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곱게 큰 뇨자

... 조회수 : 4,430
작성일 : 2012-08-10 01:14:39

 

익명이니

야밤에 치킨 먹고 배 두드리면서 뻘글 하나 올려봅니다.

 

어려서 남들이 제게 곱게 큰 느낌이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곱게 큰 = 부자집 외동 딸

이라는 단순한 등식을 갖고 있던 저는

엥? 사람 보는 눈 없네~ 이러고 말았죠.ㅎㅎ

 

저희 집 가난합니다.

생계에 바쁘셨던 엄마와

병 걸린 아버지와

주렁주렁 자식들이 딸린...

 

차마 익명게시판에도 털어 놓지 못하는

이러저러한 상황들로 아주 일찍 철이 들어 버렸죠.

 

철이 들었으니

집안 형편 생각해서 알아서 포기도 해가면서 살았습니다.

억척 아줌마인 엄마 덕분에 교육은 제대로 받았고요.

 

어렸을 때부터 살아가는 것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속울음도 많이 울었고

절망도 많이 했고요.

정말 죽어라고 처절하게 온몸이 다 고장이 날 정도로 살았지만

인생이 쉽게 풀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 늙은 지금도 곱다는 소리, 인상 좋다는 소리 듣습니다. 가끔이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제가 그냥 어느 정도 유복한 집에서 편하게 편하게 지금의 위치로 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자게의 글을 읽고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 곱게 큰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노력을 해주셨으며

 

악다구니 쓰는 엄마와 무력한 아빠지만

부모님이 날 아낀다는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일자무식의 부모님이지만

어리다고 자식들 의견을 무시하신 적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하지 못해도

사람된 도리는 하고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명품 하나 없지만

고운 마음을 믿고 살아가는 힘을 주셨으니, 곱게 컸다는 생각입니다.

 

결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 제가 마음에 듭니다.

이제까지 지켜왔던 내 고운 마음이 아까와서

힘들지만 남은 인생도 마음 곱게 쓰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제가 마음에 듭니다.

 

이게 정말 곱게 큰 겁니다. ㅡㅡv

 

 

 

 

IP : 119.201.xxx.245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
    '12.8.10 1:23 AM (122.36.xxx.75)

    원글님 마지막글 짱이네요 ㅋ

  • 2. 저는요님
    '12.8.10 1:36 AM (112.165.xxx.184)

    멋지네요ㅠㅠ

  • 3. ..
    '12.8.10 1:37 AM (112.152.xxx.23)

    님좀 짱이네요 ^^
    불평불만으로 살수도 있었던 환경을...긍정적으로.. 잘 사신거 같아요,,
    마음을 곱게..바르게 쓰셔서 곱게 자란 느낌을 주나봅니다 ..
    곱게 크신거 맞는듯 :)

    앞으로 곱게컸다는 뜻이..
    온실속 화초처럼 자란게 아닌..마음 곱게 쓸줄 알게 큰거라는..뜻으로 쓰였음 좋겠네요!!

  • 4. 저도 곱게 자랐다
    '12.8.10 1:47 AM (121.145.xxx.84)

    라는 말의 뜻을 원글님같이 해석했는데

    괴물이라느니..현실감없다느니..각자가 가진 시선에 따라 그표현이 아주 다르게 해석되더라구요
    원글님 멋지십니다^^

  • 5. .............
    '12.8.10 1:58 AM (76.217.xxx.11)

    네, 원글님 곱게 크신 것 맞아요.

    저도 곱게자란 괴물 글 별로...동감할 수 없네요.
    그 글에 나온 사람들은 결코 곱게 자랐다고 할 수 없어요.

  • 6. 음...
    '12.8.10 2:28 AM (208.54.xxx.167)

    원글님 글이 너무 좋아서 다른 글들 좀 찾아봤더니
    괴물글에 시니컬한 댓글 달았다가 지우셨더군요.

    지워서 아닌척해도 구글 히스토리에 다 남습니다.

    모처럼 좋은글 읽었다 싶었는데 실망....

  • 7. ...
    '12.8.10 3:06 AM (175.253.xxx.217)

    ")a

    아....그랬나요...?
    늘 그저 보이는 대로만 받아들이는 제가 밉네요..ㅠㅠ

  • 8. 역시
    '12.8.10 3:23 AM (76.217.xxx.11)

    인터넷 글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듭니다.

    원글님 '곱게자란 녀자' 코스프레 잘 읽었습니다.

  • 9. 곰녀
    '12.8.10 4:30 AM (119.148.xxx.170)

    곱게 자랐다는 말은 보통 욕이죠~
    '너 그렇게 처신하면 사회생활 못한다' 라는 뜻이기도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면서 걱정을 자동으로 사게 되는...

  • 10. 지운 댓글 보고 싶어
    '12.8.10 6:40 AM (119.18.xxx.141)

    근데 지우셨다는 건 (곱게 자란 여자들에 대한 ) 은연 중 반감이 나도 모르게 나타난 거잖아요
    그럴수도 있지 않나요
    누구나 상대적 박탈감은 있잖아요
    그리고 이 글로 바로 균형 잡으신 거겠죠
    곱게 큰 뇨자의 정의는
    바탕이 고운거지
    부가서비스로 연마되는 게 아니죠
    삼성 이부진 이서현 자매보면
    곱다는 느낌보다는 당차고 열정적이다 뭐 이런 느낌 받지 않나요

  • 11. 원글
    '12.8.10 7:57 AM (119.201.xxx.245)

    음...님.
    맞아요. 그 글에 댓글 달았다가 지웠어요.
    그 글 원글님께서 쓰신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직 몰라 힘들다. 시간의 힘을 믿는다라라는 댓글이었어요.
    그 댓글 달고 나서 곱게 자란게 뭔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그래서 이 글을 쓴거예요.
    지운 그 글에 쓴 댓글에 는 그 사람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지만 왠지 뒷담화 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제 자신도 부끄러웠고요. 그래서 그 댓글을 지웠습니다.
    실망하신 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ㅠㅠ

  • 12. ㄱㄱ
    '12.8.10 9:01 AM (211.246.xxx.156)

    음님
    구글서 어떻게 검색해야 지워진 댓글까지 다나오나요??
    아이피도 유동이라 보통 다 바뀌잖아요..

  • 13. ^^
    '12.8.10 12:47 PM (218.145.xxx.51)

    짝짝짝...
    잘 크셨네요^^.....

    나도 남은인생 곱게 살아야징~~~

  • 14. 밤톨
    '12.11.5 7:42 PM (211.55.xxx.127)

    멋져요..ㅋㅋㅈ
    지금불평불만인 저를 되돌아보게 되네요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2617 그냥 ...철수. 7 .. 2012/09/14 1,255
152616 하와이 4박에 마우이섬가는건 무리일까요? 6 rhtju 2012/09/14 2,611
152615 돼지 뒷다리살 소금구이 해먹어도 될까요? 3 ,,, 2012/09/14 2,227
152614 면세한도액이 얼만가요? 2 해외여행 2012/09/14 1,302
152613 마늘 보관법 3 보따리아줌 2012/09/14 1,843
152612 문재인이나 안철 수 찍으면.... 17 그네언니.... 2012/09/14 1,879
152611 쁘띠 스카프..?(손수건..?) 50*50 사이즈 어떤가요..?.. 2 ....? 2012/09/14 1,586
152610 두어달쯤에 선본남자가 계속 전화를 해요 10 .. 2012/09/14 3,374
152609 가수 송시현을 기억하시는 분 계실까요? 7 .... 2012/09/14 2,672
152608 나꼼수 같은 정치 시사 프로가 있을까요? 2 미국도 2012/09/14 864
152607 전세계약전 주의사항 문의드려요 2 Regina.. 2012/09/14 856
152606 저녁 국하나 놓고 먹음 안되나요? 10 뭐 먹고 사.. 2012/09/14 2,368
152605 박그네의 정체는...? 1 ㅇㅇㅇㅇ 2012/09/14 974
152604 화초 키우기 취미이신분 없나요? 7 ㅇㄴㅇㅇㄹ 2012/09/14 2,376
152603 불닭볶음면 먹지마세요 32 와진짜 2012/09/14 10,233
152602 아는분이 집싸게 팔고 경매로 집사서 이사가네요.. 4 집사기 2012/09/14 4,208
152601 여자 친구 코치 백 사주려고 하는데요 (질문) 7 .... 2012/09/14 2,892
152600 대체 이거는 어찌 보관해야 안무르는거지요? 9 양파 2012/09/14 1,501
152599 새누리는 슬슬 안철수파 문재인파로 나누려고 하겠죠?? ㅋㅋㅋ 5 속보인다 2012/09/14 1,416
152598 저는 영화 도가니 무서워서 안봤거든요. 7 ㅇㅇㅇㅇ 2012/09/14 1,661
152597 recycled 플라스틱은 뭔가요? 1 ----- 2012/09/14 876
152596 저 본의 아니게 진상짓 했나봐요;; 54 앗;; 2012/09/14 13,047
152595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부근 원룸 전세나 반전세 얼마나할까.. ,,, 2012/09/14 947
152594 이 마당에도 가카가 20억 대출해서 사저 공사 중이랍.. 6 아놔...... 2012/09/14 1,331
152593 어떤 치솔쓰세요..추천좀해주세요 3 칫솔없어.... 2012/09/14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