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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당황했지만 뻔뻔하게(?) 대처했던 경험 있으세요?

심심해서 조회수 : 2,698
작성일 : 2012-07-19 14:52:19
비도 오고
일은 없어서 하루종일
인터넷 하는 것도 지겹고
그래서 옛 기억이 하나 생각나서 글 올려봐요.^^;


스물 세살땐가
어느 여름날 평상시와 같이 출근을 하던 길이었어요.
그때 제가 다니던 회사는
방배동  방배고개에 있던  회사여서
안양에서 살던 저는
버스를 타고 남태령을 넘어
사당역을 지나
이수역 전 버스 정류소에 내려서

방배고개 밑에 주택가를 지름길로 걸어 
출퇴근을 했거든요.

버스에서 내려 주택가를 절반정도 걸어 올라갔을까
멀쩡하던 샌들 끈 한쪽이 툭 하고 떨어져 나온거에요.
그 샌들 신발끈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던 디자인이라
한쪽이 떨어지면 이건 신고 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되는 거였어요.

질질 끌고 갈수도 없이 그냥 뚜껑 열린 것처럼 끈이 떨어져나와 
덜렁거리는.

출근길.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차도옆 인도도 아니고
주택가 지름길이라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사무실까진 십여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이눔의 신발이 떨어져서 걸을수도 없고.

좀 고민하던 저는 결국
그냥 신발을 다 벗고 손에 들고는
맨발로 걸어서 올라가게 되었어요.ㅋㅋ

조심조심 길바닥 쳐다보면서 ..


그나마 주택가 사잇길은 사람이 별로 없으니 다행이었는데
주택가 벗어나서 인도와 차도가 나오니
띄엄띄엄 보이는 사람마다 걸어오면서
제 발을 구경하고

신호등에 서 있자니 맞은편 사람도 구경
신호대기에 걸려있던 차 운전자도 눈이 땡그래져서 구경.


이미 제 얼굴속은 화끈화끈 달아 오르는데
겉은 태연한척. 
뭐 그럴수도 있지..하면서 
그리고서 사무실을 들어가니

사무실 문 근처에 계시던 부장님이
그 꼴을 하고 걸어오는 절 보시더니 놀라서는
무슨 일이냐고 하시더라고요.

이차저차해서 맨발로 왔다고 하니

얘~ (남자분이신데 서울분에 말투가 정말 재미있으셨어요.ㅋㅋ)
그럼 사무실로 전화해서 슬리퍼라도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하지
그걸 그러고 오냐? ........하시더라는.



생각해보면 정말 그런 방법도 있었을텐데
아직 어렸고
또 제 동료나 저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화해서 그런 부탁 못했을거에요.
차라리 맨발로 오고 말지.ㅎㅎ


까매진 발바닥을 씻으면서도 
끈떨어진 샌들이 어이없어 내내 웃었네요.ㅎㅎ
IP : 112.168.xxx.6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19 2:57 PM (122.36.xxx.75)

    ㅎㅎㅎㅎ 길지나가다보면 검은색봉지 발에씌우고지나가시는분들 계시던데 ..하긴 신발떨어졌다고
    검은색봉지씌우고다니면 더 부끄럽겠네요 ㅋ

  • 2. 대학생 때
    '12.7.19 2:58 PM (121.165.xxx.68) - 삭제된댓글

    서울로 올라와서 자취하던 때.
    어느날 목욕탕에 갔는데 목욕 끝나고 옷입는데
    어떤 아줌마가 대학생이냐, 뭐 이런 저런 질문해서 적당히 대답하고 계속 옷 입는중.
    그 아줌마는 바로 자세만 뒤로 돌아서 다른 아줌마들에게
    누구네가 이번에 아들 장가들였는데 대학나온 며느리를 봤더니
    시어머니 존중할 줄 모르고 아주 싸가지가 없더라 등등 대학 나온 것들은 ..블라블라
    서너명 아줌마들은 나를 흘끔흘끔 보며 그 며느리와 나를 동일시

    와, 목욕 끝나고 옷입는 중이라 다행이다 하면서 계속 얼굴 딴데보고 우아하게 걸어나옴.

  • 3.
    '12.7.19 2:58 PM (112.168.xxx.63)

    저는어제님 그거 진짜에요? ㅋㅋㅋㅋㅋ

    ..님 진짜 그때는 검은 봉지라도 있었음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했을거에요.
    아무것도 없어서 도저히 방법이 없더라는.ㅋㅋ

  • 4. ....
    '12.7.19 3:45 PM (121.140.xxx.69)

    뻔뻔한 기억이라고 해서 생각나는데...

    오래전에 거래처 사모가 어느날 신나게 떠들면서 하는말인즉
    자기가 안전벨트 안하고 운전하다가 경찰한테 걸렸대요.
    그니깐 경찰관이 신분증 달라고 하고 딱지 끊겠다고 했겠지요.
    근데 그 여자가 했던말이 내가 어제 바로 가슴 확대수술해서 도~~저히 벨트를 멜수있는 상황이 아니다.
    원래 병원에 있어야 하는데 정말 급한 일로 잠깐 나온거다. 지금 벨트해서 내 젖--;;이 짝짝이라도 되면 책임질거냐며 완전 주책맞고 상스럽게 설명을 해대는데 아우 어찌나 추접스러워 보이던지요--;;

    그게 벌써 십년도 더 전 얘기인데 "야야 내가 가슴 막 주무르면서 얘기하니깐 밤톨만한애가 얼굴이 벌게져서 그냥 가라고 하더라,,,
    하면서 깔깔대는데 진짜 추접스러워 보였어요.
    사람이 하나를 보면 둘을 안다고 결국 돈 삼백도 안되는 미수금 떼먹고 도망감--;;

    이건 뻔뻔함을 넘어선 얘기구만요

  • 5. ///
    '12.7.19 6:50 PM (39.116.xxx.78)

    윗분 왜그리 우겨요. 한참 웃었어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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