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알콜중독자세요.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다들 그러하듯
저희 모두 지옥에서 사는거나 마찬가지에요.
그나마 자식들은 그러거나 말거나(자포자기상태)인데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세요.
결코 포기란걸 모르는 분이거든요.
게다가 성격이 동글동글햇던 사람도 뽀족하게 될 상황인데.
타고나신게 굉장히 예민하고, 신경질도 많고
고집도 쎄고 그러세요.
거기다 예전분이라, "여자의 일생"이 무슨 인생의 바이블같으세요;; 여튼..
어릴때부터
아버지는 병적으로 술 드시고
엄마는 병적으로 싫어하셨어요.
엄마의 인생 유일의 목표는 아버지가 술을 안 마시는거에요.
모든 일의 중심이 술을 마신다, 안 마신다....이거기때문에
예전에 저희 언니가 아팠을때...언니가 좀 서운해했어요.
암이었는데도 별 관심이 없으셨거든요.
그보담 어제 아버지가 얼만큼 마셨고, 오늘은 저녁에 얼마나 또 마실건가가 훨씬 중요했으니깐요.
아버지가 병원에도 3번을왓다갔다 했는데
그때마다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말씀을 안하시지만
아내니깐;;
끝까지 남편을 내가 챙겨야하는데 그걸 못했다는 생각이셨는지
병원에 있는게 불쌍해보였는지...
나중에 온 가족이 반대했는데도 데리고 오셨어요.
"결국 참는건 나니깐 내가 데리고 오겠다"라면서요...
그리곤 또 다시 모든게 시작되요.
일평생 조마조마..한잔 마실까 안마실까...그게 인생의 단 한가지가 되버렸어요.
아버지가 안 드신 날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행복했고
아버지가 드신 날에는 뭘 해도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았어요.
요새 다시 알콜중독 증세가 심해지고 제가 입원시키려고 몇 번이나 했는데
가서도 고쳐지는게 아니더라
거기 차 이용할때마다 10만원씩 내야하더라
다들 장사꾼이라 믿을수가 없다...
집이라도 일단 정리해야지..라며 갖은 핑계를 대시며 싫어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아버지와 계속 전쟁인거에요.
차라리 그럴거면 당장 죽어라 뭐라......그래놓곤 한끼 식사만 가지고도 못먹을까봐 안절부절...
아무리 병원가서 있는게 건강에 더 좋다 해도
본인 시야에서 벗어나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라고 생각하시는거 같아요.
아버지는 80세가 다되가시는데 그러세요.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죽을때까지 마음껏 살다가겠다...
엄마는 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인가봐요. 정신 못차렸다고...이제라도 몸 챙겨서 살수있음 살아아지...-.-;;
그럼 차라리 잘대해주시던가....
그건 또 아니에요. 인생에서 너무많은 한이 쌓이니 보기만 하면 화가 나고 짜증나고..
그런데 요샌 좀 심각하더라구요.
제가 너무 싫어하니깐 제 앞에서는 심하게 싸우진 않으려고 하시는데
그게 본인 성격과 너무 달라서 참으려고 하니
그 화가 안으로 들어가는지...
당신 스스로 내가 미쳐가는거 같다고 하시구요.
아버지를 보고 화를 크게 냈다...TV보고 웃었다...그러세요.
그래서 아버지 일단 입원시키고 우리도 진정 좀 하자 하면 낮에는 그러자 내가 미치겠다...하시곤
막상 밤에 제가 부를라치면 너무 망설이세요.
마치 제가 엄마한테 잘못하고 있는거같은 생각이 들어서 저도 입원을 시키지 못하구요.
악순환의 반복이에요.
제가 보기엔 엄마 그 고집에 꽉 갇히셔서 다른 생각은 못하고 옴짝달짝 못하는거 같아요.
그래서 한번 모시고 상담이라도 받을까 생각중이에요.
하다못해 그 고집이라도 버렸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엄마는 아버지가 술을 끊고 행복하게 남은 여생을 사는걸 포기를 못하세요.
제가 아무리 아버지 연세도 있고, 이제와서 끊고 살 생각이 없질않느냐 해도...
예전 병원에 갔을때 어떤 중년 남성은 자기가 알아서 가방메고 와 치료받더라..왜 네 아버지는 그렇게 못하냐 그러세요.
제가 아무리 알콜중독이 그렇게 쉽게 고쳐지는게 아니다 포기해라..해도
그래도 알콜중독을 고친 사람이 어디 한명도 없겠냐며..못 고치는건 아니다...그러세요.
일반 정신상담과 가면 이런 증세? 정신상태에 대한 상담은 어려울거 같아요.
기껏해야 우울증 치료제 정도나 처방할거 같아요.
이런 특수한 - 알콜중독자 가족을 위한 치료 프로그램이나 그런게 없을까요?
찾아보는데 그런건 아직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