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피자를 배달시켰어요.
처음에는 호기심에 문앞으로 막 달려가더니 남자사람인 걸 알고서 움찔.
아저씨가 음료수를 내미니까 엄청 경계하면서 막 구석으로 가더니
피자를 내미니까 빨래걸이 아래로 포복해서 숨어들어가면서
아저씨한테서 눈을 못 떼네요.
아우웅 아우웅 이상한 소리로 막 울어요.
아저씨가 아니라 사실 총각이던데 총각도 막 웃었어요.
지도 남자고양이면서 -이젠 아닌가...-남자 경계하긴 짜슥.
피자는 안 좋아하네요 식탐대마왕이.
겉에 빵 조금 뜯어줬더니 그걸로 축구하고 신났어요.
성격이 어쩜 저리 좋은지.
어제 병원갔는데 누가 잡아주지 않아도 누워서 초음파도 잘했어요.
긴장이란 게 없는 어리벙벙 고양이.
손도 잘 안 닿는 높은 데마다 다 다녀서 온 발바닥이 깜장색이고
그걸로 또 바닥에 발도장 찍어놓고,
온 집안엔 털천지고,
뭐 그래도 귀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