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아지 3마리를 키우고 있구요.
지금은 무지개 다리를 건넜지만... 10년전 부터 키웠던 강아지부터 해서
현재까지도 계속 제가 직접 미용해주고 있어요.
사실 미용이라 해봤자.. 늘 똑같은 스타일^^;; 이지만,
그런 시간까지도 함께 해서 더더욱 행복해요.
글을 이렇게 쓰게 된 건..
요즘 날이 더우니 애견미용샵에 가서 미용을 하는 개들이 많을 것 같아서요.
지금은 인연을 끊었지만, 친구 하나가 애견샵을 운영했습니다.
작은 가게였구요. 미용 다 시키고 집에 데려다 주는 아르바이트 아주머니 같은 분과
하더군요.
저도 강아지들을 키우고 있고, 그 친구와도 그때 한참 자주 만날때여서
그 가게에 자주 놀러갔었어요. 저도 직장을 다녀서 제가 가게에 가는 시간은
퇴근 시간 후라서 미용하는 개들은 없었어요.
하루는 토요일에 알바 아줌마가 일이 있어서 못 나온다고 저보고 좀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갔더니, 혼자서 하는 가게라 그런지 예약제로 개들을 받던데요.
참 친구지만...정말 제 자식처럼 강아지들 키우는 입장에서 보니까..
미용 맡기는거 못할 짓이란 생각했어요.
오전엔 코카 한마리가 왔는데, 코카가 힘도 쎄고 덩치도 큰 편이잖아요.
목에 줄을 묶어놓고 털을 깎이던데, 그 개가 바들 바들 떨고 입에 거품까지 물면서 겁먹어있는데
친구는 시간 없다고 고함이란 고함은 다 지르고 개한테 욕하면서, 주먹으로 때리는거예요.
손바닥으로 때리면 빨갛게 표시나서 안된다고... 주먹으로...
제가 왜 때리냐구 그냥 달래가면서 깎여라고 하니,
빨리 해야하는데 말 안들으니까 그런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가게에 용품같은거 대주는 사람이 왔는데, 개를 내려놓지 않고 그냥 혼자 나왔어요.
몇 초 뒤.. 쿵 하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까..
개가 작업대(?) 위에서 뛰어 내렸더라구요. 그 높이가 성인 갈비뼈쯤 되는 높이였거든요.
목줄이 묶인 상태에서 뛰어내려서 그 줄에 걸려가지고 개가 켁켁 되는데, 제가 뛰어가서
올려놓고 애 안아서 안정시켰어요.. 개 심장이 콩닥 콩닥. 저한테 파고들듯이 안기는데
발톱으로 제 살 다 파일 정도로 애가 흥분상태였어요...
잠시 뒤 친구가 다시 와서 애를 또 주먹으로 패면서 깎더니,
그 옆에 목욕시키는 싱크대(?) 처럼 생긴 곳에 개를 집어 넣고 샴푸를 시키던데
물 온도가 높은지 김이 철철 나는데도 그냥 씻겼어요.
그 개가 가고 나서 또 다른 강아지가 왔는데, 얘는 아주 쬐그만 슈나우저 강아지였구요.
새끼라 그런지 얌전하고 무난하게 깎이는가 했는데, 개가 갑자기 꽥! 하길래 일어나서 보니까
귀 쪽에서 피가 나데요. 저 보고 밴드 좀 갖고 오라고 해서 갔더니 찢어졌었어요.
피는 나중에 멈추고... 그 강아지도 목욕 다 하고 저보고 근처라고 위치 가르쳐 주면서
좀 데려다 달라고 하길래.. 알았다고 하고 강아지를 안고 주인 집으로 갔어요.
주인이 강아지를 안자마자 이리 저리 살피다가 귀에 피가 살짝 굳어서 딱지가 앉아있는 거 보고
이게 뭐냐고 하길래, 아 미용사가 실수를 해서 찢어졌는데, 약 바르고 해놨다고 했고..
저는 돌아왔죠 가게로.. 근데 친구가 저한테 주인한테 뭐라고 했냐고.
내가 그랬다고 했냐면서.. 그래서 제가 왜 그러냐 물으니까 주인이 전화왔었다면서....
그래서 제가 그럼 뭐라고 했었어야 되는데? 라고 물으니, 원래 그랬었다고 해야한다고...
그 뒤에 또 온 개는 피부병이 엄청나게 심한 아이였는데요.
그 아이 미용 시키고 한 도구들 그 뒤에 온 강아지 미용할때 그대로 사용하더군요....
샴푸대도 좀 깨끗하게 씻어야 할 것 같았는데.. 거기도 그냥 그대로 사용하구요.
더욱 압권인 것은... 수건을 새걸 쓰지 않고.. 닦았던 물기 있는 수건 여러개로
애들을 그냥 닦는거였어요. 피부병 있는 아이 닦은 수건은 삶아야 하지 않나요.
손으로 말려주는 것도 아니고, 물기 대충 닦고 케이지 안에 넣고 드라이기를 켜놓고
방치해두던데요. 철장 케이지가 좁으니까 애들이 드라이기 열을 피해서
철장 벽에 바짝 붙어 있던데.. 진짜 마음 아팠어요.
미용 말고도 호텔이라고 장시간 강아지를 맡아주는걸 하던데요.
케이지 있지요? 거기에 애들을 넣어두는데.. 하루종일 거기서 안나와요.
케이지 안에 배변 패드가 깔려있는데, 애들이 오줌싸고 똥싸고 하면 제때는 못 갈아줘도
발견 하게 되면 즉시 갈아줘야 하잖아요. 근데 그 배변패드 위에 오줌을 싸고 똥을 싸고
그게 그대로,, 점차 오줌 횟수가 느니까 그 위에 개가 있을 수 밖에 없어요.
손님들이 그런거 볼까봐 그 케이지 철장은 구석에 있구요.
산책이 다 뭐예요... 그냥 그 안에서 하루종일 주인만 기다리고 있는거예요....
진짜 처음 알았어요.
물품같은건 인터넷으로 사고, 제가 집에서 미용시키니까 애견샵엔 안갔었거든요.
참... 진짜 씁쓸했어요.
그 친구랑 저랑 안지가 15년이 다 되가는데..
저랑 마찬가지로 제 친구도 강아지 고양이.. 엄청 사랑했어요. 친구도 지금 3마리를 키우고 있구..
그렇지만 그게 직업이 되니.. 그냥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겨지나봐요.
그런걸 보고 와서 생각해보니...
왜 강아지들이 미용 후 스트레스 받아서 휴우증을 앓는지..알겠더라구요.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제 자식 예쁘게 해주고 싶고, 시원하게 해 주고 싶어서 맡긴 건데......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조금 있다가 다시 글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