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었죠^^ 그것도 개최국인 영국을 꺽고, 축구 종가라고 자만하던 영국을 홈에서 이겨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어요.
새벽에 그 경기를 보다가 승부차기에서 기성용이 마지막 골을 넣었을때.. 홍명보 감독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10년전 한일월드컵에 진출했을때 그 밝았던 웃음도 떠올랐지만.. 정말 문득.. 갑자기.. 홍명보 감독의 국대 데뷔 시절이 생각 났답니다
제가 홍명보 감독의 모습을 가장 처음, 인상 깊게 본 것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때에요..
당시 홍명보 감독 정말 새내기^^ 고려대 3학년 재학 시절이었죠
(빠른 69년 생이니까 만으로 갓 스무살 넘길 때였을 거에요)
우리 나라 86년 월드컵 본선 때 32년만의 본선이라고 엄청 주목받으면서, 당시 차범근 감독이 합류한 것 만으로도 큰 이슈가 됬었죠. 우승후보였던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한 조였는데 비록 1무 2패였지만 전혀 주눅들지 않고 인상적인 경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4년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90년 대회때는 정말 우리팀에 큰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황선홍, 김주성등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예선 23골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정말 그때는 아시아 축구가 형편 없었던거 같아요--) 86년 대회때의 자부심 때문에 세계축구를 쉽게 봤었는지 몰라도 90년도 대회때는 정말 최악의 성적이었죠.. 3경기 1골 6실점(득점은 그 유명한 황보관의 캐논슛 1방), 당시 세계 3대 미드필더였던 스페인의 미첼에게 대회 첫 해트트릭을 선사하면서.. 내용도 정말 졸전이었습니다 ㅜㅜ
그런데, 말이 6실점이지 우루과이전이랑 스페인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무수한 유효슈팅은 막아낸 장본인이..
바로 홍명보 감독이었습니다.ㅜㅠ 지금도 생각해보면, 그 어린나이에 새벽시간 잠을 설쳐가면서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축구보면서 홍감독님만 유독 많이 비춰지는건,, 지금도 생각해보면 너무 안쓰러운게 온몸으로 막아낸 슈팅만 7, 8개는 넘을거 같고... 당시에는 포백이라는 수비형태가 없었고 원 스위퍼 투 스토퍼 체제에서 그 어린 소년이 최종 수비를 혼자 다 감당하는 모습만 너무 눈에 선해서.. 대회 1골을 넣은 황보관 선수보다 홍명보라는 이름이 대회 끝난 뒤에 너무 유명해진게 생생하네요.
말 그대로 세계 축구에 가까워진 한국 축구의 중심에는 홍명보라는 아시아 최고의 리베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거 같아요.
지금도 선수 선발시 학력과 추천만 가지고는 절대 뽑지 않는다고 합니다. 본인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절대로 선수 기량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선발하는 않는 원칙, 그리고 선수와 형동생처럼 소통하는 원칙이 지금의 겁없는 홍명보호 아이들을 만들어 낸게 아닌가 싶어요..
제 생각에 4강에서 브라질에 실력으로 지지는 않을거 같아요. 일본과 브라질 경기 보면 심판이 너무 일방적으로 편드는 거 빼고는 기량상 두드러진 모습은 없습니다.. 그리고 대진 상대들 역시 우리가 만난 팀들보다 기량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고요. 이런 저런 기대감과 걱정을 안고 수요일 새벽을 기다려 봅니다만, 설사 지더라도 원망하지는 않을거 같아요 ㅎㅎ 오히려 최선을 다한 모습에 박수를 쳐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