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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곱게 큰 뇨자

... 조회수 : 4,396
작성일 : 2012-08-10 01:14:39

 

익명이니

야밤에 치킨 먹고 배 두드리면서 뻘글 하나 올려봅니다.

 

어려서 남들이 제게 곱게 큰 느낌이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곱게 큰 = 부자집 외동 딸

이라는 단순한 등식을 갖고 있던 저는

엥? 사람 보는 눈 없네~ 이러고 말았죠.ㅎㅎ

 

저희 집 가난합니다.

생계에 바쁘셨던 엄마와

병 걸린 아버지와

주렁주렁 자식들이 딸린...

 

차마 익명게시판에도 털어 놓지 못하는

이러저러한 상황들로 아주 일찍 철이 들어 버렸죠.

 

철이 들었으니

집안 형편 생각해서 알아서 포기도 해가면서 살았습니다.

억척 아줌마인 엄마 덕분에 교육은 제대로 받았고요.

 

어렸을 때부터 살아가는 것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속울음도 많이 울었고

절망도 많이 했고요.

정말 죽어라고 처절하게 온몸이 다 고장이 날 정도로 살았지만

인생이 쉽게 풀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 늙은 지금도 곱다는 소리, 인상 좋다는 소리 듣습니다. 가끔이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제가 그냥 어느 정도 유복한 집에서 편하게 편하게 지금의 위치로 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자게의 글을 읽고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 곱게 큰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노력을 해주셨으며

 

악다구니 쓰는 엄마와 무력한 아빠지만

부모님이 날 아낀다는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일자무식의 부모님이지만

어리다고 자식들 의견을 무시하신 적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하지 못해도

사람된 도리는 하고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명품 하나 없지만

고운 마음을 믿고 살아가는 힘을 주셨으니, 곱게 컸다는 생각입니다.

 

결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 제가 마음에 듭니다.

이제까지 지켜왔던 내 고운 마음이 아까와서

힘들지만 남은 인생도 마음 곱게 쓰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제가 마음에 듭니다.

 

이게 정말 곱게 큰 겁니다. ㅡㅡv

 

 

 

 

IP : 119.201.xxx.245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
    '12.8.10 1:23 AM (122.36.xxx.75)

    원글님 마지막글 짱이네요 ㅋ

  • 2. 저는요님
    '12.8.10 1:36 AM (112.165.xxx.184)

    멋지네요ㅠㅠ

  • 3. ..
    '12.8.10 1:37 AM (112.152.xxx.23)

    님좀 짱이네요 ^^
    불평불만으로 살수도 있었던 환경을...긍정적으로.. 잘 사신거 같아요,,
    마음을 곱게..바르게 쓰셔서 곱게 자란 느낌을 주나봅니다 ..
    곱게 크신거 맞는듯 :)

    앞으로 곱게컸다는 뜻이..
    온실속 화초처럼 자란게 아닌..마음 곱게 쓸줄 알게 큰거라는..뜻으로 쓰였음 좋겠네요!!

  • 4. 저도 곱게 자랐다
    '12.8.10 1:47 AM (121.145.xxx.84)

    라는 말의 뜻을 원글님같이 해석했는데

    괴물이라느니..현실감없다느니..각자가 가진 시선에 따라 그표현이 아주 다르게 해석되더라구요
    원글님 멋지십니다^^

  • 5. .............
    '12.8.10 1:58 AM (76.217.xxx.11)

    네, 원글님 곱게 크신 것 맞아요.

    저도 곱게자란 괴물 글 별로...동감할 수 없네요.
    그 글에 나온 사람들은 결코 곱게 자랐다고 할 수 없어요.

  • 6. 음...
    '12.8.10 2:28 AM (208.54.xxx.167)

    원글님 글이 너무 좋아서 다른 글들 좀 찾아봤더니
    괴물글에 시니컬한 댓글 달았다가 지우셨더군요.

    지워서 아닌척해도 구글 히스토리에 다 남습니다.

    모처럼 좋은글 읽었다 싶었는데 실망....

  • 7. ...
    '12.8.10 3:06 AM (175.253.xxx.217)

    ")a

    아....그랬나요...?
    늘 그저 보이는 대로만 받아들이는 제가 밉네요..ㅠㅠ

  • 8. 역시
    '12.8.10 3:23 AM (76.217.xxx.11)

    인터넷 글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듭니다.

    원글님 '곱게자란 녀자' 코스프레 잘 읽었습니다.

  • 9. 곰녀
    '12.8.10 4:30 AM (119.148.xxx.170)

    곱게 자랐다는 말은 보통 욕이죠~
    '너 그렇게 처신하면 사회생활 못한다' 라는 뜻이기도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면서 걱정을 자동으로 사게 되는...

  • 10. 지운 댓글 보고 싶어
    '12.8.10 6:40 AM (119.18.xxx.141)

    근데 지우셨다는 건 (곱게 자란 여자들에 대한 ) 은연 중 반감이 나도 모르게 나타난 거잖아요
    그럴수도 있지 않나요
    누구나 상대적 박탈감은 있잖아요
    그리고 이 글로 바로 균형 잡으신 거겠죠
    곱게 큰 뇨자의 정의는
    바탕이 고운거지
    부가서비스로 연마되는 게 아니죠
    삼성 이부진 이서현 자매보면
    곱다는 느낌보다는 당차고 열정적이다 뭐 이런 느낌 받지 않나요

  • 11. 원글
    '12.8.10 7:57 AM (119.201.xxx.245)

    음...님.
    맞아요. 그 글에 댓글 달았다가 지웠어요.
    그 글 원글님께서 쓰신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직 몰라 힘들다. 시간의 힘을 믿는다라라는 댓글이었어요.
    그 댓글 달고 나서 곱게 자란게 뭔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그래서 이 글을 쓴거예요.
    지운 그 글에 쓴 댓글에 는 그 사람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지만 왠지 뒷담화 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제 자신도 부끄러웠고요. 그래서 그 댓글을 지웠습니다.
    실망하신 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ㅠㅠ

  • 12. ㄱㄱ
    '12.8.10 9:01 AM (211.246.xxx.156)

    음님
    구글서 어떻게 검색해야 지워진 댓글까지 다나오나요??
    아이피도 유동이라 보통 다 바뀌잖아요..

  • 13. ^^
    '12.8.10 12:47 PM (218.145.xxx.51)

    짝짝짝...
    잘 크셨네요^^.....

    나도 남은인생 곱게 살아야징~~~

  • 14. 밤톨
    '12.11.5 7:42 PM (211.55.xxx.127)

    멋져요..ㅋㅋㅈ
    지금불평불만인 저를 되돌아보게 되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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