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상에 이런일이' 보셨나요?

울보 조회수 : 10,902
작성일 : 2012-08-16 22:25:12

전 결혼한지 만 14년차 주부에요.

애들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연식이 좀 되다보니 남편과의 사이는 아주 사랑해서 죽고

못살겠다는 아니에요. 그래도 여행 잘 다니고 얘기도 많이하고...  남들이 보기엔 재미나게 산다고 해요.

그런데 어제 사소한 감정싸움이 크게 번져서 애들 앞에서 크게 소리내고 싸웠어요. 오늘아침 까지도 냉전이였지요.

남편은 약속있어서 늦겠다는 카톡 보내고(제가 화가나면 전화를 안받아요) 전 애들 밥먹이고 TV를 보고 있었어요.

채널 돌리다가 평소엔 잘 보지도 않는 '세상에 이런일이' 를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보다가 많이 울었네요.

 

93세 할아버지가 계세요. 허리는 거의 직각으로 굽으셔서 서 있는것는것 조차도 힘들어 보이시는 분이세요.

그런데 그런분이 매일아침 꽃을 사들고 힘들게 산길을 올라 먼저 저 세상에 가신 아내의 산소앞에 꽃을 가져다 놓으시는

거에요. 아내와 71년을 살고 6남매를 두셨대요. 그런데 먼저간 아내가 너무 그리워 매일같이 아내의 산소를 찾아 꽃을

놓아두고 절도 하시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시고.... 눈물지으시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이번여름에만 3번이나 탈진을 하셨다는데 매일같이 아내가 보고싶어 그만둘수가 없다고 하시네요.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93세 할아버지가 힘겹게 아내를 떠올리며 하시는 말씀에 어떤 영화보다도 진한 감동을 느

꼈어요. 

아마도 제 지금 상황이 남편과 냉전중이라 더 마음에 와 닿았던것 같아요. 반성도  했구요.

제가 잘못한건 아니지만 화가나서 약올리긴 했거든요.  아마 어제같은 상황이 또 생긴다면 멍청하게 똑같이 화내고 싸우

고  말안하고...같은 행동을 반복 하겠지만 어쨌튼 지금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오늘 남편이 들어오면 내가 먼저 말을 걸 용기는 안나지만 남편이 먼저 말을 걸어오면 못이기는척 화해하려구요.

시간나실때 다시보기를 이용해 시청해보세요. 아마 진한감동 받으실 거에요.

남편과 냉전중일때마다 컴에 다운받아 저장해놓고 보면서 마음의 치료 받으면 좋을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남편이 말 안걸면 어쩌죠?  ㅠㅠㅠ...   

IP : 180.65.xxx.10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8.16 10:27 PM (222.114.xxx.7)

    저도 그거 보면서 울었어요....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하면서요......
    매일 사네 못 사네하며 도끼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우리 부부 참..... 못 났네요 ㅠ

  • 2. 부부
    '12.8.16 10:28 PM (112.152.xxx.107)

    남편분이 꼬옥 화해 청하기를 바래봅니다

  • 3. ddd
    '12.8.16 10:30 PM (218.52.xxx.33)

    님이 먼저 말 걸어보세요.
    남편분이 음주 좋아하면, 좋아하는 안주 만들어놓고 가볍게 맥주 한 잔 하자고 하시든지요.
    저도 오늘 생전 안보던 '세상에 이런 일이' 봤어요.
    할아버지 얘기 바로 전 31개월인데 34킬로그램인 아이 얘기부터요.
    그 할아버지 얘기 정말 .. 뭉클하지요.
    그런 사랑 하면서 누구 하나 먼저 떠난 뒤에도 살 수있을까.. 생각이 많아지고요.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인 님이 먼저 손 내밀어보세요.

  • 4. 스뎅
    '12.8.16 10:30 PM (112.144.xxx.68)

    먼저 화해를 청하시는건 어떨까요

  • 5. 울보
    '12.8.16 10:34 PM (180.65.xxx.106)

    먼저 화해 청하는게 뭐 그리 어렵다고... 이놈의 자존심 때문이지요.

    님들이 말씀 잘 새겨들을게요. 감사해요..

  • 6. 음.
    '12.8.16 10:35 PM (112.145.xxx.150)

    님이먼저 화해를 해본적이 없나요?
    먼저 손을 내밀어 보세요

  • 7. ㅎㅎ
    '12.8.16 10:42 PM (124.52.xxx.147)

    너무 바현실적이라서

  • 8. mmm
    '12.8.16 10:43 PM (121.130.xxx.7)

    살아계실 때 몰랐던 부모 은혜처럼
    사별후에야 아내 귀한 줄 아는 거겠죠.
    71년을 함께 살았다니...
    부모님과는 고작 20여년 산 셈이네요.

    요즘 이혼이 많아 그렇지
    저렇게 8~90까지 함께 산다면
    부모님과는 고작 2~30년 살고
    배우자와는 5~60년 사는 거네요.
    있을 때 서로 잘해야죠.

  • 9. 흰구름
    '12.8.16 10:49 PM (59.19.xxx.15)

    죽고나서 잘하는거 싫어요

  • 10. 울보
    '12.8.16 10:58 PM (180.65.xxx.106)

    남편이 술한잔 하게 나오라네요. 사과한다고..ㅋ..

    애들이 안자서 애들이랑 같이 먹을만한거 사오라 했어요. 술은 집에 많거든요.

    애들도 어제 놀랬을거라 같이 달래주려구요. 할아버지께 감사드려야 겠어요.

    댓글 달아주신분들 감사해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ㅋ...

  • 11. 완전제친구부부
    '12.8.16 11:28 PM (211.246.xxx.85)

    싸우고나서
    아무리본인이잘못이있다해도
    절대먼저사과안하드라구요.

    핀트가 다른얘기라서 좀 그렇긴한데..
    늘 사과해주길 엄청기다려요.
    저한테도 카톡으로 안달복달..
    사과하면 제대로받지도않아요. 애낳고사는부부가 밀당할일있나.
    원글님도 그러시네요^^
    전 자존심은 그럴때내세우라고 쓰는게아니라고생각해서. . .
    화난감정이가라앉으면 생각해보고
    화해하자고 먼저말할때도있어요.
    담번에 혹시라도 그런일 생기시면
    담에는 먼저 다가가보시기를바랍니다^^

  • 12. 음..
    '12.8.17 12:09 AM (118.40.xxx.102)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이
    배우자를 잃은 슬픔이랬어요..
    오랜세월 같이 사셔서 더 그러실거 같아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친구를 잃은슬픔

  • 13. 다빈맘
    '12.8.17 12:59 AM (175.243.xxx.10)

    사연을 보니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네요.
    딸이 말하기를 할머니 장례치르고 3일을 물한모금 안드시더라는.. 아마도 준비된 이별이 아니라 더 그러신게 아닐까 싶어서 보는내내 맘이 짠했어요.

  • 14. 아름다운 얘기네요~
    '12.8.17 7:08 PM (219.250.xxx.77)

    전 그 프로를 보지 않았지만 쓰신 글만 보아도 가슴이 촉촉해 집니다. 원글님도 그 프로 보고 화해할 마음, 서로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다니 마음이 고운분이라 여겨지네요.
    부부 싸움을 신혼때는 해본 적이 없었는데 나이들어가면서 조금씩 하게 되니까 좀 당황스러울때가 있더군요. 애들도 커서 큰소리 내기 눈치보이고. 저보다는 젊으셔서 싸울 일이 있으면 지금 싸우는게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이 더 들어 싸우면 화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앙금이 오래가더라고요^^

  • 15.
    '12.8.17 9:52 PM (211.230.xxx.95)

    저는 친정엄마랑 같이 보았는데 딱 그 생각나던데요 살아있을때나 잘하시지

    할아버지 마음 편하게 하려고 그리 하시지만 옆에 사는 딸래미는 무슨 고생

  • 16. 착한이들
    '12.8.17 10:21 PM (210.205.xxx.25)

    이런 사람들은 따로 정해져있는거 같아요.
    애 낳고 살다보면 모두 원수 되는듯

    그냥 저냥 무덤덤으로 살기만 해도 감사한 요즘입니다.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9696 고3 엄마면 다 알아야하나요? 28 무심한 고3.. 2012/09/08 4,446
149695 박원순 시장님도 참 좋은데 시장 마치고 한번 나오셨으면.. 5 오리무중 2012/09/08 1,124
149694 남편의 바람을 시댁식구들이 알고도 묵인했다는게 참을수없어요 10 2012/09/08 3,949
149693 금방 들통난 금태섭의 거짓말. 46 안철수불륜 2012/09/08 11,243
149692 강화도에서 생산한 고추가루 4kg 16만원이면 가격 적당한가요?.. 8 .. 2012/09/08 5,507
149691 피나 3D 그리고 갤러리 잔다리에서 열리는 도나타 벤더스 사진전.. 아트_ 2012/09/08 1,110
149690 친손자에대한 애정이 이정도인지 궁금합니다 1 친손자 2012/09/08 1,123
149689 제가 사형제도를 반대하는이유 그리고 중형주의 6 인세인 2012/09/08 2,158
149688 [문재인TV] 09.06-광주전남경선 결과분석 사월의눈동자.. 2012/09/08 1,007
149687 TV 잘먹고잘사는법 방금 나온 고추양념비빔장 2 ㅇㅇ 2012/09/08 2,905
149686 여자가 보면 설레는 사진이래요. 40 공감 2012/09/08 15,182
149685 [문재인TV] 문재인 투데이뉴스 1회-광주의 선택, 문풍! 사월의눈동자.. 2012/09/08 985
149684 나꼼수 장준하사건 듣고 의문이 있어요 14 나의문 2012/09/08 2,408
149683 팥죽 얼렸다 먹어도 되나요 2 메롱메롱 2012/09/08 1,372
149682 현장학습때 선생님 음료수 챙겨야되는데 9 짱돌 2012/09/08 2,100
149681 차앤박 블랙헤드 키드 1 블랙헤드 2012/09/08 1,804
149680 천재 김웅용씨 어제 엠비씨 스페샬 보셨나요? 8 천재 2012/09/08 3,425
149679 실제로 넝쿨당 윤빈같은 연예인 있나요? 2 ,,. 2012/09/08 2,372
149678 치과에서 금니 뽑으면 가져올수 있나요? 9 ... 2012/09/08 4,221
149677 요즘 성폭행 뉴스가 너무 심하게 많은거 같은데. 4 ㅇㄹㅇㄹ 2012/09/08 1,259
149676 안철수님하고 문재인님하고.. 13 오리무중 2012/09/08 1,809
149675 광주 여고생 성폭행 기사 보고 너무 화가 나서요. 1 이거야원.... 2012/09/08 3,624
149674 다들 어렸을때는 딸 아들이었을텐데... 왜 부모가 되면 바뀌는걸.. 인세인 2012/09/08 901
149673 문재인님 좋아하는 분들만 보세요. 13 이런영상 2012/09/08 2,444
149672 성적강요 존속살해 판결..가출청소년문제와 존속살해..대법관후보 1 잔잔한4월에.. 2012/09/08 1,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