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사람과 동물사이에 기 라는게 있나봅니다.
보통사람은 큰 개를 무서워하는 편인데 어떤 사람은 그런 개하고도 교감이 잘 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다큐여행프로였나 만화가 박재동씨가 그리스 여행간거 찍은 프로였는데
저는 그 장면이 유독 인상적이었네요.
지중해 산토리니 섬에 갔는데 위로 계단이 저 높은곳까지 이어져있고 그 양쪽으로 자그마한 하얀집들이 촘촘이 있는 그런 섬이었어요.
강렬한 햇살, 하얀 페인트의 깨끗한 집들, 푸른 바다, 색감은 정말 좋더군요.
계단을 한참 올라가는데 동네개 한마리가 앞에 떡하니 있는 겁니다.
시커멓고 덩치가 좀 있는 사냥개 비스무리한 개라서
테레비 보는 나도 약간 무서웠는데,
박재동 화백은 계단을 올라가면서 그 개를 보더니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지나가는 겁니다.
낯선 이방인을 대하는 큰 개가 갑자기 유순해지며 가만이 있더군요.
그날은 그 어떤 장면보다 그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그 동네 집들이나 교회나 이런저런 얘기나 풍광보다
외국의 개 한마리와의 교감하는 장면이 참 뜻밖이었네요.
또다른 장면은 길이 좁고 가파른 오르막길에 여행자들 대상으로 당나귀를 타게하는데
목적지까지 올라간 뒤 감사인사로 박재동 화백이 당나귀한테 수고했어, 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니까
그리스 당나귀가 한국말을 알아들은 듯한 성실하고 뿌듯해하는 표정을 짓더군요.ㅎㅎ
처음본 동물하고 교감을 잘하는 사람은, 뭔가 그 사람과 동물간의 기가 통해서겠죠.
그 여행프로에서 박재동 화백편이 재밌었던게 미술한 분이라서 그리스 문화에 대해 잘 아시니 이런저런 설명도 재밌고
또 이곳저곳 가정집이나 올리브 농장등 만나는 사람마다 순간적으로 쓱쓱 스케치를 해주니 그림 보는 재미도 있고
그림을 받는 현지 사람들이 감탄하는 모습도 재밌었네요.
미술하는 사람은 눈이 예리해서 보통사람들이 잘 못보는 것도 순간적으로 캐치해내는 재주가 있나봅니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그래서 교감을 잘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