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인데요. 결혼한지 십년이 넘었는데 이런저런 구구절절 사연이 많았어요. 정말 말로 다 못할 만큼요.
시부모님도 유별나고 남편도 참 사람을 미치게 하는 구석이 있는데 그런대로 잘 고비 넘기고 살아왔었어요.
상담도 많이 받고, 저도 일에 매진하느라 집중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했는데 얼마 전에 확 터졌네요.
그동안 시부모님하고도, 시누이 셋 하고도 잘 지내왔고 바로 위 동서하고는 정말 자매처럼 지냈는데 갑자기
제사 문제로 정말 너무 크게 다투고 남편하고 현재 냉전 중입니다. 심지어 밖에서 마주쳐도 모른 척 해요.
차남이고 제가 제사를 모시는 건 아닌데 얼마 전 친정아버지를 여의고 정말 괴롭고 힘든 시간이 있었고
남편이 불행히도 그런 저를 전혀 배려해주지 않았어요. 원래도 사람 속이 깊고 자상한 편이 아니기도 한데
살아가는데 큰 지장을 줄 정도로 크게 대립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다르네요. 못 참겠어요.
장례 치른지는 불과 반년도 안됐구요. 4개월이 지났는데 전 많이 안정되고 제가 잘 넘긴 줄 알았다가
시댁 제사 문제로 정말 반쯤 미치게 만들더니 결국 며칠째 문자, 연락도 안 하고 애들 통해서만 합니다.
문제는 저예요. 시댁에 대해서도 남편에게도 지난 과거에 대해서 그렇게 심하게 파고들어서 미워하거나
분노가 치밀 정도로 못 잊고 하지 않았는데 정말 양쪽 다 한판 뒤엎고 싶을 정도로 못 참겠어요.
시어머니가 치매 초기신데 크게 증상이 없지만 예민하시고, 짜증을 많이 내세요. 남편 형, 그러니까
아주버님이 사업이 잘 안되서 접은 후...형님이 가장인데 시댁에서 그 점 때문에도 그렇고 제사, 명절을
형님이 전부 물려받아 주관을 하니 자연스럽게 좀 미안한 마음도 있고 제대로 말도 못 할 정도로 설설 깁니다.
(표현이 그렇지만...정말 그래요. 하고 싶은 말은 저한테 겨우 할 정도로...;)
전 결혼 준비하면서 시댁에 많이 맺혔고, 경제적으로 어려울때 해서 그런지 감정의 앙금이 많이 있어요.
물론 남편 형이 다 저지른 일들이고, 결혼 당시에 제대로 솔직하게 얘기를 하지 않아서 더 그랬어요.
저희가 책임질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시댁에서 저희에게 도와줄 자금은 거의 없었지요. 기절할 일이었습니다.
다만 결혼해서 남편이 경제적 능력이 있고 연봉도 높아서 대출이 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고 시댁 식구들 성격이 너무 거슬려요. 지나치게 솔직하고 할 말 하는 직선적인 성격...게다가
남을 세세하게 배려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깊이가 없다고 해야 하나요. 친정식구들하고 정서가 달라요.
같을 수 없다는 건 알아요. 그런데...시누이들도 부유한 집으로 시집을 갔고 현재 떵떵거리고 살지만 학식에서도
그렇고, 살아온 환경이 너무 차이가 나니까 무조건 돈, 돈...어릴 때 못 먹고, 못 입고 자란 것 때문인지 허세가
좀 심해요. 남편도 브랜드에 대한 고집도 강하고 이 집 식구들은 외모에 대한 집착도 강합니다.
누나들 셋이 다 성형을 했어요. 그것도 정말 볼 때마다 부자연스럽고 싫은데 그게 당연하다는 겁니다.
외모가 무기라고...더 예쁘게 사는 게 왜 죄가 되냐고...그건 당연한 거라고...;;; 제가 자격지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집안에서 공부 많이 하고 제대로 성장한 제가 왜 이런 집에 와서 이런 푸대접을 받아가면서 살아야 하는지
왜 이런 사람들 밑에서 공손하게 대하고 그래야 하는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불쑥 불쑥 들어요. 살아가는 과정인지
병원 가서 약을 받아 먹어야 낫는 일종의 병인지...판단이 잘 안됩니다. 불면증 때문에 가끔 약을 타러 가면 제가
꼭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하구요.
남편이 연애 당시에 정말 심하게 매달리고 잘 해줬고, 그간 살아오면서 아주 못 해준 건 없지만 말 한 마디로
빚을 지게 만드는...욱 하면 하고 싶은 말 여과 없이 다 하는 사람이라 오만 정이 떨어진 것 같아요.
물론 다른 집 남편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 직장에서도 너무 힘들어 하고 밥도
거르면서 일을 한다고 하는데...친정 아버지 100일 제사에 저하고 냉전 중이라는 이유로 말없이 빠지고 나서
인간 같지가 않아요. 그래서 저도 시댁 제사를 거르게 됐구요. 시댁에 갈 때는 챙겨서 갔고 제사 이틀 전에도
가긴 갔어요. 그런데...너무 시댁 분위기가 안 좋아서...정말 소리 지르고 나와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제가 쓸데없이 예민한가요? 아니면 이쯤 되면 원래 결혼생활에서 한두번쯤 겪는 권태기인가요?
지금은 정말 한 집에서 얼굴 보는 것도 괴롭네요. 애들한테도 냉정하게 대하게 되구요. 선배님들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잠도 못 자겠어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