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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후기) 어제 암수술때문에 애인과 헤어져야하나 고민하던 사람인데요, 같이 있기로 했어요.

........... 조회수 : 4,556
작성일 : 2012-08-16 19:39:19

어제 많은분들이 조언도 해주시고 걱정도 해주셨죠.

오늘 병원다녀왔어요. 씨티 찍었구요. 그래서 이제서야 집에왔네요.

후기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써요. 결론적으로, 용기내서 같이 있기로 했어요.

 

어제 댓글들 읽고 생각이 많아져서

혼자 울다가 너무 피곤해서 누워있었는데 남자친구에게서 계속 카톡이 오더라구요

차단해야 했는데 차마 아직 사랑하는 맘이 너무 커서...차단하지 못하고 그거 읽다가 답장은 못하고

어느새 잠들었나봐요.

새벽에 남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제가 저 살자고 남자친구 밀어낸게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서로 얘기하다가...

 

제가 "나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구, 살이 10키로정도 찔수도 있고, 얼굴이 띵띵 부을수도,

머리카락도 많이 빠질수도 있다, 정말 괜찮느냐(예전에 저 부작용들이 한꺼번에 온적이 있었거든요)"

라고 물어봤거든요. 근데 남자친구가 평소에 화를 잘 안내는 사람인데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고 화를 내면서

"너 바보천치냐고. 니가 살이 10키로 찌면 내가 20키로 더 찌우면 되는거고,

니가 머리카락 다 빠져버리면 나도 미용실가서 머리 다 밀어버리고 모자쓰고 연구실 다닐거라고.

너 치료비때문에 데이트비용내기 힘들면 돈 하나도 안내도 되. 내가 과외 백개를 뛰어서라도

내가 다낸다고. 내가 프로젝트 몇 개 더 따서 밤새고 일하면 니 치료비도 댈 수 있다고.

사랑하는데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고통스럽다, 잊을수가 없다,

헤어지자는 말 들었을 때 솔직히 너무 좌절스러워서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바랬었다,

사랑하면 대신 죽을수도 있는거 아니냐고,

그니까 제발 나 밀어내지 말라고 니가 아픈데 왜 내가 니옆에 있으면 안되냐고,

나 너무 가슴이 아파서 숨을 못쉬겠다고. ... "

저렇게 말하면서 막판에 엉엉 우는거예요.

 

정말 너무나 미안해지고...가슴아파서...

제가 남자친구에게 너무나 미안하구 감동해서 저 말들을 정확히 기억해요....

그래서 제가 미안하다고 알았다고 하고.. 다시는 오빠 가슴아프게 안할게라고 약속하고, 결국 같이 있기로 했어요.

 

그래요 물론 또 이별이 있을수도 있겠죠.

남자친구가 제가 가장 힘들때 저를 떠날수도 있을거예요. 그렇지만, 적어도 전 그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거구,

힘들어하는 모습보다는 더 씩씩하게, 꼭 나을거라는 밝은 모습을 더 보여주어서 남자친구가 저에게 지치지

않도록 할거구, 그러면 안좋은 일이 생길 확률은 훨씬 줄어들겠죠. 저는 그렇게 믿으려구요.

 

용기주시고 조언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든 행운이 82회원님들에게 함께하기를 빕니다.

저 잘할게요.

 

 

 

 

IP : 121.132.xxx.139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뎅
    '12.8.16 7:42 PM (112.144.xxx.68)

    꼭 쾌차 하시길 빌어요.아직 앞날이 창창 합니다 절대 좌절 하거나 기운 잃지 마시고 씩씩하게 잘 이겨 내시길!기도할게요ㅠㅠ

  • 2. 민들레 하나
    '12.8.16 7:43 PM (180.66.xxx.178)

    세상의 모든 행운이 원글님과도 함께하길 빌어요. 두분이 손잡고 그땐 힘들었었는데... 회상하며 활짝웃는 날이어서 오길바래요.

  • 3. 에효
    '12.8.16 7:45 PM (118.41.xxx.147)

    어제 그글은 보지 못했는데
    이글만 읽고 글쓰면요
    그냥 헤어질수있을때 그때 헤어지면되죠
    지금은 행복하시면 되구요

  • 4. 모카
    '12.8.16 7:48 PM (223.62.xxx.144)

    행복한 사랑하시고 건강해지세요.
    화이팅

  • 5.
    '12.8.16 7:53 PM (58.227.xxx.197)

    거기 댓글은 안 썼는데 남친 정말 멋지심
    원글님도 이런사람이라는걸 알고 갈등이 심하셔서
    글도 쓰셨을톄고ㅠ 후기보다 더 촣은 러브되시길

    행복하시길~~바랍니다.

  • 6. 명랑1
    '12.8.16 7:56 PM (175.118.xxx.102)

    꼭꼭꼭! 건강해지세요ᆞ 남자친구와 함께 이겨내시고 좋은 결실도 맺길ᆞᆞ힘내세요ᆞ아자!

  • 7. 저도
    '12.8.16 8:01 PM (218.148.xxx.50)

    같이 눈물이 글썽...
    요즘 한국 암환자 70%는 완치가 된대요.
    암이 거의 만성질환화 됐다고 들었습니다.

    젊으시니까.
    사랑하는 분과 함께니까.
    이겨내실거에요.
    힘내세요. ^^

  • 8. ㅠㅠ
    '12.8.16 8:26 PM (121.144.xxx.111)

    감동이네요

  • 9. 그럼요
    '12.8.16 9:18 PM (59.29.xxx.218)

    그게 사랑이죠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
    잘이겨내셔서 건강해지세요

  • 10. 사랑
    '12.8.16 9:31 PM (121.88.xxx.154)

    원글님 꼭 완치하실거에요.
    원글님 남친같은분이 있으니 원글님 행복한 사람이네요.
    저한테도 그런 사람 있으면 좋겠네요

  • 11.
    '12.8.16 9:37 PM (119.69.xxx.216)

    맘이 먹먹하면서 따뜻해지네요. 행복하시고 꼭 이겨내시길 바래요!!

  • 12. 당연히
    '12.8.16 10:10 PM (66.189.xxx.66)

    어제 댓글 쓴 사람입니다. 같은 상황이었다고..
    저는 몇 번 재발되었고 지금도 항암치료 중 이지만 행복합니다.
    첫번 째 수술하고 아들 낳았고 두번 째 수술하고 딸 낳았고 얼마전 세번 째 수술했어요.
    그래도 새벽밥 해서 남편 출근 시키고 아이들 학교 데려다주고
    골프 연습장 가서 한시간 씩 공치고 옵니다.
    두 아이들 천재소리 들으며 키우고 있고 남편 대기업에서 초고속 승진하고 있고
    시부모님들 남편보다 오히려 저를 더 아끼시고...
    어제 남편에게 " 왜 나랑 살아?" 했더니
    "당신이 없으면 나도 없으니까!" 하네요.
    걱정마시고 너무 병에 연연해 하지 마세요.
    암으로 죽는 것 보다 교통사고로 천재지변으로 세상 떠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답니다.
    잠시 후 나는 훌훌 털고 일어난다 생각하세요.
    전 단 한번도 제가 죽는다는 생각이나 험한 생각은 안했어요.
    그럴 필요가 없지요.
    누구나 때가 되면 가는 세상인데 미리 생각 할 이유가 없었어요.
    암은 낫습니다.
    안 나아도 괜찮습니다.
    맘 편히 생각하셔야 치료도 효과가 좋습니다.
    좋은 미래 행복한 미래 생각하시며 잘 견디시고
    시간이 흐른 후 지금을 생각하며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13. 흰구름
    '12.8.16 10:24 PM (59.19.xxx.15)

    세상에 마누라 돈 벌러 안가서 짜증난다는 남자도 있던데,,남친 정말 멋져요,,,

    요즘 여자,남자들,,자기잇속 챙기기 바쁜데,,존경스러워요

  • 14. 에바
    '12.8.16 11:19 PM (175.223.xxx.211)

    어쩜 TV또는 책에서나 가능한 상황이 실제로도일어 나는군요.. 원글님 항상 긍정적인 맘 가지시고 꼭 쾌차하시길 빌께요. 힘내세요!!

  • 15. 유키지
    '12.8.16 11:20 PM (211.246.xxx.151)

    저도 세상의 모든 행운이 원글님과 남친에게
    함께하길 빕니다
    너무 아름다운 분들이 진짜 사랑을 하고 계시네요
    님 꼭 쾌차하셔서
    후일담 두고두고 들려주세요

  • 16.
    '12.8.16 11:38 PM (110.10.xxx.91)

    꼭 쾌차하셔서
    결혼소식까지 들려주세요.
    내내 행복하시길~

  • 17. ....
    '12.8.17 12:46 AM (112.121.xxx.214)

    남친이 보통 사람이 아니네요..
    이런 분과 사랑하고 있는 원글님이 부럽습니다.
    물론, 그 보통이 아닌 남친이 사랑하는 분이니...원글님도 보통분은 아니실것같아요...

  • 18. 너무추카
    '12.8.17 12:54 AM (118.33.xxx.190)

    드려요. 눈물이 주르륵ㅠㅡㅠ 꼭 쾌차하셔서 두분결혼하시고 이쁜아가들 마니 낳았단 소식 듣고싶네용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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