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늘 작정하고 남편 흉 좀 볼게요..
네...제 얼굴에 침뱉는 거라고 혼들 내시겠죠...
그래도 동네 사거리에서 떠드는 것보다 여기다 풀어내는 게 낫지 싶네요.
물론 저도 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쩜 그렇게 사소한 하나하나가 전부 눈살 찌푸려지는 지 이건뭐...
무슨 짓을 해도 미울 판이긴 해요.
하지만 남편도 진짜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남편은 생활적인 면에서 거의 바보수준이예요.
냄비나 반찬통이나 냉장고문이나 서랍이나 현관문등을 제대로 못닫아요.
제가 쫓아다니며 제대로 닫았나 확인해야돼요.
수도 잠그기, 욕실 불끄기 이런 것도 당연히 제가 마무리 해야되구요.
차키 핸폰 지갑 잃어버리는 건 너무나 당연해서 말도 하기 귀찮구요.
라면 하나를 끓여먹어도 부엌은 완전 개그지꼴 나니
가만 앉혀놓고 해다바치는 게 그나마 손이 덜 간다고나 할까요...
암튼 너무 길어질까봐 그만할게요. 어떤 스타일인지 이해는 가시죠?
또 남편은 너무나 시끄러워요.
하품 한번을 해도 커어어어어어으으으으아아함 이런 포효를 하면서
한 스무번 연속으로 하고있는 걸 보면 저게 짐승인가 사람인가 싶어요.
밥 먹을때 쩝쩝 후루룩은 당연하고 다 먹고나서 쭙쭙거리는 소리 미쳐버려요.
잘때 코고는 소리때문에 절대 한공간에서 못잡니다.
혼자 티비 보면서도 으악! 헉! 켁! 푸하하! 아주 난리가 납니다.
남편은 엄청난 티비중독자에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리모컨부터 찾아서 잘때도 티비켜고 마루에서 자는데
제가 어설프게 티비끄면 왜 끄냐고 난리치며 다시 켜고 1분도 안되 코콜아요.
푹 잠든 3시 이후에 나와서 제가 꺼요.
양치질 할때도 칫솔에 치약묻혀가지고 바로 나와서 티비앞에서 양치질하고
들어가서 헹궈요. 아주 거실에서 부글거리는 소리 비위상해요.
티비볼륨은 얼마나 큰지 모르고 드라마같은거 세번 네번 보고 또 보면서
한마디라도 놓치면 이해를 못해서 다시 돌려보고 그래요.
웃음소리는 얼마나 경박한지 아주 동네사람 다 들릴 정도로 웃어제껴요.
그게요 본거 또 보면서도 그렇게 똑같이 또 웃어요.
남편은 더러워요.
발에 무좀이 있는데..소파에 앉아서 각질 뜯어서 날리고 그 손으로 이것저것 다해요.
근데 치료를 하려면 술을 끊고 꾸준히 해야되는데 술 땜에 약을 먹다말다해서 자꾸 재발을 해요.
한 여름에도 일단 땀 좀 식고나면 안씻구요.
씻어도 침구니 소파니 다 땀냄새 베이게 뒹굴고선 나가기 직전 아침에 씻어요.
씻고난 욕실을 보면 면도거품 샴푸거품 머리카락 수건은 떨어져 뒹굴고있고 가관이예요.
남편은 눈치코치가 진짜 없어요.
무슨 말을 해도 한번에 알아듣질 못하고 설명하고 풀이하고 다시 말해줘야 반쯤 알아듣는 눈치
말하다가 내가 지쳐서 아예 말을 안해요.
진짜 벽보고 얘기하는 느낌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느낌 말을 하면 할수록 답답해서 죽어요.
네 물론 남편이 돈 벌어 저랑 아이 먹여살립니다.
그 부분에서 고맙게 생각하고 월급날이면 꼭 맛있는 안주해서 술한잔 하게 해주고
말이라도 수고했다 고맙다 하고 아이앞에서도 치켜세워줘요.
힘들게 번 돈 아껴쓰고요. 제 용돈 거의 안써요.
제 무시와 경멸 짜증 티 안내려고 엄청 애쓰구요.
근데 이 사람은 자기 없으면 저랑 아이는 굶어죽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제가 없는건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렇게 말했죠.
돈버는 사람있는데 엄마없다고 못사냐구요. 저 보면서 그렇게 말했죠.
전 진짜 남편이 어디 모자란 사람 같아요.
멀쩡히 학교 다니고 직장생활 하고 있다는게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예요.
아 진짜 집에서 움직이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리는데
제 인상이 아주 우거지상으로 변해버렸어요.. 미간에 주름이 펴질 날이 없으니까요.
네..저도 문제많아요.
그 사람 행동 자체도 그렇지만 제가 밉게만 보려니 모든 행동이 미워보이는 거겠죠.
어쨌거나 누구 잘못이건 간에 지금 제가 이런 상태인데
남편이 퇴근하면서부터 저는 우울하고 피곤하고 신경 곤두서있고 짜증나고
월요일 아침이 최고로 행복해요.
남편만 안보고 살아도 제 미간이 펴질 것 같은데
이런 결혼생활 정말 불행하네요.
제 속은 썩어문드러지지만 확실한 이혼사유라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세월만 흐르고
함께 살아온 세월 허무하고 억울하고 앞으로 살 날 생각하면 깜깜하고 피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