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땐 엄마는 밤에 안무서운지 알았어요..

어릴땐.. 조회수 : 2,915
작성일 : 2012-07-31 16:25:04

제가 7살때 한번 저녁(어둑해질 무렵)에 집앞에서 놀다가 5층인 우리집에 올라가면서 계단에 누가 쫓아와 잡혀갈뻔한 적이 있어요.

그뒤론 저녁에 다니는게 너무나 무서웠죠.

그때부터 엄마는 제가 늦으면 늘 절 데리러 나오셨어요.

그땐 삐삐도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잖아요.

달랑 공중전화 하나..

집에 도착할때쯤..되면 엄마는 늘 절 어둑한 곳에서 기다리고 계셨죠.

고등학생, 대학생, 심지어 성인이 되어서도..

그때는요, 엄마는 밤이 안무서운지 알았어요.

어린애들만 밤이 무서운건지 알았어요.

 

근데 제가 지금 그때의 엄마나이가 되었네요.

39살..

저 여전히 밤이 무서워요.

어둑한곳 지날땐 겁이 나고, 사람 하나 쑥~튀어나와도 깜짝깜짝..

새삼 엄마한테 너무나 고맙고..

우리 엄마 정말 대단하다 싶고..그러네요..

 

그런 엄마가 요즘은 치매에 걸리셔서 조금 힘드세요..

저에게 엄마는 늘 절 지켜주는 존재였는데...

처음엔 엄마의 치매가 너무나 슬프더니..

이젠 가끔씩 대화가 안통한다는 이유로 제가 엄마랑 대화를 회피할때가 생기네요..

정말 못된 딸이죠..

이럼 안되는데...

 

사랑하는 엄마에게 좀더 잘해드려야 겠단 생각..해봅니다..

이제 제가 엄마 많이 지켜드려야죠...ㅡㅜ

IP : 121.138.xxx.1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2.7.31 4:29 PM (121.130.xxx.228)

    흡사 동화책 이야기로 써도 좋을것같단 생각이 드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 2. 카드사랑
    '12.7.31 4:36 PM (211.222.xxx.16)

    정신적 지주인 엄마 생각에 마음이 짠합니다..... 못된딸이라서 잘해드리지도 못하고...... 신경질만 부리는데.... 엄마 죄송합니다.... 오늘 저녁은 엄마 모시고 맛난 밥 먹음서 애교좀 부려야겟어요..

  • 3. ...
    '12.7.31 4:38 PM (211.247.xxx.235)

    제 나이에 엄마는 딸 넷에 시어머니에 남편사업 뒷바라지에 고모에... 그리고 직장까지 다니셨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찌 감당했을까 싶어요. 원글님처럼 저도 엄마가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엄마를 한 인간으로 보게되는것 같아요.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자식이 웃으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많이 보여들리는게 효도가 아닌가 싶어요...

  • 4. 엄마
    '12.7.31 4:39 PM (122.45.xxx.33)

    나 어릴때
    울엄만 과자도 고기도 생성도 싫어하는 줄 알았지요
    아이들 키우면서 엄마도 여자고 드시고 싶은 거 많았다는 거 알게되었고
    지금 저렇게 어리광 부리시는 거
    내게 효도 할 기회를 주시는거라 믿어요

  • 5. ㅇㅇㅇㅇ
    '12.7.31 5:02 PM (59.10.xxx.31)

    원글님 저랑 나이가 같으시네요. 오늘 아침에도 아이 봐주느라 저희집 와계신 엄마한테 신경질 부리며 나왔는데...참 이놈의 못된 딸은 나이가 들어도 안변하네요. 앞으로는 조금 더 잘해드리고 싶어요.

    원글님 어머니랑 남은 인생 행복하세요....

  • 6. 저도요
    '12.7.31 5:44 PM (115.178.xxx.253)

    어른되면 밤이 안무서운지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그나이대가 되고 보니 여전히 무서운건 무섭다는..

  • 7. ...
    '12.7.31 6:35 PM (116.43.xxx.100)

    저도 엄마는 안무서운줄 알았어요.....제가 그나이되니 여전히 무서워요...

    엄마도 그랬겠죠...........

  • 8. 50이 넘었는데도
    '12.7.31 10:03 PM (222.238.xxx.247)

    아직도 무서운 꿈꾸면 무섭고 저희라인에 아저씨 두분이 많지도 않은 연세에 돌아가셔서 그런지 이쁘지 않은남편이지만(어쩔땐 너없어도 산다 하지만)먼저 죽을까봐 그것도 무섭고 혼자남아서 살아갈일도 무섭고.......

    엄마연세 80넘으셨는데 그 연세에도 무서우시겠지요?

  • 9. ㅜㅜ
    '12.7.31 11:00 PM (116.34.xxx.45)

    원글인데요..
    답글들 보니 더 찡해지네요...
    맞아요..저희 엄만 지금 70이 넘으셨는데..지금도 무서우실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339 인스턴트 커피(다방커피) 맛있게 끓이는 법? 7 나만의팁 2012/09/13 2,543
153338 아크릴 수세미... 운동화 빨 때 최고예요. 4 수세미 2012/09/13 2,873
153337 역대 대통령과 독재자의 경제 성적표 2 독재자딸 아.. 2012/09/13 1,269
153336 신랑이 추석날 시댁에 가지 말재요~~ 27 .... 2012/09/13 5,918
153335 [후기]전주 1박2일 여행 허접한 후기입니다. 8 나무 2012/09/13 2,975
153334 소말리아 해적에 또 납치, 9개월째 ‘엠바고’ 4 참맛 2012/09/13 1,339
153333 강남역 미용실 디자이너 2012/09/13 2,236
153332 오래된 정기구독책자들 못 버리는 분 있으세요? 7 두분이 그리.. 2012/09/13 1,595
153331 오븐 스텐이나 실리콘 용기 써보신분 오븐 2012/09/13 1,408
153330 응칠 2 2012/09/13 1,264
153329 요즘 중고딩에게 가장 독인거 하나씩 던져보죠... 22 틴에이져 2012/09/13 4,846
153328 어린이집 차리는거 어떤가요 ? 2 .... 2012/09/13 2,224
153327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원인을 분석해주네요 5 살아살아 내.. 2012/09/13 2,070
153326 걷기운동 많이 하면 허벅지에 탄력 좀 붙을까요? 12 튼실해지자 2012/09/13 8,914
153325 간밤에 아이가 숨을 안 쉬는 거 같았어요 14 엄마 2012/09/13 3,880
153324 MRI 검사 정말 힘들군요. 14 달콤캔디 2012/09/13 27,608
153323 한마디로 박근혜씨는 죄송 2012/09/13 1,234
153322 1억2천신혼전세집 어디로 알아봐야할까요?(급) 19 라플란드 2012/09/13 3,258
153321 유아용옷 브랜드 코코몽 입혀보신 분~ 2 ... 2012/09/13 1,014
153320 친정엄마 투표한 이야기.. 지난 총선 2012/09/13 962
153319 "태섭이는 저에게 절교를 선언했지만 저는 아직 받아드리.. 7 ... 2012/09/13 2,731
153318 Foley + Corinna 라는 브랜드 아세요? 2 ... 2012/09/13 1,087
153317 민주당 대선후보 누구로 찍어달라는 문자.. 6 질문 2012/09/13 1,489
153316 U 토렌토 깔고 싶어요. 2 원스 2012/09/13 3,187
153315 찹쌀가룬지 멥쌀가룬지 모르겠어요 3 억척엄마 2012/09/13 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