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과거의 일상이 출세해 버린 오늘을 만날때; 응답할까?1997

쑥과 마눌 조회수 : 1,624
작성일 : 2012-08-16 00:20:23

오랜만에 저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1997년이 응답했더랬다.

3회 4회가 좋았고,
윤제의 확인 뽀뽀씬의 시원의 쪼인트 대응이 댓낄이였다.
5회,6회는 아빠와 시원이의 관계가 돋보였다.
시원이가  아빠의 암선고에 슬퍼했지만,
갑작스럽게 철들지 않았고, 토니안을 접지도 않았고, 열심히 공부를 해대지 않아서리, 건강한 18세의 멘탈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 7회, 8회 이건 모냠?
응답하라가 성공시대로 뒤바뀌는 순간
성공할라케서 아니, 꼭 무언가가 될성 싶어서 시청한 것이 아닌데.
토니안 팬픽이  새벽형 인간을 부르짓는 자기개발서로 변질된 것을 보는 낭패감이랄까.

나는 내가 너무 냉소적이고, 더럽게 무서븐 세상만 살았나도 생각해 보았다.
왜 내가 보고 껵은 세상은
아무리 전국 학력고사 일등이라도
지방사대출신의 교사가 혈혈단신 소프트웨어 개발 하나로
수조단위 자산가에
대선주자까지 14년만에 될 듯하진 않았는지.

윤제가 자신을 닮은 강아지를 찾아 헤매는 수능 한달전부터의 일상내내,
저 넘아가 수능준비는 언제 할까하는 엄마스런 걱정에 손에 땀을 쥐었는지.

일등은 일등대로, 꼴등은 꼴등대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맘 편하게 뭐라도 해 볼 수 없는 그런 시츄에이션의 연속이
우리 모두 겪은 대한민국 고등학교 아니던가?

피칠갑 학주가 성적순으로 앉히는 학교에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외친
인문계 고등학교에 인권이 어디있으며,
세상이 대학 못 나오면 너희를 사람취급해 줄꺼 같냐는 귀에 익은 정다운 멘트가
난 시청자들이 1997년에 응답하는 이유 아닐까 생각되던데..

그냥 응답해주믄 안되겠는지?.
시청자들이 대박 출세한 오늘을 보기 위해 이 드라마에 꽂힌 것이 아니라는 것에.
또한, 공부꼴등 시원이가 사시 패스 전체수석 윤제판사 마눌이 되었는지,
아니면, 벤쳐 갑부에 대선주자 마눌이 되었는지가 1997을 보는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는 것도 참조하면서 말이다.

대한민국 사람들 거의 모두가 서울 말만 쓰는 것 같던 드라마 세상에서,
건져낸 갱상도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의 통쾌함을..
스토리 내내 흐르던, 없었던 추억마져 부양해내는 귀익은 노랫소리들을..
아쥠들 속풀이 마당을 주름잡는 공부못하고 연예인에 미친 딸과,
야동에 미친 아들넘새끼들이, 주는 사실적 묘사들...
이상한 놈으로만 치부되지 않는 누나만 여덟명인 호야의 기호...
너무나 현실적이였던 비싼 청바지 사 내놓으라는 딸을 향한,
신발공장가서 벌어 니가 쓰라던, 운전하던 아빠의 댓구들..

어디가서 못 보았다.
그런 장면들을..
그래서, 1997에 응답했던 것이었다.
그러니, 신화는 이젠 그만
시원이 남편은 뉴규? 이런것도 이젠 그만.

작가야..니.. 오바 쫌 하지 마라..그러다, 소탐대실 할끼다.

IP : 68.227.xxx.9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8.16 1:36 AM (110.70.xxx.9)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너무 나가지 않았음 좋겠는데 이미 많이 나갔어요ㅠ

  • 2.
    '12.8.16 4:15 AM (116.37.xxx.135)

    정말 동감.. 글 잘 쓰시네요
    저 딱 그 드라마에 나오는 그 세대인데.. 물론 14년 동안 엄청난 일을 이루어낸 사람들도 많지만
    저나 제 친구들과 싱크로 맞아떨어지던 고교시절 모습에서
    갑자기 언론에까지 나오는 판사에.. 대선주자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2595 30대 목동녀의 진실 9 목동녀 2012/09/14 5,114
152594 컴퓨터 게임 좀 알려 주세요 4 조심조심 2012/09/14 1,116
152593 초등6년 학원시간으로 추석에 모자가 불참한다는데. 25 딸기엄마 2012/09/14 4,279
152592 게맛살 비슷한.. 5 ... 2012/09/14 1,422
152591 입덧 없거나 약한분 생리통도 없던가요? 9 선아 2012/09/14 1,571
152590 단골주제 인간관계 ,, 2012/09/14 1,131
152589 책장을 찾느라 며칠째입니다ㅠ 5 포름알데히드.. 2012/09/14 1,955
152588 [속보]안철수 동생 “형님, 대선출마 결심했다” 8 .. 2012/09/14 4,401
152587 표떨어지는소리 들린다 ..늙은이들이 몽니. 1 .. 2012/09/14 1,260
152586 낙태시킨 사람은 죄의식 같은 것 없나요? 17 dd 2012/09/14 4,728
152585 대통령이 바뀌면 갑자기 살기 좋은 세상이 올까요? 13 그 다음엔?.. 2012/09/14 1,333
152584 요즘 외국인학교 보내는거 학부모소환하잖아요 1 미군부대 국.. 2012/09/14 1,872
152583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실시.. 1 음식물쓰레기.. 2012/09/14 1,089
152582 명수옹의 애국심 ㅋㅋㅋ 3 무도짱 2012/09/14 2,049
152581 뜬금없지만 문대성 선수는 아직도 의원인가요? 2 .. 2012/09/14 1,021
152580 [펌] 성으로부터의 자유 (장춘익) 1 존중의연습 2012/09/14 1,723
152579 접영이 안되는데 좀 쉬었다 하면 나을까요? 9 수영 2012/09/14 2,841
152578 홍로가 이리 맛없는줄 몰랐어요 18 난감하네요 2012/09/14 3,376
152577 [펌글] [한겨레기자 특종] 안철수 목동녀 실체 10 ... 2012/09/14 4,511
152576 티아라 왜 나와요? 10 치아라 2012/09/14 3,414
152575 이선생님과 과외 그만해야할까요? 7 ;;; 2012/09/14 2,646
152574 제가 속이 좁은건가요 남편이 용서가 안되네요 12 원망 2012/09/14 4,195
152573 유산균에 관한 글 올렸는데 무플이었어요 4 bb 2012/09/14 1,320
152572 머리두피에 기름이 너무 잘 껴요 6 ... 2012/09/14 2,787
152571 동양매직 음식물냉동처리기...지를까요 말까요ㅠㅠㅠ 21 ㅇㅁ 2012/09/14 2,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