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대학로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었어요.
각자 아이가 둘이라 저도 애 둘을 데리고 혜화역에 도착을 했는데요. 전철을 타고 갔거든요.
저는 교통카드가 되는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애 둘은 전철역의 자판기를 이용해서 어린이표 2매를
구입해서 사용했어요. 혜화역에 도착해서 나오는데 저랑 작은 놈은 먼저 나와서 1회용 전철표 환급까지 받았는데
큰 놈이 안나와서 보니까 전철표가 제대로 인식을 못한다면서 아직도 안쪽에 있는 거예요.
나와야 되는데 표가 인식이 안돼서 통과가 안되니까 앞에 계시던 대한노인협회라는 띠를 두르신 전철역 도우미분께
말씀을 드렸어요. 나이가 좀 드신 남자분인데 그 분께 표가 인식을 못한다고 했더니 애 표를 몇번 여기저기
기계에다 대보고 보증금환급기쪽으로 가서 확인해보면 안다면서 등을 돌리셨어요. 저는 여기서부터 기분이 살짝
나빠지기 시작했는데 확인해보는 과정에서 애 손에서 표를 홱 뺏는 것도 그렇고 태도가 영 마뜩찮았거든요.
보증금환급기에서는 환급이 안되는 티켓이라면서 계속 표가 다시 나오니까 그 분이 이것 보라고, 기계가 안된다고
하지 않냐고 하시는 거예요.
근데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표정과 태도가 너, 왜 되지도 않는 카드 쓰면서 거짓말하냐 하는 식이었어요.
이게 제대로 했으면 문제가 생길 리 없는데 제대로 된 표를 안 끊었다는 거예요.
제가 무슨 죄가 있나요. 돈 다 내고 표 끊어서 나오다가 하나가 문제를 일으킨 건데 거기다 무슨 짓을 한 것도
아니고 떳떳하지 못한 일을 했다면 뭣하러 도우미 분께 도움까지 청했겠어요, 그냥 나오고 말지.
게다가 똑같은 돈 내고 끊은 다른 표 하나는 아무 문제 없이 환급금까지 받은 상태였는데요.
보증금 환급기에서 나온 표를 들고 저희더러 따라 오라더군요. 사실 약속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어 마음이
급하긴 했지만 그 분이 저희를 의심하는 태도가 너무 역력해 이건 밝히고 가야겠다 싶었어요.
도시철도 센터 사무실로 저희를 데리고 가는데 가면서도 몇번이나 뒤돌아 보고 확인을 하시는 거예요.
뭐 꼭 도망이나 치나 싶은 것처럼요.
사무실에 갔더니 기계로 표를 읽어 보는데 저더러 그러는거예요. 승차기록만 있고 하차기록이 없다고.
제가 그랬죠. 맞아요. 승차할 땐 아무 문제 없이 통과했는데 하차하고 나오려니까 안되더라고.
근데 그 쪽에서 하는 말이 이게 아이표가 아니라 어른푠데 구간설정이 잘못되어 있다고. 돈이 모자라는 표를
끊어서 통과가 안됐던 거래요. 근데 저희는 분명히 어린이표 2매를 구입했고 한명은 문제없이 통과를 했거든요.
그러고 그 표 기록을 딱 살펴보니까 24일 오후 5시 몇분 노원역에서 승차라고 되어 있는 거예요.
저희는 오늘 오후 3시에 상계역에서 4호선을 탔거든요. 거기서는 애가 표를 주워서 쓴 거 아니냐, 가방안에
있는 표와 뒤섞인거 아니냐 그런 말을 하더군요.
황당하죠. 저희 애는 보통때 전철을 타는 애도 아니고 노원역에서 전철탈일은 더더구나 없는데다 표 구입후 계속
손에 쥐고 혜화까지 왔거든요. 더구나 애가 들고 있는 가방은 오늘 새로 든 에코백이었는데 그 안에는 책 두권이
다였어요. 표를 주운 것도 아니구요.
제가 거짓말할 이유도 없고 분명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데 왜 사람을 거짓말하는 식으로 몰아가냐했더니
기록이 그렇게 나오지 않냐는 거예요. 저도 모를 일인데 제가 하는 말을 믿어주질 않더라구요.
애 둘 데리고 졸지에 돈 1050원 아끼려는 나쁜 여자가 되는 순간이었어요. 나중에는 서로 입장차가 안 좁혀지니까
그냥 그 쪽에서 환급금 500원만 주면 되는 거죠? 해서 그것만 받아왔어요. 저를 음대하는 사무실 직원분의
태도는 예의바른 편이었고 이해는 안되는 상황이지만 문제가 더 커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는 식이었어요.
저도 똑같은 얘기 계속하는데 지쳐있었고 애 둘이 있는데다 약속시간까지 겹쳐 그 선에서 접었는데
집에 와서 남편에게 얘길 했더니 남편은 제대로 사과도 못 받고 왔다고 난리예요.
결국 해결한 일은 하나도 없고 옛다 500원 환급금~ 하는 식으로 끝난 거라구요. 상계역 cctv를 판독하는 일까지
해서라도 확인해보자 했어야 한다는 거예요.
저 역시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나쁘지만 그 쪽에서도 나오는 기록만 믿고 저는 저대로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좁혀지는 게 없으니 그렇게 얘기하고 기분이 별로라는 입장까지 밝히고 왔으니 더이상은 쉽지 앟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영 찝찝한데 여러분들은 전철에서 1회용 티켓이 에러난 적
없으신가요? 그 도우미 할아버님 태도도 너무 기분 나쁘고 자기측 티켓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직원분도
기분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