자가 감정적이고 남자는 상식적이어야 하지만..
    합리적인 여자들도 많고 반대로 감정적인 남자들도 천지입니다
    감정대화란 말은 그렇고요.. 감성대화란 말이 좋겠습니다
    결혼 12년차 입니다. 일단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가족은 하나의 이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좋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는 것도 정말 편하게 살고 있고요
    어설픈 조언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 5. ....
    '12.8.17 12:05 PM (203.226.xxx.24)

    남녀의 뇌구조는 달라요. 전 여자지만 남자에 가까운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감정대화는 절친이나 엄마, 여자형제랑 하시는쪽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3108 섬유유연제 어떤걸 쓰시나요??? 13 고정 2012/08/24 5,190
143107 아고라에 아주 훌륭한 글이 올라왔군요(펌) 5 ... 2012/08/24 2,482
143106 오이소박이 다섯개로 해보신분은 안계실까요? 17 2012/08/24 2,728
143105 60대 여성분 선물 뭐가 좋을까요? 5 고민 2012/08/24 1,723
143104 8월 24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8/24 643
143103 서울에서 차없이갈만한고 44 뿡이 2012/08/24 3,003
143102 술내 쩌는 내딸............. 12 음주 2012/08/24 3,649
143101 다리 저는 강아지. 건강보조약 좀 알려주세요.ㅠㅠ 5 코카 2012/08/24 968
143100 2kg정도는 다들 왔다 갔다 하시죠? 10 ... 2012/08/24 2,976
143099 초5딸 너무 힘들게해요 12 .. 2012/08/24 4,013
143098 돌아가신 유치원엄마 6 졸리 2012/08/24 3,497
143097 벽에 대고 얘기하는게 이런 기분일까요? 23 멘붕 2012/08/24 3,173
143096 임신성 당뇨였던 분 혹시 계시나요? 14 배고파요 2012/08/24 10,121
143095 MB연대 아줌마부대였던 분 여기 계신가요? 9 ... 2012/08/24 1,393
143094 이 아이(유기견)에게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8 야옹야옹2 2012/08/24 1,260
143093 셰례식 앞두고 대모님께 선물해드려야하나요? 11 예비신자 2012/08/24 5,043
143092 트위터 탈퇴하는 법 알려주세요 가을단풍 2012/08/24 827
143091 남편 깜짝 선물로 목걸이 해주려는요 3 좀 그런가요.. 2012/08/24 1,099
143090 드럼세탁기 통살균 어떻게 하나요? 4 드럼 2012/08/24 6,425
143089 편백나무베개 3 궁금 2012/08/24 2,695
143088 맘속으로이혼하고사는삶 6 쓰린맘 2012/08/24 2,345
143087 아이튠 가입 안하면 활용이 안되네요 6 아이폰 후회.. 2012/08/24 978
143086 <잇따른 살인사건..흉흉한 '여친도시' 수원> 2 호박덩쿨 2012/08/24 1,390
143085 먼나라 이웃나라 같은 책 추천해주세요 3 세계를 품을.. 2012/08/24 1,126
143084 엄마가 병원에 계시는데요..(음식관련) 7 먹거리 2012/08/24 1,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