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를 춤추게 하는 아들

행복이란 조회수 : 2,333
작성일 : 2012-07-28 14:45:51

제평생 가장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 누군가의 삼시세끼를 책이져야 하는 거랍니다...

일단 제가 별로 먹고싶어하지 않는 식성의 소유자라서요...

제맘대로 살라면 한끼는 아주 간단히 한끼만 입맛에 맞게 제대로...

이렇게 먹고 살면 딱 좋겠습니다...

더구나  제가 아침에 잘 못일어나는 저주받은 아줌마입니다...

그런 제가 아들만 둘입니다...저는 친정에 딸만 셋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뭘 많이 드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저토록 뭔가를 많이 먹는 사람(?) 인간(?) 은 정말 처음 겪어 봅니다...

게다가 남의 아들들은 아침밥을 못먹겠다고 거부하여 엄마들이 한걱정 하던데...

심지어 저도 중학교 이후로 아침밥을 거의 먹지 않고 살아온 인생인데...

우리아들들.... 아침밥 꼬박꼬박 먹고다닙니다... 그것도 밥으로만...

아흑!  자식입에 밥들어가는거 보는게 엄마의 행복이지요.. 암요 암요...

 

 

게다가 제가 별로 많이 먹지는 않지만... 입이 까다롭습니다...

김치도 직접 담궈야 하고... 인스턴트 먹이지 않고... 그렇게 키웠습니다...

정말 저질스러운 체력으로... 직장도 다니면서...

 

남편은 음식을 해주면 별 말이 없습니다... (그러면 맛있는거랍니다... )

가끔 한마디 하죠... 좀 달다... 아니면 좀 짜다... (이런...!!!!  맛있으면 말하고 그런건 좀 참으면 안되냐?)

 

그렇게 우여곡절속에 허덕허덕 먹여 키운 아들이 이제 군대까지 가서 병장이예요...

아들두놈다 지 아빠 닮아서 다정하거나,,, 조곤조곤 얘기를 해주거나 그런짓은 절대로 안합니다...

 

근데 어제 휴가나온 아들놈의 한마디가 저를 춤추게 하네요...

이른 저녁밥을 먹으면서 아주 무심히 한마디 합니다..

"이 열무김치 엄마가 한거예요?"  "그럼 언제 엄마가 김치 사다 먹는거 봤니?"

"엄마만큼 음식하는게 쉬운 일은 아닌가봐요... 다니며 먹어봐도 .. 엄마밥상만큼 맛난데가 별로 없어요"

 

아후... 이십삼년의 힘듦이 싸악 날아가는 것 같은 순간이네요...

 

맨날 제가 "맛있니? 맛있지?" 뭐 이러고 살던 가족들이라서... 그 한마디에... 마냥 행복하네요...

 

그렇지만 쿨한척 대답합니다.  "그러니?  그럼 엄마 밥장사 해볼까?"

 

 

 

"안돼요!  엄만  많이 하는거 못하잖아요...." 

 

ㅠㅠ 네...  전 음식 많이하는거 못합니다....

 

여러분... 우리모두  가족에게 립서비스 아끼지 말고 하자구요... 이리 좋은걸...

 

IP : 115.137.xxx.22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28 2:58 PM (112.161.xxx.222)

    이쁘고 듬직한 아드님이시네요.
    맘껏 행복하십시요.
    고생 많으셨어요^^

  • 2. 이십 삼년
    '12.7.28 2:58 PM (203.171.xxx.65)

    되면 그런 말 들을 수 있을까요?
    아~ 그럼 전 팔년만 기둘리면 되요^^

  • 3. 두고두고
    '12.7.28 3:04 PM (220.84.xxx.155)

    너무 기분좋은 글이네요~

  • 4. 현재
    '12.7.28 3:14 PM (58.126.xxx.105)

    아들녀석이 군대 가더니 드디어 원글님 아들과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고로 남자는 고생을 해봐야~~~~~ㅋㅋ

  • 5. EBS
    '12.7.28 3:43 PM (121.124.xxx.58)

    어제 갱년기프로에서 그러더군요
    애들이 다크고나면 그냥저냥 먹는다고....
    좀 서글펐어요 그말이
    저두 비슷한 연배인데 옆지기한테최선다하려구요
    그럼 저에게도 그렇게되는것이겠죠

  • 6. 아들이
    '12.7.28 4:05 PM (125.135.xxx.131)

    철이 들어 왔네요..
    우리 아들은 아직 철 없고..
    고기 반찬 없으니 반찬 없다고 아까 투정했어요.
    그래서 소고기 동생분 남겨 둔거 반 구워줬네요.
    저는 왜 이럴까요..
    제가 우리 애들 만 할땐 나는 내 밥 스스로 차려 먹었는데..지금 나는 이렇게 맨날 밥 상 차려주고..

  • 7. 해바라기
    '12.7.28 4:57 PM (211.36.xxx.14)

    군대갈때까지 기다려야하나요이제중3인데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092 자꾸 엄마한테 신경질을 내요 6 왜이러지 2012/09/22 2,045
157091 이번에도 임신 아닌거 같아요^^;...... 17 흠.. 2012/09/22 3,606
157090 무조건 아들말이 옳다고 난리인 시엄니 5 이거 어떻해.. 2012/09/22 1,818
157089 신생아가 있는 집 장례식 가도 되나요? 13 .. 2012/09/22 23,594
157088 마트 캐셔님들..소액 결제할때 현금? 카드? 6 ... 2012/09/22 2,113
157087 클라리넷 1 빵빵모 2012/09/22 1,227
157086 얼굴살 안빠지고 살만 빼는법은 없나요? 3 소란 2012/09/22 3,452
157085 남편 40넘어 새로운 도전운운하는 분들 계실까요? 5 꿈이었다고 2012/09/22 2,178
157084 집 잘 판걸까요 11 .. 2012/09/22 4,382
157083 흥국그룹 다니시는분 계세요? 1 ... 2012/09/22 1,313
157082 박근혜 날잡아서 과거사 정리 한다는데. 18 .. 2012/09/22 2,154
157081 10만원정도하는와인추천부탁드립니다^^ 1 열심히오늘 2012/09/22 1,047
157080 시골땅 재산세 45만원 나오면 땅값이 얼마나 되나요? 3 네놀리 2012/09/22 5,625
157079 오늘 탑밴드 생방송 4강 진출 팀은 누가 될까요? 3 두근 2012/09/22 1,164
157078 추천받았던 미드후기^^ ( 아이티크라우드 대박 ㅋ) 8 냥이 2012/09/22 3,164
157077 가정용 냉장고 보통 어디서 구매하세요? 6 아지아지 2012/09/22 1,559
157076 카톡으로 애니팡 하트 주는것 게임하면 아무한테나 가나요? 7 안친한사람들.. 2012/09/22 2,616
157075 소금에 절여서 볶아야 맛있나요? 5 김밥속오이 2012/09/22 1,714
157074 상속포기 또는 상속분할협의 경험있으신 분 조언부탁합니다.. 2 누나 2012/09/22 3,943
157073 뉴욕타임즈 190회 올라왔어요... 4 에티튜드 2012/09/22 1,798
157072 예전에 탈모치료 충북대학교 교수님이 잘하신다고해서요 2 탈모 2012/09/22 3,568
157071 튼튼영어도 학원이 있나요?? 1 oo 2012/09/22 1,833
157070 대학로에서 살 수있는 커피 2 원두커피 2012/09/22 1,222
157069 아이한테 따듯한물 뭐 타서 먹이시나요? 6 목감기 2012/09/22 1,632
157068 남아 8,9세 한복 이쁜 싸이트좀 알려주세요.. 1 알려주세요... 2012/09/22 1,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