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렇게 70년대 영화에 나올법한 일을 겪게 될줄은 몰랐네요.
어떤 암인지는 사정상 말하고 싶지 않구요...
남자친구가 저에게 정말 소중한건 사실이지만
예전에..도...투병생활할 때 전남자친구가 떠나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사람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솔직히 치료도중에 머리빠지고, 살찌고 이런모습 보여주기도 싫구요.
가장 큰 이유는 이 사람마저 치료도중에 절 떠나버린다면 저는 세상을 못볼 것 같습니다.
그래서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네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너무 울어서 저는 지금 정상적인 판단이 되지 않을지경이예요.
가족들도 사실 저에게 큰 의지가 되지는 않아요...서로 데면데면하고....
저는 솔직히 제가 제 또래에 비해 너무나도 파란만장하게 살았다구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또 저에게 이런일이 생기네요...
카카오톡 대화를 옮겨올 수가 없어서...
굵은게 남자친구 말이고, 얇은글씨가 제 말이예요.
너무 그렇게 무서워하지마. 니 힘이 되어줄게. 이렇게 간다는거 아니잖아.
아파도 좋고 뭘 해도 좋아. 니가 엄청 건강해서 너 좋아했던 거 아니야.
나 이미 너 없이 안되게 만들어놓고..갑자기 간다는게 뭐야...
미안해... 내가 비겁한거 알지만 이게 맞는거같아. 솔직히 나중에 더 힘든것보다는 이게 낫잖어.
아픈사람 옆 지킨다는거, 가족도 힘든일인데 완벽한 타인인 오빠가 아무리 날 사랑한다구 해도
언제까지 가능할까. 아닐거같아. 미안해..너무 미안하지만 나좀 이해해주라...
왜그래... 너는 널 위해서 그런다지만 나는 너무 아파.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왜 내가 떠날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서로를 위해서 이게 맞는 것 같아. 그리고 겁나...반복될까봐... 그냥 오빠는 건강한 여자 만나.
그 사람이랑 나랑 같을거라고 생각하지 마. 난 안떠나. 안떠난다니까...
미안해, 지금은 나도 마음 편하진 않은데 그냥 이제 맞는거같아. 난 오빠한테 지금 당장
해줄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어. 초라해진 모습 보여주기도 싫고. 항암치료 받으면 얼마나 망가지는지 알어? 나 잊어줘...
정말 그동안 너무 고맙고 미안했어.
어떻게 널 잊어. 절대로... 안잊어, 못잊는다니까. 그렇게 혼자만 정리하면 끝이야?
나 죽을거같아...제발....
미안해..나 갈게..잘지내...
일단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난 무조건 약속한 시간에 니가 나오든 안나오든 너네 동네로 갈거니까 ..
나올지 아닐지는 니가 결정해
대충 이렇게 얘기하구 끝났어요
저는 그냥 아무런 판단이 안서요
믿어볼까 싶다가도 두렵고 너무 비겁하다는거 알면서도 그냥 숨고싶고 도망치고 싶어져요
저 어떡하죠..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