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평생 가장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 누군가의 삼시세끼를 책이져야 하는 거랍니다...
일단 제가 별로 먹고싶어하지 않는 식성의 소유자라서요...
제맘대로 살라면 한끼는 아주 간단히 한끼만 입맛에 맞게 제대로...
이렇게 먹고 살면 딱 좋겠습니다...
더구나 제가 아침에 잘 못일어나는 저주받은 아줌마입니다...
그런 제가 아들만 둘입니다...저는 친정에 딸만 셋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뭘 많이 드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저토록 뭔가를 많이 먹는 사람(?) 인간(?) 은 정말 처음 겪어 봅니다...
게다가 남의 아들들은 아침밥을 못먹겠다고 거부하여 엄마들이 한걱정 하던데...
심지어 저도 중학교 이후로 아침밥을 거의 먹지 않고 살아온 인생인데...
우리아들들.... 아침밥 꼬박꼬박 먹고다닙니다... 그것도 밥으로만...
아흑! 자식입에 밥들어가는거 보는게 엄마의 행복이지요.. 암요 암요...
게다가 제가 별로 많이 먹지는 않지만... 입이 까다롭습니다...
김치도 직접 담궈야 하고... 인스턴트 먹이지 않고... 그렇게 키웠습니다...
정말 저질스러운 체력으로... 직장도 다니면서...
남편은 음식을 해주면 별 말이 없습니다... (그러면 맛있는거랍니다... )
가끔 한마디 하죠... 좀 달다... 아니면 좀 짜다... (이런...!!!! 맛있으면 말하고 그런건 좀 참으면 안되냐?)
그렇게 우여곡절속에 허덕허덕 먹여 키운 아들이 이제 군대까지 가서 병장이예요...
아들두놈다 지 아빠 닮아서 다정하거나,,, 조곤조곤 얘기를 해주거나 그런짓은 절대로 안합니다...
근데 어제 휴가나온 아들놈의 한마디가 저를 춤추게 하네요...
이른 저녁밥을 먹으면서 아주 무심히 한마디 합니다..
"이 열무김치 엄마가 한거예요?" "그럼 언제 엄마가 김치 사다 먹는거 봤니?"
"엄마만큼 음식하는게 쉬운 일은 아닌가봐요... 다니며 먹어봐도 .. 엄마밥상만큼 맛난데가 별로 없어요"
아후... 이십삼년의 힘듦이 싸악 날아가는 것 같은 순간이네요...
맨날 제가 "맛있니? 맛있지?" 뭐 이러고 살던 가족들이라서... 그 한마디에... 마냥 행복하네요...
그렇지만 쿨한척 대답합니다. "그러니? 그럼 엄마 밥장사 해볼까?"
"안돼요! 엄만 많이 하는거 못하잖아요...."
ㅠㅠ 네... 전 음식 많이하는거 못합니다....
여러분... 우리모두 가족에게 립서비스 아끼지 말고 하자구요... 이리 좋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