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들 08년 12월생입니다.
작년엔 둘째랑 집에 있었구요..올해부터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요
내향적인 면이 강해 어린이집을 한해 보낼까 많이 고민하다 대학부속유치원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원래 말수가 적으니 당연히 유치원 다녀와서도 안물어보면 한마디를 안하구요
초반까진 스트레스 받을까봐 거의 물어보지도 않았지요
저녁 먹을때쯤 작은아이랑 큰애랑 저랑 이렇게 셋이 있을때 기분 좋으면 말 좀 해주고요
점점 나아져서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랑 곧잘 해요..물론 집에서만.
그런데 유치원 가는걸 좋아하지 않아요..안가는날 넘 기뻐하구요
요즘 방학인데 아침마다 물어요
엄마 오늘 유치원 가는 날이예요? 아니 오늘 안가 하면 얼굴이 확 피구요
유치원 다니는거 좋아? 물으면 좋다고 할때가 한번도 없어요
유치원에서 제일 좋은건 뭐야 하면,,유치원 버스 내려서 엄마만날때라고...
뭐가 힘들까 늘 고민은 해도 속시원히 얘기를 안해주니 몰랐지요
생활에 치여 시간 보내다보니 한학기가 지난 거구요...
동네 아이들이랑 어울리게 멍석을 깔아줘도 잘 끼질 못해요
집을 너무너무 좋아하구요..우리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좋아서 막 날아다녀요
낯선곳에선 절대로...몇시간이나 지나야 표정이 풀릴까 해요
학기초 유치원 상담때도 애들이랑 어울리는게 걱정이라 말씀드려도
아직 어린나이라 기다려 보시라고, 여자아이들이 많이 챙겨주는 편이라 해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어제 자는데 유치원 얘기를 꺼냈어요
유치원 가는게 왜 싫으냐고,,,밥먹는게 힘들대요//식성이 좋은 아이예요..
재미있는게 없냐고 하니 하나도 없다네요
제가 객관식으로 물어 봤죠
그랬더니 친구들이랑 어울리는게 힘들대요
휴...말은 못해도 참 고됐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제가 그렇거든요. 학교 다닐때도 친구 사귀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근데 한번도 엄마한테 말해본 적이 없어요. 그저 그냥그냥 꾸역꾸역 지내온...
아침에 버스 안타고 데려다 줄때 교실걸어가는거 보면요..
친구들이 막 누구야 하면서 반갑게 불러도
부끄러워서 앞으로 걸어가질 못하는거예요
버스 타러 가는데 먼저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으면 또 밍기적밍기적,...
속이 터질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말이 길어지네요
유치원 수업 마치고 놀이학교처럼 한시간 수업 받는게 있는데
거기도 방학을 보내고 오늘 수업하러 갔어요
유치원은 아직 방학중이구요..
지금까지 본것 중에 제일 활기차고 웃음도 많았대요
오전부터 친구네 애들이랑 노느라 체력이 떨어졌을거라 생각했는데...
방학의 영향인가 싶은게..
5살 그것도 생일도 늦은데 유치원을 한학기 포기하고 데리고 있을까..
딱히 답은 아닌것 같은데.
아이에게 가장 좋은게 뭘까 계속 궁리만 해요
우선은 선생님하고 상담은 한번 해 볼 생각이구요
선배맘 여러분..
경험담도 좋고 조언도 좋고 저에게 좀 알려주세요
아이의 사회성..기다려 줘야하는건지
5살에게 유치원은 얼마만큼 의미가 있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