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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얘를 어린이집 보내야 돼, 말아야 돼.. 헷갈려요

헷갈려 조회수 : 2,191
작성일 : 2012-08-06 14:01:49
올 봄에 딱 세돌지난 큰애가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는 중이에요.
처음엔 한 일주일? 열흘 쯤? 적응기간 동안 울기도 하고 가기싫다기도 했다가
3월 중순부턴 그럭저럭 잘 다니나 싶었는데 지난 6월 말부턴 가기싫다고 자주 그래요.
이유는 다양해요. 어린이집 가면 엄마 보고싶다, 영어수업 싫다, 등등 그때그때 달라요.
그러다가 7월 중순 부터는 하루걸러 한번씩 입구에서 울고 들어갔지요.
셔틀 안타고 제가 데려다주거든요.
엄마가 교실까지 데려다달라해서 교실까지 제가 넣어주기도 하고..
그러다 또 어떤날은 방긋방긋 웃으며 선생님한테 안겨서 들어가기도 하고..

이래저래 7월 다 가고 지난 주 일주일 방학하고 오늘 등원하는데
또 아침부터 가기싫다, 가면 엄마 보고싶을걸.. ,그러면서 늦장부리다가
어린이집 앞에서 차에서 내리며 보니 애가 눈가에 눈물자욱이... ㅠ.ㅠ
입구에 가니 선생님 손 잡고 마지못해 들어가긴 하는데 영 기운없이 들어갔어요.
그게 영 마음에 걸려있는데 제 마음을 눈치 챈 선생님이 걱정마세요, 잘 놀고 있어요 하면서
시시각각 사진을 보내주시는데 또 활짝 웃고 방방 뛰면서 잘 놀고 있긴하네요.

큰애 성격이 아직 낯도 좀 가리고 낯선 환경에 가면 적응시간도 필요하고 
자기거 욕심은 나더라도 크게 떼쓰지 않고 스스로 눌러 참는;; 그런 아이라
제가 일부러 아이마음 읽어서 더 먼저 챙겨주고 그럴 때도 많구요.
다니는 어린이집이 선생님들도 좋고 같은 반 아이들도 대체적으로 순한데
프로그램이랄까.. 애들 일과가 좀 단조롭고 놀이 패턴이 다양하지 않아요.
그러니 애가 훅 가게 즐거운 곳은 아니라서 애가 그러는 것도 같고..

제가 집에서 좀 엄하게 혼내는 엄마스타일인데
그 왜.. 집에서 많이 혼나면 밖에 가서도 붙임성있게 잘 하지 못하는 그런 경우일까요.
작년 봄에 둘째 태어나고 저 나름대로는 큰애 많이 보듬어주고 살펴줬지만
아이에겐 그래도 서운함도 있을테고 저도 은연중에 큰애 취급하며 기대치도 높았을테구요.
그래서 아이가 더 저한테 매달리고 떨어지지 않으려 하나.. 생각도 해 봤어요.

7월에 울고 들어가던 날 남편과 진지하게 계속 보내야 할지 다시 집에 있게할지 상의했는데
남편 말로는 아이가 눈치도 있고 또래보다 좀 영리해서 제가 흔들릴걸 알고 그럴 수도 있지 않겠냐,
지금 안보내고 더 커서 보낸다해도 다시 겪을 과정이면 이미 다닌거 적응시켜야지 않겠냐..그렇구요
어딜가도 적응하는데 오래걸리는 아이라서 이렇게 차츰차츰, 
아직 어린이집에서는 그래도 교육이나 지도가 아니라 보살피는 개념이 더 크니까
선생님들 토닥임 받으면서 단체생활하는거 적응해 가야 나중에 유치원이고 학교고 잘 다닐까 싶기도 하구요.
힘들면 포기해도 되는거라고 아이가 배우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

지난 일주일 방학동안 거의 종일 큰애랑 돌쟁이 작은애랑 저랑 셋이 집에 있는데
이제 둘째가 좀 커서 같이 밥도 먹고 어설프지만 자매들끼리 놀기도 하는거 보면서
아 물론 그러다 꼭 둘중에 한놈이 울고 놀이가 끝나서 저도 여러번 목소리 높였구요 ㅠ.ㅠ
그럼에도 그럭저럭 둘 다 집에 데리고 있을만 하구나.. 생각하다 보니 
어떤게 큰애를 위하는 일일지 판단이 안서네요.

이런 성향의..
낯가림 있고, 적응 기간 필요하고, 속으로 좀 참는 아이들은
집에 오래 데리고 있는게 나을지.. 조금씩이라도 적응시켜 나가는게 좋을지요..?
지금 어린이집 생활이래봤자 10시에 가서 점심 먹고 2시 반이면 와요. 
역시 첫애는 뭘 해도 어렵네요..
IP : 121.147.xxx.1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나물
    '12.8.6 2:09 PM (218.152.xxx.206)

    큰애랑 둘째랑 다 4살때 다녔어요. 큰애는 그렇게 어린이집을 싫어 하더라고요.
    원래 말수가 적은 아이이고 자기 표현이 없는 아이인데. 심지어 아침에 어린이집 차를 보더니
    그데로 주저 앉아 버리더라고요. (다리에 힘 빠지듯이)

    사람들이 이번에 기싸움에서 밀리면 나중엔 더 다니기 싫어한다 보내라! 했었고, 원장선생님이나 돌봐주시는 분들 인품도 너무 좋아보여서 계속 밀어 붙었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4살짜리한테 국어/수학 문제집 두꺼운걸 계속 풀게 했던 거에요.

    5살때 놀기만 하는 곳으로 바뀌었는데 여긴 왜 공부를 안하냐고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그게 아이한테는 무척 벅찼던 것 같아요.

    저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너무 아파요. 한참 놀고 즐겁게 보내야할 4살때 강압적인 학습을 했으니 아이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을까요? 아이는 당연히 해야 하는건지 알고 저한테 그런 얘기도 없었고, 그냥 가기 싫다, 엄마랑 있고 싶다, 배가 아프다.. 그런 소리만 했었네요.

    적극적인 성격의 둘째는 싫다는 소리 없이 잘 다니고 있고요.
    제가 큰애 4살때로 돌아간다면 그냥 본인 편하게 하자는데로 해줄것 같아요.
    당시에 4살이면 클만큼 컸고 친구들과도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4살은 아직도 얘기에요. 떼 받아주고 어리광 받아줘도 되었던 시기 같네요.

  • 2. 콩나물
    '12.8.6 2:23 PM (218.152.xxx.206)

    근데 저희 큰애는 생태 어린이집 다니면서 친구들과 놀기만 했을때도 다니기 싫어했어요.
    너무나 다니기 싫어해서 원하는 만큼 가지 말아보라고 했더니
    한달동안 집에서 딩굴 딩굴 하길래 질려 버려서 그냥 보냈어요.

    지금도 집에서 책보고 그림그리고 글쓰고 그런걸 더 좋아해요.

    희안한건 학교는 다니기 싫다는 소리는 안하네요.
    학교는 꼭 다녀야 하는걸 본인도 아나봐요.
    지각 하면 큰일 나는줄 알면서 숙제도 꼬박꼬박 잘해서 다녀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다니기 싫어한다고 학교도 그렇지는 않나봐요.

  • 3. 그럼요..
    '12.8.6 2:27 PM (121.147.xxx.17)

    힘들면 다니지 말자.. 하는게
    아이에게 혹시 금방 포기해도 된다는걸 알려주는건 아닐까요?
    아이가 새로운걸 시도해보고 자기 뜻대로 안되면 울어버리거나 포기해 버리거든요.
    뭔가 완성된 상태가 바로 되지 않는다는걸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스스로 못 견뎌해요.
    그래서 행여 앞으로도 그 성향이 계속되면 우치원부터 시작해서 당연한 것들도
    쉽게 적응하지 못할까봐 살짝씩 적응해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보내고 있어요..
    정말 어렵네요..

  • 4. 콩나물
    '12.8.6 2:44 PM (218.152.xxx.206)

    원글님 4살은 무척 어려요.
    근데 큰애가 4살때면 다 큰것 같고
    엄마가 훈육이나 제대로된 교육을 시켜줘야 할것 같은 나이가 되거든요.

    지나보세요. 4살이면 그냥 아가에요.
    사실 2살이나 4살이나 겨우 2년 차이인데 뭐가 크게 달라졌겠어요.

  • 5. 잔디
    '12.8.6 2:51 PM (125.180.xxx.6)

    저희애도 올봄에 세돌이었어요
    떼 많이 쓰지 않고 착하고 좀 수줍지만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성격인데요
    잘 적응하다가 어느날 다니던 어린이집을 안가겠다고 하더라구요
    한달 넘게 두고보다가 입학금 새로 내고 다른곳으로 옮겼어요
    물론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서요
    쓸데없이 다니기 싫어하고 울 아이는 아니다 싶어서 옮겨준건데 새로 옮긴 곳은 너무 좋아라 다니네요
    원에 나갈 때 아이의 반응이 확연히 차이가 나서 바꿔주길 정말 잘했다 싶어요
    아이가 가기 싫어할 때는 이유가 있을거예요
    표현을 잘 못할 뿐이지..
    스트레스받게 하지 마시고 원을 바꿔주든지 집에서 쉬게 해줌 좋겠어요

  • 6. ...
    '12.8.6 3:07 PM (121.164.xxx.120)

    저희 아이는 6살인데도 어린이집 관뒀어요
    아이가 간신히 적응해서 다니는 중간에 선생님이 바꼈는데
    그이후로 너무 힘들어 하고(아이본인이) 매일 스트레스로
    배에 가스가 차서 두달넘게 병원 다니고
    손톱 물어뜯는 습관까지 생겨버렸어요
    제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그냥 집에서 데리고 있어요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장에 가스도 안차고 손톱 물어뜯는것도 많이 좋아졌네요

  • 7. 맞벌이
    '12.8.6 4:15 PM (14.52.xxx.59)

    아닌것 같은데 4살 아이에게 그렇게 사는걸 혹독하게 알려주실 필요 있나요 ㅜㅜ
    우리 조카가 딱 그랬어요,,울고 불고,안간다 별별 핑계 다 대구요
    근데 그거 달래고 얼러서 보내고 정 안되는 날은 이모 고모들이 돌아가며 데려오고 했는데
    그게 원인인지 뭔지 애가 학원도 툭하면 때려치우고,심지어 멀쩡히 들어간 대학도 두번이나 때려치웠어요
    애가 욱하는게 있고 한번 감정이 폭발하면 조절을 못하더라구요
    그게 원인인지 뭔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래서 전 애들 둘다 6살때 유치원 보냈고,,,영유도 절대 안 보냈어요

  • 8. 후회
    '12.8.6 4:53 PM (211.200.xxx.117) - 삭제된댓글

    제가 그래서 네살에 억지로라도 보냈는데 후회되요
    사실 같이 있으면 하루가 또 후딱 가거든요

  • 9. 명랑1
    '12.8.6 5:09 PM (175.118.xxx.244)

    둘째도 같이 밥먹을 정도라면 같이 데리고 있으세요ᆞ 아직은 엄마랑 동생이랑 놀아도 충분히 즐겁고 만족할 나이이고 더 안정적으로 느낄거예요ᆞ가끔 심심하면 어떠나요ᆞ인생에 또 언제 이리 맘편하게 놀며 지내겠어요ᆞ지금 억지로 가기싫은 곳 다니며 얻는 이득보다 불안감으로 잃는게 더 많을거 같아요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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