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가 끝나고서도 오랫동안 잊지 못하는 여자는
좋은 여자 착한 여자 매력적인 여자가 아니라
잔상을 남기는 여자라고 해요.
마찬가지로, 저에게는 '잔상'을 남기는 영화가............... 남는 영화예요.
대사 한 줄,
특이한 이미지,
도무지 풀리지 않아 궁금한 의문점 같은 거요.
특히, 내 근육을 움직여 내가 직접 '검색' 하도록 만드는 영화는 힘 있는 영화겠죠.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장면이 궁금해서,
혹은 감독이 궁금해서,
엔딩이 이해되지 않아 남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검색하게 되거든요,
그런 궁금함이 영화의 힘이라 봅니다.
딱히 대사 한 줄이 남지 않더라도,
누구를 붙들고 그 영화 얘기를 하고 싶어지는 소통욕구를 자극하는 영화도 '남는' 영화죠.
대사 딱 한 줄,
내 소망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처받는 걸 막아주는 거예요, 그런데 나는 서툴러서 종종 그것에 실패해요.
그런 대사. 언어주머니에 내 정서에 대한 정확한 표현하나 추가요.
조폭마누라같은 영화빼고는 대부분의 상업영화가 저에게는 남기는 점이 있어요.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너무 몰입해서 본 사람들은 어두웠다고 별로라는데
저는 영국풍경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좋더군요.
눈으론 영화보면서 머릿속으론 신년 계획 세웠는데 신선한 영상이 내 생각에 직방으로 자극을 줬어요.
그 어두움이 제가 가진 결핍을 어루만져 줬고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상업영화와 작가주의영화사이의 경계가 줄어드는 것을 느낍니다.
작가주의 영화 감독들도 이전보다 재밌게 만들고, 상업영화 시나리오작가들도 역량있는 분들이 많아져서요.
82언니들에게 뭔가 남는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