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눈으로만 82에 와서 끄덕거리고 언니님들의 조언을 보며 지나가다가
이렇게 처음으로 고민을 한 번 털어놓아봅니다...
엄마한테 말하기도 좀 그렇고...
저한테는 친한 친척 언니가 있어요
그 언니네는 자매고, 저하고 더 가깝게 지낸 언니는 둘째 언니에요
이 언니, 저랑 비슷한 점도 많고 많이 친합니다
붙어다니는 시간도 엄청 많았고, 저 대학 다닐 때는 종종 와서 밥도 사주고 그랬었어요
그럴때 같이 오는 남자친구가 좀 나이가 많은게 신기하긴 했지만 별 생각 없이 넘어갔었구요...
저도 학교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을 약속한 사람도 생기고 하는데
저희 언니는 그냥 제가 대학 다닐 때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어요...
뭐라고 자세히 쓰기도 좀 그렇지만, 마땅한 직장 없이 좀 이리저리 자기 하고 싶은대로
그런데 엄청 명품은 밝히면서 그렇게.
직장 다니고 월급 받으면서는 그간 언니가 해준게 고마워서 밥이며 술이며 만날 때마다 제가 샀습니다
오랜 시간 저한테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밥 사주고 챙겨주고 했던 건 언니라고
그런 언니 챙기고 싶다고
그런데 일주일에 서너번씩 만나 같이 저녁 먹고 술마시고 해도 돈 한 번 안내더라고요
그런거 가지고 얼굴 붉히며 언니랑 말하기 싫어서 안했습니다
웃긴건 그렇게 잠깐 있다가 새로 산 명품백 자랑하고 남자친구 선물로 샀다며 삼사십만원짜리 넥타이를 보여주고 그러더라구요
만나서 한다는 소리는 제 예비신랑 욕하고 글러먹었다고 하질 않나...
기분이 썩 좋지 않아서 한동안 연락을 안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안있어서 저한테 전화오더라구요 돈 꿔달라고
얼마나 필요하냐, 무슨일이냐 물었습니다
카드값이 많이 나왔는데 돈 5만원이 부족하대요
50만원 아닙니다
빌려주는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참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 다음달이 되어서야 그 5만원을 갚는데도, 주기 싫은 지 몇번을 미루다 주네요
기분이 우스워져서 그냥 한동안 일만 하면서 먼저 연락은 안하고 살았습니다
지난 겨울 친척 결혼식에서 우연히 한 1년만에 마주쳤는데 보자마자 제 뒤통수를 손으로 때리더군요
욕을 하면서 이 년이 미쳤나고, 언니한테 연락도 안하고 사냐고
순간 기분이 나빠서 인상을 쓰면서 왜 그러냐 화를 내고 나왔습니다...
그 이후로 가끔 연락 옵니다 자기 힘들 때 하소연하러 맥주 한 잔 사달라고 하는 식으로요
일이 바빠 못만나고 지나가면서 마음에 남았었는데
정작 제가 힘든 일이 있어서 전화를 하면 자기 지금 사람들이랑 술마신다고 뚝 끊네요
그러더니 어제 전화왔어요
넌 언니한테 전화도 안하냐고 싸가지 없다고
매일 같은 집에서 마주치는 친언니도 아니고 친척언니라
그냥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는데 그 집 다른 언니가 마음에 걸립니다
덩달아 연락을 못해서요
어떻게 하는게 제일 현명한 걸까요
쓰다보니 주절주절 너무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