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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되어주는 딸

고맙다 조회수 : 4,696
작성일 : 2012-08-06 14:53:05

지난 금요일

이 무더위에 이사를 했습니다.

남편외도 사실알고

지옥처럼 몇년 지내다 지난 여름 소송을 시작하고, 끝을 냈습니다.

 

1년을 어찌 지냈는지...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죽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살아지내요.

 

문득문득 가슴에서 불덩이가 솟아오르고

가끔 아이보러 올때마다

얼굴 보면 그때 또 불덩이가 생겨나고...

 

이사가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흔적을 다 지우고

아이와 나만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무리해서 이사하게 되었고, 혼자서만 이사준비를 해나갔습니다.

이삿짐센터 연락부터 시작해서...이것 저것..혼자서...

괜한 자격지심인가..

이삿짐쌀 때...부동산 계약할 때.....

아저씨는 어디가고 아줌마 혼자 다니세요..이 말이 괜히 남편없는 사람이라 무시하는 것만 같고..

그럴때마다 벌써 이러면 앞으로 어찌살려고..이러면서 괜히 더 씩씩한 척,...

 

이사하고 나니..남자의 손길이 필요한 일이 몇가지가 나오더군요.

이섯짐센터서 미처 달아주고 가지못한 액자들...

가전제품 전기연결...

방충망 구멍 수선..

형광등 교체...

 

아..이래서 남들이 이혼않고 참고 사나보다..순간 그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어찌어찌 테렐비젼 나오게 되고...겨우 정리되어가나 싶었는데...

 

방충망에 구멍이 좀 큰게 있어 어쩌나..하면서 마트에 갔습니다. 이사 후 필요하거 이것저것 있어서요.

아이가 마트서 방충망 수선하는 테이프(?)를 발견하고 해보자..하더니..

집에와서 혼자 설명서 보고 어찌어찌..방충망 구멍을 참하게 고쳐놨습니다.

이제 초등 3학년, 12월 말일 태어나 아직 또래보다 한참 어린 내딸...

 

이렇게 내딸은 어느덧 내옆에서 남편의 자리를 대신해줍니다.

 

아이와 나...씩씩하게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고맙다..내딸아...

 

 

IP : 211.236.xxx.145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우~~
    '12.8.6 2:56 PM (121.157.xxx.144)

    글 읽다보니 눈물이~
    힘 내셔서 꼭 따님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위로보단 격려의 말 전하고픈데 …
    앞으론 행복이 님의 앞날을 지켜줄거예요

  • 2. ㅇㅇ
    '12.8.6 2:59 PM (203.152.xxx.218)

    아이구 착하고 똑똑한 딸이네요
    이제 그 딸이 아마 원글님에게 큰 위로가 되고 든든한 버팀목도 되어주는날도 올겁니다.
    원글님도 장한 따님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실거라고 믿어요..
    행복하시길

  • 3. 님...
    '12.8.6 2:59 PM (112.172.xxx.108)

    잘 하셨어요/./
    저도 딸아이와 행복하게 살려고 이사했고 이사한후에 정말 7년만에 깊은 잠을 잘수 있었던거 같아요.....
    지금은 4학년 근데 님 딸이 더 어른스럽네요.. 4학년딸이 너무 애기 같아서 ... 그래도 요즘은엄마 일하다 늦는거 괜찮다고 늦으면 샤워다하고 숙제 해놓고 있겠다 합니다. 전 친정도 멀고 근처 오빠가족이 살기는 하는데 올케가 아주 이기적이라 자기 가족 외에는 쳐다도 안보는 식이라 첨엔 많이 섭섭했지만 이젠 적응하고 전 회사 다니고... 아주아주 저하고 비슷해서 로그인 했답니다.. 행복하게 사세요... ~ 화이팅....!!!

  • 4. 눈물
    '12.8.6 3:00 PM (125.135.xxx.131)

    찡하네요..원글님..힘내세요..
    언젠가 웃으며 옛말 할 날 올겁니다.
    그리고 신앙이라도 의지하시면 좋겠다는 생각 듭니다.
    딸은 그 이쁜 딸은..오직 딸로만 사랑해 주세요.
    집 단속도 꼭 꼭 하시고..마음 강하게 사세요.
    제 지인도 딸 둘 데리고 살다 요즘 재혼해서 아주 행복해보여요.

  • 5. 님...
    '12.8.6 3:01 PM (112.172.xxx.108)

    그리고 이사할떄 그마음 알아요... 그리고 이번 휴가도 아빠없이 아는언니랑 셋이서 다녀왔어요... 친 형제보다 나은 언니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중간에 그언니 딸이랑 넷이서 재밌게 놀았답니다....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불안해도 경제력도 좀 힘이 들고 그래도 건강하니... 다행이라 고 여기며 딸아이와 행복하게 사는지금이 더 좋네요..

  • 6. 힘내시고
    '12.8.6 3:02 PM (175.255.xxx.213)

    형광등 가는 것, 벽에 못박는 것, 전기코드 연결및 전선 정리 등 어려운 게 저언혀 아닙니다.

    형광등은 그냥 가시면 되는 거고
    벽에 못박는 건 마트에서 전기 드릴 하나 사시면 콘크리트 벽도 뚫고요-_
    전선 정리, 멀티탭 사고 전선 정리용으로 파는 거 사서 하시면 됩니다. 혹은 식빵 봉지에 묶여있는 끈 사용ㅂ하시면 되고요.

    이런 건 그냥 안해보신 거고, 실제로 해보면 저언혀 별거 아닙니다.

  • 7. ..
    '12.8.6 3:03 PM (175.113.xxx.236)

    저도 첫댓글님과 동감.
    남자가 필요한 일은 없어요. 남자가 할수 있는 일은 여자도 당연히 할 수 있는 겁니다. 전 방충망을 통채로 갈았어요. 인터넷에 다 있더군요.
    그깟 못박는일 형광등 가는일 하다 못해 전기 스위치 가는 것같지 제가 다 합니다.
    원글님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남자만 할 수 있는일 아닙니다.
    우리집에는 내가 존경하는 남편도 있고 산만한 아들도 있습니다.

    원글님 . 딸은 딸 역활에 기뻐하세요. 원글님은 부모 역활로 엄마로써 기특해 하면 됩니다.
    앞으로 좋은날이 더 많기를.....

  • 8. 저도
    '12.8.6 3:05 PM (58.231.xxx.80)

    첫댓글 처럼 아이는 아이답게 크게 두는게 좋은것 같아요
    부모 사이 안좋은 아이들 중 너무 일찍 철드는 아이들 그아이 나름 가엽더라구요
    성인이 되도 엄마 놓지 못하고 ...편모일 경우 이건 중요한 문제 같아요

  • 9. 인생사
    '12.8.6 3:07 PM (122.45.xxx.33)

    인생사 새옹지마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 거
    좋은 일만 가득 할 겁니다
    남편이 있어도 못 하나 박아 주지 않아요

    열심히 살면 복이오니 원글님 힘내세요

  • 10. .,,
    '12.8.6 3:09 PM (123.109.xxx.102)

    남편있어도
    다 제가 하는일이에요 ㅠㅠ
    아이가 남편/아빠 대신이다 하지마시고
    집고치는일에 손재주가 있어 든든하다 해주시는게
    어떨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려요
    새집에서 행복하시길!!

  • 11. ㄹㄹㄹ
    '12.8.6 3:09 PM (218.52.xxx.33)

    방충망에 붙이는거 있다고 얘기하려다 끝까지 읽어보니 그걸로 해결 하셨네요.
    집안일에 남편 손 필요한거 없어요.
    벽걸이티비 위치 옮겨 달 때만 필요하더군요.
    요즘은 편리한 물건들이 많이 나와서 굳이 남편 힘 안빌려도 잘 할 수있어요.
    이사할 때도 남편 있어도 회사에서 돈 버느라 바빠서 집보러 같이 못다니는 집도 많아요.
    없다는 사실에 너무 얽매이지 마시고, 위축되지도 마세요.
    힘내세요 !

  • 12. 점세개
    '12.8.6 3:12 PM (110.70.xxx.137)

    저도 전부 제가 하는일인데요
    남편시키면 하겠지만
    그냥 제가 다해요
    부동산 이사짐등등 부터
    목공 못질 죄다 제가 하는걸요
    독립하셨으니 슬슬 익혀서 하시면 되구요

    아이는 아이자리에 두세요

  • 13. ..
    '12.8.6 3:14 PM (118.217.xxx.22)

    원글님 대견한 따님과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라고, 힘내세요.
    그리고, 많이 힘드시겠지만 다른분들 조언처럼 아이에게는 내색하지 마시고 더 씩씩하게 지내시길 바라고.

    나열하신 일들은 저는 제가 다 해요. 전동 드릴로 블라인드 설치도 했었어요.
    급한 성격이라서 부탁하고 기다리고를 못하고 좀 힘들어도 걍 제가 합니다.
    원글님도 그냥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세요.

  • 14. ......
    '12.8.6 3:28 PM (118.47.xxx.13)

    첫댓글님말 동감딸은 그냥 딸 자리에 놓아두세요.
    남편처럼 의지하거나 친구처럼 상대하지 마세요.
    딸은 어린아이입니다.
    또 자신의 앞날을 향해 살아야지 엄마의 외로움과 고달픔에 발목 잡히면 안 됩니다2222222

  • 15. ..
    '12.8.6 3:30 PM (220.82.xxx.61)

    좋은 따님 두셨네요.
    제목만 보고는 고등학생이나 될까 했더니 초등학생이군요. 대견한 따님이..
    힘내시고 윗분들 말씀대로 따님이 애어른으로 자라지 않게 애써주세요.
    앞으로는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랍니다.

  • 16. 그냥
    '12.8.6 3:31 PM (175.112.xxx.18)

    원글님이 따님을 남편처럼 의지하려고 쓰신 건 아닐 거에요.
    아마도 두렵고 어려운 일들 앞에 딸이 나서주는 것 같으니 든든함에서 쓰신 글이겠지요.
    어린 것이 기특하기도 하구요..
    어떻게 어린 아이를 남편자리에 놓겠어요.

    아마도 앞으로 둘이서 살게 되는데 서로 의지하고 믿고 힘되어주고 해야할 거고
    방충망에서 그런 것들이 느껴지셔서 그렇겠지요.

    원글님 고생하셨어요 이사하느라.. 앞으로 지난 일들 잊으시고..맘편하게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17. 화이팅!
    '12.8.6 3:33 PM (175.195.xxx.39) - 삭제된댓글

    저도 남편있어도 제가 다해요. 해달라고 말하면 강도조절을 못해서 부러뜨리거나 왜 하냐구하거나, 함흥차사라 답답하구 치사해서 언제부터인지 제가 하게됐어요. 화장실 전구도 나사 다 풀구 무거운 커버내려놓구 땀흘리며 제가 갈았어요. 결혼하기전엔 할줄도 몰랐는데 결혼하구나니 할수밖에 없드라구요.남편이 절 이렇게 강하게 만들어 주었죠.하다보니 요령도 생기네요.저도 3학년 아들내미 남편이라고 의지될때 많은데 남편은 아들보다 더 어린애같고 오히려 아들래미가 더 의젓하고 생각이 깊어 남편같아요.ㅋ ㅋ아저씨없이 혼자하냐는 말 신경쓰지마세요. 전 남편있어도 남편없이 아이데리고 버스타고 전철갈아타고 1시간거리가서 집알아보고 계약했어요. 남편도 안하는 사람은 안해요. 해줘도 덜렁거려 믿을수 없어 전 그냥 제가 하는게 편해요.오히려 남편이 저하테 기대서 더 힘드네여. 결단내리신 님 대단하세요. 위축되지 마시고 더욱더 활기차고 재밌게 사세요. 이세상에 재밌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화이팅해드릴께요. !!!

  • 18. 저희남편도 안해요
    '12.8.6 3:45 PM (110.13.xxx.246)

    저도 제가 다 하는일
    힘든시기 잘 견디시고 딸아이와 행복하세요.

  • 19. 저도
    '12.8.6 3:56 PM (122.40.xxx.15)

    제가 다 하는 일인걸요..
    부모님 계셔도...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있어도...
    비데 연결도 했고.. 세탁기 연결도 했고.. 등기구 교체도 해봤고...못박고...등등
    남자가 해야 할일같은건 없어요.집도 제가 보러다니고...

    괜히 작아지지 마시고 힘내세요..

  • 20. 아이는 아이로 자라야
    '12.8.6 4:14 PM (203.247.xxx.210)

    엄마가 아무리 힘드셔도
    새싹에게 기대지는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죄송하오나 노파심에...)엄마의 고통은 엄마의 몫입니다

  • 21. 신통방통
    '12.8.6 4:59 PM (115.140.xxx.4)

    아이고 기특해라 ㅎㅎㅎㅎ
    원글님 저도 다 제가 하는 일들이라 처음이 어렵고 번거롭다 뿐이지
    별거 아니라고 한말씀 거들고 가요
    앞으로 행복한 일들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액자 그딴거 안걸어도 되잖아요. 집도 시원하고 좋던데요?

  • 22. 기특하네요
    '12.8.6 5:16 PM (211.41.xxx.106)

    뭉클합니다.
    님과 딸의 앞날이 지금처럼 꿋꿋하기를 바랍니다.
    어떤 색깔의 모녀이든 어때요. 친구 같아도, 님이 좀더 엄해진대도, 아이가 좀 조숙해진대도...다 좋습니다. 님의 아이에 대한 사랑만 그 자리에 있다면요. 아이는 자기 깜냥껏 커갈 겁니다.
    신현림의 싱글맘 스토리 생각나요.
    아이 하는 것 보니 아이도 잘 해갈 것 같고 님은 말할 것도 없네요.

  • 23. 저도 노파심에서..
    '12.8.6 5:34 PM (211.177.xxx.194)

    엄마가 기대는거 아이도 다 압니다.
    강해지셔야 할것 같아요.
    아이는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하셔야지요.
    기특하지만 안쓰럽습니다.
    그리고 님이 열거하신 남자가 필요한 일들.. 참.. 그동안 너무 기대고 살아오신게 아닌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여렵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단순한 일입니다.

  • 24. 저도
    '12.8.6 5:46 PM (222.107.xxx.181)

    원글님 잘 하실거에요.
    아이는 홀로 자신만의 고통을 견뎌내겠지요.
    씩씩하게 잘 자랄겁니다.
    엄마가 빨리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 25. 정말
    '12.8.6 6:42 PM (211.49.xxx.239)

    눈물이. 님 용기 내세요. 글고 제 딸이랑 같네요. 저의 엄만 남편이 있어도 장녀인 저한테 의지하셨어요. 어릴 땐 몰랐는데 진짜 아이로써 누려야 할 거 못누리고 항상 저당잡힌 기분으로 살았어요.
    그거에 대한 반작용인지 제 딸은 무조건 애처럼 키울라고 해요. 그래서 너무 놀아서 걱정이긴 하지만. 암튼 잘하시겠지만 애는 애로써 키우시고 이제 독립하셨으니 행복할 일만 남았네요.

    이혼 소송도 이겨내셨는데. 전 그냥 양육비 양육권 받고 끝내기로 했어요. 사실 했어야 했는데. 님은 더 잘하실 거에요. 화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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