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양이나 개를 키워본 적이 없어요.
좋아하는 건 확실한데 아직 안거나 하는 건 잘 못해요.
인형과 다른 디테일한 부분들이 약간 징그럽기도 하고 그래요.
2차원에서만 보던 아이가 직접 튀어나온 생경한 느낌?
얘 입장에서는 제가 징그럽겠지만ㅋㅋ
그런 상황인데 고양이를 맡아주게 됐어요. 아직 입양은 아니고 입양 전에 돌보미를 해보려구요
한달 동안 봐주기로 했는데 밤새 침대 밑에 들어가 있더니 제가 잠든 사이에 용변해결하고
사료도 먹고 했더라구요. 저는 혹시 무서울까봐 가끔 이름 불러주고 그랬어요.
밤새 숨어 있다가 오늘은 눈치를 좀 보더니 침대 경계선부근까지 진출했고,
드디어 집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저한테도 가까이 오고요.
저는 등 한 번 쓰다듬어주었다가 꼬리를 바짝 세우고 있길래 무서워서 금방 손 치웠어요.
그런데 꼬리를 세우긴 했지만 느낌상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어요.
애가 굉장히 소심하고 조심스럽고 그런 거 같더라구요.
까불지도 않고 마구 뛰지도 않고, 전기선이 복잡하고 자잘한 소품들이 많은 집인데 건들지도 않고
털뭉치로 다녀간 동선에 흔적을 남길 뿐이에요ㅋㅋ
모래 화장실에서 용변도 잘 보고 있고.
암튼 질문은 얘 볼일 본 걸 제가 치워야 할 텐데..
그걸 보통은 삽으로 떠서 매일매일 변기에 버리는 거죠?
제가 모래를 이리저리 찾아봐야 되는 건가요?
헤집어보지 않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그것'이 안 보이네요.
장난감으로 놀아주고 밥이랑 물 잘주고, 화장실 청소해주고. 나중에 저한테 다가오면 빗겨주고(아직 못해봤음ㅠㅠ)
그 정도까지는 하겠는데.. 그 이상 스킨쉽은 어쩜 못할지도 모르겠어요.
고양이가 외롭거나 그러진 않겠죠?
지금도 빈집에 혼자 남겨두고 잠깐 도서관 나왔는데.. 불안불안하네요ㅠㅠ
어차피 사진 구경만 하면서 계속 키우고 싶다, 키우고 싶다.. 생각만 하는 것보다
한 번 경험해서 키우든 안키우든 확실히 결론을 내자고.. 생각하고 맡은 고양이인데..
한달 동안 잘 해주고 싶어요. 도움되는 조언들 부탁드려요~
앗! 한참 좋아진 것 같았는데 제가 청소기를 돌리니까 다시 쏙 들어가버렸어요. 괜찮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