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폰으로 밤에 조용히 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는데
인터폰에서는 자기들은 더 큰 고통 속에
산다. 그정도 소음도 못 참느냐. 우리가 뛰는거 아니다..
라는 식으로 오히려 막 화내면서 퍼붓길래 황당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그 인터폰 이후에
새벽에 울리는게 많이 드물어져서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긴 했지만 그래도 조심은 해주는구나~라고 안도했었어요.
하지만 요근래 다시 너무 심해져서 고민하다가 얼굴보고
이야기하려고 찾아갔어요.
새벽에 쿵쿵거리는 소리가 안방에서 들리면
잠을 못 자겠더군요.
올라갔더니 아주머니가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거실에 앉아있는데 쿵쿵쿵쿵......
일부러 도끼찍듯이 사람이 움직이는 동선따라서
쉬지않고 거실부터 주방으로...주방에서 계속 맴돌다가
방으로......
자기 집 소리가 아니라 윗집 소리가 울리는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도 직접 안 들었으면 윗집 소리가 아래아래층까지
울리는거 믿지 못했을거에요.
제가 물어봤어요.
어떻게 참고 사시냐구....
항의 안 하시냐구....
그나마 자기가 항의를 해서 밤늦게 안방에서 울리는건 덜하지
않았냐고 반문하시길래.....맞다고 인정했지요.
그런데 본인도 더 이상 못견뎌서 집팔고 이사가려고
집 내놓은지 오래됐다고 하시더군요.ㅠㅠ
그런데 누가 집보러와도 쿵쿵거려니 집보러온 사람
안색이 싹 변해서 나간다네요.
전세라도 내놓으려고 했지만...마찬가지로 쿵쿵 소리듣고는
연락이 없다고.
윗집에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살길래 이리 몰지각하냐고
물어봤는데
대답듣고는 할 말이 없었어요.
윗집에 아들이 나이는 중년이지만 지적장애인인데
키가 180이 넘고 덩치가 아주 크대요.
저도 승강기에서 한번 마주친 적이 있어서 누군지 알겠더군요.
몸무게가 100킬로는 무조건 넘을 정도로 덩치가 큰
남자가 애기 표정짓고 장난걸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거든요.
곁에 있던 엄마는 아주 마르고 작한 노인 분이셨고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저를 외면하셨던게 기억나구요.
딱 한번 마주쳤기에 주민이 아니라 그냥 방문객이라고
여겼었어요.
외출 거의 하지않고.. 하루종일 집 안을 뛰어다니는데
그 큰 덩치가 서너살 어린애들처럼 온몸으로
뛰어다니는걸 하루종일 하니....
그 늙은 어머니의 지친 모습을 보면 차마 모질게 화도
못내겠고.... 화내고나면 자기가 나쁜 인간이 된 것 같아서
괴로워서 어찌 할 수가 없어 이사결정했다고 하시더군요.
사람은 참 이기적인게
그 순간...저는 그나마 그 집이 바로 윗층이 아니라서
다행이다...ㅠㅠ..라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우리집까지 쿵쿵 울릴 정도면 윗집은 일상생활을 완전히
포기할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하소연이 이해가 되더군요.
그렇다고...윗윗집보고 심하게 뭐라 할 수도 없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